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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은 무슨 #MZ세대에 발칵 #삼성도 못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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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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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1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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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삼성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삼성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지인 중에 술 한 잔을 걸치면 어김없이 '86 세대교체론'을 꺼내는 이가 있다. 20년 전 얘기로 '386'(3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지금은 사회 각계 주요 포스트를 차지한 '586'을 통칭해 세대교체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 '586'에서도 지금껏 요직을 차지한 건 81~85학번이었으니 이젠 86학번 이후가 나서야 할(이라고 쓰고 '그들을 챙겨줘야 할'이라고 읽는다) 시점이라는 게 86학번인 그가 수년째 주장해온 세대교체론의 요지다.

10년 선배의 이런 농담 반 진담 반 주장에 지난달 조촐한 식사자리에서도 호응의 박수를 쳤다. 코로나19의 답답함 속에 서로 생사를 확인하며 오랜만에 떠올린 옛 추억 때문이었을까, 순서대로 가야 내 차례도 돌아온다는 암묵적인 합의 때문이었을까. 모두가 입을 맞춘 듯 분위기를 띄웠다. "그럼요. 이젠 형님들이 나서야 할 차례죠."

지난 주말 대학동기의 전화를 받고 입맛이 썼던 것도 당시 자리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동기들의 의아함을 받으며 당시 신생 검색 포탈업체였던 네이버에 입사했다가 단박에 부러움의 대상이 됐던 그가 이번엔 풀이 잔뜩 죽은 목소리로 고민 상담을 해왔다. 네이버가 만 40세, 1981년생의 최수연 신임 대표를 발표한 데 대한 하소연이었다.

수화기 너머로 "이렇게 패씽 당할 줄 몰랐다", "허탈하다"는 말이 들릴 때 한달 전 식사자리가 떠오른 게 그리 어색한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86'(학번)을 챙기다가 '86'(년생)에 치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 게 나만이 아니라는 게 작은 위안이었달까. 그 통화 이후로 비슷한 연배의 동료들과 만나 한때는 X세대로 주목받다 한순간에 '낀 세대(?)'로 전락한 불안과 불만을 공유할 때마다 묘한 동료의식과 위안, 씁쓸함이 교차했다.

'586' 선배의 호기로운 '세대교체론'은커녕 '30대 과장·차장, 40대 차장·부장, 50대 임원 달아 은퇴'라는 공식마저 깨진 게 네이버에서만은 아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게임업계에서는 IMF 외환위기 이후로도 한동안 유지됐던 과거의 인사 공식이 깨져나간 지 오래다. 이미 30대 초반 임원과 팀장이 허다하다. 대기업 중엔 삼성전자가 지난 29일 연공서열 폐지에 초점을 맞춘 인사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삼성의 합류로 연공서열보다 능력을 우선하는 새 인사 시스템은 조만간 재계 전반에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식의 변화가 물론 '낀 세대'에만 불안한 것은 아닐게다. 외환위기 때 2~3년을 제외하면 그래도 70년대생들은 대학 나와 원서를 내면 취직은 할 수 있는 시대에 살지 않았느냐는 '스펙 인플레이션'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들의 푸념을 반박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오롯이 할 수 있는 건 스스로 깨어있고 새로운 것으로 무장하는 것뿐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아차 하다 실기(失期)할 수 있다는 얘기를 신문지상의 기업들 얘기로만 치부할 일은 아니다. 다만 그 길에 피치못하게 느끼게 될 이들의 소외감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기를. '낀 세대' 일원으로 바라볼 뿐이다.

#평생직장은 무슨 #MZ세대에 발칵 #삼성도 못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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