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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파도…한국 녹인 화장품…디자인이 돈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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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최우영 기자
  • 세종=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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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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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디자인강국' 코리아(下)

[편집자주] 디자인이 경쟁력이다.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예쁘지 않으면 안 팔린다. 애플의 아이폰도, 매킨토시도 시작은 디자인이었다. 제조업 강국의 첩경, '디자인 강국'으로 가는 길과 모범적 사례들을 찾아본다.


강남 한복판에 파도가 출렁...뉴욕 타임스퀘어에 폭포가 쏟아진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 '파도'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며 한국의 초대형 사이니지 기술력이 새삼 조명받고 있다. 이 전광판은 삼성전자가 2018년 3월 22일 CJ파워캐스트, 한국무역협회와 공동으로 설치한 것이다.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을 지나던 시민이 전광판에서 몰아치는 입체 파도 'Wave'를 스마트폰에 담고 있다. 2020.5.25/뉴스1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 '파도'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며 한국의 초대형 사이니지 기술력이 새삼 조명받고 있다. 이 전광판은 삼성전자가 2018년 3월 22일 CJ파워캐스트, 한국무역협회와 공동으로 설치한 것이다.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을 지나던 시민이 전광판에서 몰아치는 입체 파도 'Wave'를 스마트폰에 담고 있다. 2020.5.25/뉴스1
서울 강남 한복판 전광판 안에서 몰아치는 파도, K-화장품의 매력을 한눈에 보여준 케이스, 요동치는 철기둥으로 자동차를 구현한 피지컬미디어, 외형만으로도 사용자들을 끌어당기는 체성분 체중계.

디자인이 상품을 포장하는 외형을 넘어 본질 그 자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들다. 지난달 6일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디스트릭스홀딩스와 아모레퍼시픽, 이지위드, 제이디자인웍스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과거 오랫동안 '성능은 좋은데, 확 끌어당기진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한국 제품에 대한 인식을 180도 뒤집을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주들이다.

◇초대형 전광판 속 파도와 폭포, 발길을 사로잡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광장 앞 전광판, 상자 안에서 몰아치는 파도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얼핏 실제 파도가 치는 것처럼 보이는 해당 영상은 디자인업체 디스트릭트홀딩스(이하 디스트릭트)가 만든 실감콘텐츠 '웨이브(WAVE)'다. 웨이브는 유튜브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조회수 1억회를 달성하고 CNN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소개되며 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한국의 디자인이 세계 시장에 자리매김하는 순간이었다. 디스트릭트는 뉴욕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초대형 전광판에 실제 폭포수가 내려오는 듯한 영상을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디스트릭트는 자연 속 소재와 공간을 미디어로 재해석한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아르떼뮤지엄에도 참여했다. 아르떼뮤지엄은 지난해 9월 개관한 이후 6개월만에 35만명이 방문하며 실감콘텐츠를 활용한 대표적 사례로 떠올랐다. 넥센타이어 R&D(연구개발) 센터 1층에 설치한 'THE INFINITY WALL', 미국 라스베가스 SLS호텔과 진행한 미디어 솔루션 컨설팅, 북경 티파니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식 쇼 등도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사례들이다.

◇전세계로 수출되는 K-화장품…'한국의 美' 함께 전하다

아모레퍼시픽이 출시한 실란 쿠션/사진=한국디자인진흥원
아모레퍼시픽이 출시한 실란 쿠션/사진=한국디자인진흥원

아모레퍼시픽은 40여개에 달하는 화장품 브랜드를 세계에 수출하며 한국의 제품과 공간, 서체, 출판, 건축 디자인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높이 평가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 포레스트 포맨, 브로앤팁스 웹사이트, 설화수 윤조에센스, 아이오페 랩, 헤라 에어지어웨이 등은 다양한 디자인 대회에서 입상한 바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를 통해 매년 전통 공예기법·장신구를 모티브로 한 쿠션을 출시해 한국의 전통적 아름다움을 세계로 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건축·공간 디자인에도 기여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내집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해 호평을 받았다. 아이오페 랩은 화장품이 피부과학의 결정체란 사실을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매장을 디자인한 사례다. 아모레퍼시픽은 리필스테이션과 식물유래 플라스틱, 재활용 플라스틱 등을 통해 포장재로 인해 낭비되는 자원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아모레퍼시픽은 한국적 아름다움을 담은 아리따 서체를 만들어 무료로 공개했다.

◇기술과 디자인의 결합…피지컬 미디어 시장 열다

이지위드가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설치한 키네틱 미디어/사진=한국디자인진흥원
이지위드가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설치한 키네틱 미디어/사진=한국디자인진흥원

이지위드는 신기술과 디자인을 결합한 피지컬 미디어를 국산화해 신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설치된 키네틱 미디어가 대표적이다. 해당 키네틱 미디어 디자인은 물결치는 금속기둥들이 음악에 따라 요동치며 자동차 형상을 만들어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지위드는 이밖에도 르메르디앙 서울호텔에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는 인터렉티브 아트를 설치했고, 경주엑스포에서는 몰입형 디자인 아트 타임리스를 통해 고전적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였다. SK텔레콤과 인천가스공사 홍보관에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디자인을 설계하기도 했다.

◇디자인 컨설팅에서 자체 브랜드 생산까지…산업경계 넓히다

제이디자인웍스가 컨설팅한 인바디/사진=JDW 홈페이지
제이디자인웍스가 컨설팅한 인바디/사진=JDW 홈페이지

제이디자인웍스는 체성분 분석으로 유명한 인바디의 디자인을 맡아 매출액 1000억원 달성에 기여하는 등 다양한 제품의 디자인 컨설팅 사업을 통해 한국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자체 브랜드 제품 개발을 통해 디자인 산업의 경계를 확대하기도 했다.

