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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움직이면 쏜다' 못하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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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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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3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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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못 미덥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본연 임무인 경찰에게 이보다 뼈아픈 비판이 있을까.

경찰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 지난 15일 발생한 인천 남동구 서창동 빌라 흉기난동 사건이 계기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2명은 테이저건과 삼단봉 등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지만 흉기를 휘두르는 가해자를 두고 현장에서 이탈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장 경찰에게 무거운 책임을 지우는 시스템이 이같은 무책임한 대응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그동안 경찰이 과감하게 범죄 혐의자 제압에 나선 사건에는 으레 '과잉진압'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해당 경찰관은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거나 인사 등에 불이익을 입었다. 그래서 두꺼운 옷에는 무용지물인 '테이저건'이 권총 대신 쥐어졌다. 이마저도 찰나의 판단이 중요한 현장에서 대상자 행위별 5단계, 경찰 대응 방식 4단계로 나뉜 복잡한 대응수칙을 머리에 떠올린 뒤 사용해야 했다.

뒤늦게 문제를 파악한 정부와 국회는 시스템 개선에 나섰다. 경찰청 산하에 현장대응력 강화 TF(태스크포스)가 꾸려졌으며 김창룡 경찰청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필요한 물리력을 과감하게 행사하라"고 전국의 경찰들에게 주문했다. 그리고 29일에는 경찰관의 '면책 특권'을 규정하는 경찰관 직무집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됐다.

이런 시스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찰 한 명 한 명의 마음가짐이다. 경찰 구성원은 단순한 직장인이 아니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공공의 질서를 유지(경찰관 직무집행법 제1조)하는 막중한 임무를 지닌 요원들이다. 하지만 어느새 직업적 소명의식보다는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이라는 생각으로 경찰을 지원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무사안일주의, 보신주의 문화가 뿌리내렸다.

'가장 안전한 나라, 존경과 사랑받는 경찰.' 경찰의 슬로건대로 안전한 나라를 만들면 존경과 사랑은 따라오게 돼 있다. 경찰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그런 희생을 감수하는 행동이 없다면 안전한 나라는 요원하다. 우리가 경찰을 존경하고 사랑할 이유도 없다.



기자수첩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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