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화려하지만 안은 썩어"…김연경 의미심장 글, IBK 겨냥?

배구선수 김연경/사진=김연경 인스타그램, 트위터 캡처

배구선수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이 SNS에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에 대해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김연경은 지난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겉은 화려하고 좋아보이지만 결국 안은 썩었고 곪았다는 걸… 그릇이 커지면 많은 걸 담을 수 있는데 우린 그 그릇을 꽉 채우지도 못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적었다.

그는 "변화가 두렵다고 느껴지겠지만 이제는 우리 모두가 변해야 될 시기인 것 같다"고 했다.

이 글에 대해 최근 선수와 감독 간 불화로 논란이 되고 있는 IBK기업은행 배구단 사태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IBK기업은행 조송화/사진제공=기업은행 배구단

IBK기업은행은 최근 주전 세터이자 주장 조송화와 김사니 코치가 무단으로 팀을 이탈하면서 불화설에 휩싸였다.


조송화는 지난 12일 KGC인삼공사 전을 치른 후 팀을 이탈했다. 지난 16일 광주 페퍼저축은행전에서는 다시 복귀했지만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고, 경기 후 다시 끝나고 다시 팀을 떠났다. 지난 20일에는 아예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사니 코치도 이즈음 사퇴의 뜻을 밝히며 팀을 떠났으나 지난 19일 복귀했다.

두 사람의 무단 이탈은 서남원 감독의 지도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에 구단 측은 지난 21일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배구단 단장까지 동시 경질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4월 부임한 서 감독은 10경기도 치르지 못하고 짐을 싸야 했다.

구단은 이튿날인 지난 22일 또 다시 입장문을 내고 "팀을 무단이탈한 조송화에 관해 한국프로배구연맹(KOVO) 임의해지 규정에 따라 임의해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의해지가 공시된 선수는 공시 이후 3년이 되는 날까지 다른 구단과 계약할 수 없고 탈퇴 당시 소속 구단과 계약해야만 코트에 복귀할 수 있다. 타 구단과의 계약은 3년이 지나야 타진할 수 있다.

구단은 지난 22일 오전까지 조송화를 복귀시키기로 가닥을 잡았었으나 여론이 급격히 나빠지자 '조송화 퇴출'로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에게 반기를 든 코치와 선수는 남고 감독과 단장만 팀을 떠나게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팀을 두고 시즌 도중에 무단 이탈한 코치와 선수는 잡고 감독과 단장을 동시경질 시키는 건 어이 없는 처사", "감독과 단장만 자른 건 꼬리자르기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구단이 조송화만 임의해지하고 팀을 이탈했던 김사니 코치의 사의는 반려하고 임시 감독직을 수행한데 대해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무책임하게 팀을 이탈한 코치에게 감독대행직을 맡기는 것은 비상식적이다"라는 지적이다.

이에 구단 측은 "현재 감독 및 수석 코치의 동시 부재로 김 코치의 임시 대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신임 감독이 선정될 때까지 (김 코치가) 감독대행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김 코치가 잔여 시즌을 맡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