제이디자인웍스는 투썸플레이스와 스타벅스코리아,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등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 상품을 개발했다. 전기자전거와 소형생활가전을 자체 생산하는 브랜드를 론칭하고 디자인 기업의 경계를 허물기도 했다. 서울과 중국 선전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향후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3년만에 매출 15배 뛴 지방 화장품...'이것' 하나 바꿨을 뿐인데


◇디자인으로 업그레이드되는 '경상북도'와 '광주광역시 북구'

경상북도 화장품 공동브랜드 클루앤코. /사진=클루앤코 홈페이지
경상북도 화장품 공동브랜드 클루앤코. /사진=클루앤코 홈페이지

경북 안동에 있는 경상북도 도청은 한옥 지붕을 이고 있다. 옛 신라의 본토이자 조선시대 선비 문화의 중심이었던 풍부한 역사문화자원을 도청 디자인에 녹여내려는 고민의 결과물이다.

경북이 안고 있는 정체성은 이뿐만이 아니다. 김천시와 영양군, 성주시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농산품 특화지역을 다수 보유하며 탄탄한 농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또 포항의 철강, 구미 전자사업 등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끌었던 제조업 클러스터는 경북의 한 기둥을 이루고 있다.

경북의 디자인정책은 이처럼 다양한 정체성을 장기간에 걸쳐 녹여내는 작업이었다. 오랜 기간 산업 전 분야에서 디자인 고도화를 추진
해온 경북도는 1997년 경북 우수제품 브랜드 '실라리안'을 디자인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섰다. 브랜드 홍보와 마케팅·디자인개발을 지원해 티몬, 위메프 등 대형 소셜커머스에 경북 상품을 선보였다. 온라인 판로개척을 통해 34개 참여사의 매출액 증가, 공장 확대 등의 성과를 이뤘다.

2016년 론칭한 경북의 공동 화장품 브랜드 '클루앤코'는 74개 회원사에 디자인과 마케팅을 지원하면서 자체브랜드 PB상품 디자인까지 적용했다. 이를 통해 회원사들의 2019년 총 매출액은 1348억원으로 2016년에 비해 1500%나 성장했다. 경북 농특산물 쇼핑몰인 '사이소'는 2007년부터 디자인기반 전략적 마케팅을 추진해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유망중소벤처기업의 디자인 기술개발에 20억원을 배정했다.

공공디자인 역시 경북도가 힘쏟는 부분이다. 범죄위험구간은 농어촌형 범죄예방 디자인을 적용하고, 다양한 사용자와 환경에서 균등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유니버셜 디자인'을 기본으로 한다. 문화공간 동선과 안내체계, 교통거점지와 관광지 안내도 등도 누구나 찾기 쉬운 '인지디자인'을 구현하고 있다. 이 같은 과정에 도민이 직접 참여하는 길을 늘리기 위해 공공디자인 교육과 도민 제안의 기회도 항상 열어두고 있다.

이 밖에도 전통적 관광자원인 경주의 교촌 한옥마을, 동궁과 월지, 첨성대 및 황리단길은 민간전문가를 영입해 경관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경북도는 이 같은 디자인정책 노력을 인정받아 올해 10월 6일 열린 대한민국디자인대상 시상식에서 지방자치단체 부문 최고 영예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지난 9월 1일 2021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찾은 관람객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9월 1일 2021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찾은 관람객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스1

경북과 함께 대통령상을 공동 수상한 광주광역시 북구의 경우는 기초 자치단체답게 세밀하고 구체적인 디자인정책에 집중했다. 광주 북구는 국제적 디자인축제인 광구디자인비엔날레를 2005년부터 개최해온 저력을 갖고 있다.

광주 북구는 '사람을 키우고 경쟁력을 더하는 경제디자인' '더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드는 문화디자인' '더 안전하고 활력있게 만드는 도시디자인'을 주요 디자인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올해는 도시재생과 특화마을 디자인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디자인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미취업 청년디자이너와 산업디자인 기업간 멘토링과 매칭도 돕는다. 그 결과 디자인분야 예비취업 지원자 중 87.5%가 일자리매칭에 성공했다.

2008년부터 중소기업 디자인 개발도 꾸준히 지원했다. 광주디자인진흥원을 통한 전문적 지원과 컨설팅에 힘입어 수혜기업들은 연평균 채용인원 15% 증가, 매출액 53% 증가를 보이고 있다.

골목상점의 경쟁력 강화도 디자인으로 풀어낸다. 패션문화특화거리를 조성하고 전문상점가마다 캐릭터디자인을 만드는 등패키지개발을 추진 중이다.

올해부터 조성하는 생태문화마을은 광주광역시 총괄건축과와 공공건축가들이 참여해 광주호와 가사문학권이 어우러지는 주거문화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어두운 우범지역인 마을의 지하보도는 시각예술디자인으로 재탄생시켜 아름답고 안전한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범죄예방을 위한 도시디자인 조례 제정도 광주 북구가 고민해온 결과다. 건축물과 도시공간에 이 규정을 적용하면서 광주 북부경찰서와 협업해 실효성을 꼼꼼히 따진다. 어린이 안전환경 조성을 위한 광주형 그린로드, 여성안심귀갓길 조성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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