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 승계의 도구, 증여안심신탁과 임의후견신탁

조태형 신영증권 헤리티지사업부 부장/신영증권

#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두 자녀를 두고 있다. A씨는 자녀들에게 단계적으로 주식을 물려주고 동시에 기업 경영철학도 지도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러나 생전에 주식을 넘겨줬을 때 자녀들끼리 경영에 대한 의견 대립이 있을 수 있다. 나중에 상속하자니 자녀들의 상속세 부담이 걱정이 됐다. 사후에 자녀들이 가업을 계승한다는 보장이 없고 자녀들끼리의 상속 분쟁도 우려된다.


위 사례는 일반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분들이라면 대체로 공감할 만한 내용이지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거나 실천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그러나 A씨는 증여안심신탁과 임의후견신탁을 통해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우선, 증여안심신탁을 통해 단계적인 주식 증여를 진행한다. 주식 증여한 것에 대해서는 A씨가 여전히 의결권을 유지해 본인의 경영 철학을 가지고 기업이 운영되도록 통제한다. 동시에 자녀 한 명을 후계자로 지정해 후계자 훈련을 받도록 할 수 있다. 만약 A씨가 치매 등을 진단받아 사무처리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면 후계자로 지정된 자녀 B가 다른 자녀에게 증여한 주식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의결권을 행사하게 할 수 있다. 반면, 배당수익은 증여 받은 주식수에 비례해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임의후견신탁을 통해 자녀 B를 임의 후견인으로도 지정해 후견분쟁을 예방한다. 동시에 A씨가 사무처리 능력이 떨어지면 A씨의 주식도 B가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할 수 있다. 상속이 개시되면 자녀 2명에게 균등하게 주식을 분할 이전하면서도 이 때에도 재산운용지시권자로 자녀 B를 의결권의 일정부분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

임의후견신탁이란 임의후견계약과 유언대용신탁을 결합한 것이다. 신상보호 및 재산관리에 대해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그 위탁사무에 대해 대리권을 수여한다(임의후견계약). 그리고 임의후견인의 부정 행위가 있다면 그에 대한 통제 및 상속 개시 시점에 재산상속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유언대용신탁).


즉, A씨는 증여안심신탁을 통해 단계적 주식 증여를 하면서 의결권을 유지할 수 있다. 상속개시 이후에도 가업 후계자로 지정한 자녀 B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면서도 배당수익권은 균등하게 분배해 상속 분쟁도 예방하고, 가업이 승계될 수 있는 토대 마련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