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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조 반도체 투자 '美테일러'로…이재용 움직이니 삼성이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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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현 기자
  •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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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2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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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조 반도체 투자 '美테일러'로…이재용 움직이니 삼성이 빨라졌다
삼성전자 (66,500원 ▼1,400 -2.06%)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들여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짓기로 확정했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기간 현지 투자 계획을 공식화한 지 6개월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미국 백악관 핵심 참모 등 정계 인사들을 만나 공장 부지 문제를 포함한 투자 계획을 매듭 지으면서 2030년까지 대만 TSMC를 넘어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세계 1위에 올라서겠다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퀄컴·구글·테슬라·엔비디아 등 핵심 고객사가 있는 미국 공장 증설이 필수라는 게 삼성의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각, 한국시간 24일 오전)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 존 코닌 상원의원 등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파운드리 2공장 부지를 테일러시로 확정하고 내년 1분기 착공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운영 중인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과 함께 텍사스주에서 생산거점을 이원화하는 방안이다. 새로운 공장이 들어설 테일러시 부지에서 오스틴 공장까지는 40여㎞, 자동차로 30분 거리다. 테일러 공장이 완공되면 삼성전자는 기흥·화성-평택-오스틴·테일러를 잇는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생산 삼각축을 완성하게 된다.



기흥-평택-테일러 '삼각축' 완성…1조 규모 세제혜택 등 종합고려 '낙점'


삼성전자가 후보지로 검토했던 텍사스주 오스틴·테일러와 애리조나주 굿이어·퀸크리크, 뉴욕주 제네시카운티 등 5곳 가운데 테일러를 낙점한 것은 입지 조건과 세제 혜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다. 테일러시와 테일러시가 속한 윌리엄슨카운티, 테일러교육자치구 등 지방정부에서 삼성전자가 받는 세금 감면 혜택이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당초 유력하게 추진했던 오스틴 공장 증설 대신 새로운 부지로 마음을 돌린 데는 올 초 오스틴 공장 셧다운(가동중단)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월 텍사스주에 불어닥친 이례적인 한파로 풍력·가스 발전이 멈추면서 오스틴시는 지역 내 반도체 공장 전력공급을 중단,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이 두달 이상 멈춰섰다. 업계에서는 당시 조업 중단으로 4000억원대의 매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맨오른쪽)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맨오른쪽)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업계 관계자는 "생산시설을 이원화하면 공장 조성이나 용수·전기 등 관련 비용은 늘어나지만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가 발생해도 안정적으로 시설을 운영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테일러시 부지는 공장과 도로 등을 포함한 전체 부지 규모가 500만㎡(약 150만평)로 오스틴 공장보다 4배가량 넓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착공해 2024년 하반기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다. 오스틴 공장이 14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공정 기반으로 IT 기기용 전력반도체와 통신용 반도체 생산에 주력하는 반면, 테일러 공장은 5G, HPC(고성능 컴퓨팅), AI(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재용 결단…백악관과 직접 소통


이번 결정을 두고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 가석방 직후 발표한 3년 동안 240조원 투자 계획의 첫 단추라는 평가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이 지난 8월 이 부회장이 가석방된 지 3개월여만에 나왔다"며 "한국 법무부가 이 부회장 가석방을 결정할 당시 반도체·백신 역할론 등 경제적 효과를 강조한 데 대해 삼성이 화답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4일부터 미국을 방문했다가 이날 귀국하는 이 부회장은 미국 백악관 고위 관계자와 연방의회 의원들을 만나 협력을 구하면서 투자 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운드리 글로벌 경쟁 가속…"초격차만으론 안 돼"


삼성전자의 테일러시 파운드리 투자로 TSMC는 물론, 올초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 등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TSMC는 120억달러(약 14조2000억원)를 들여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인텔도 200억달러(약 24조원)를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을 2개 지을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TSMC를 맹추격하면서 인텔을 따돌려야 하는 모양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초미세 공정의 파운드리를 완공하면 그동안 TSMC에 치우쳤던 애플·퀄컴·AMD 등 미국 대형 고객사를 끌어들일 기반이 마련된다"며 "파운드리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한 인사는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미국 정부와의 동맹 관계를 다지는 효과도 있다"며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삼성이 주도권을 노릴 수 있는 계기기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조 반도체 투자 '美테일러'로…이재용 움직이니 삼성이 빨라졌다

이 부회장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미국 현지 선행연구조직인 DS미주총괄과 삼성리서치아메리카에서 연구원을 만나 "단순 추격이나 뒤따라오는 기업과 격차 벌리기만으로는 이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며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가자"고 당부한 것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공개된 업체별 기술 로드맵를 보면 삼성전자는 TSMC보다 6개월 정도 빠른 내년 상반기 3나노미터 공정을 도입하면서 사실상 처음으로 TSMC를 앞선 기술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1'에서 이 같은 계획과 함께 2025년까지 파운드리 용량을 파운드리사업부 출범 첫해인 2017년보다 3배, 2026년까지 3.2배 늘리겠다고 밝혔다. 올해 100개 정도인 파운드리 고객사를 2025년까지 30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청사진도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와 삼성전자의 올 2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각각 52.9%와 17.3%로 차이가 크지만 '선단공정'으로 불리는 10나노미터 이하 공정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6대 4 정도로 줄어든다. 사실상 10나노미터 이하 시장은 양강체제로 흐르고 있다는 얘기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10나노미터 이하 시장 비중은 2019년 4.4%에서 양사의 미국 신규 공장이 양산을 시작하는 2024년에는 29.9%로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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