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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0미터 옆에 '총기 상점'이 오픈했다 [특파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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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임동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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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3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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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동네가 발칵 뒤집히는 소동이 있었다. 미국 공립 초등학교 정문에서 불과 30미터 떨어진 곳에 총기상점이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전직 특수부대 참전용사들이 운영하는 한 총기상점이 인근 도시에서 옮겨온 것인데, 지역 주민들은 상점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분노를 표했다. 주민들은 "총기상점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문제는 상점의 위치"라고 설명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지역 경찰서장이 직접 총기상점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했다. 결론은 '문제 없음'이었다. 시 경찰당국도 이 총기상점이 이곳에 문을 연 사실은 미처 몰랐지만, 연방 및 주 정부의 허가를 받은 사업자가 주 경찰의 승인을 받아 문을 열었기 때문에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미국은 '총기의 나라'다. 미 수정헌법 2조는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국민들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건국 초기 독립전쟁 등을 겪으면서 미국인들에게 총기 소지는 역사와 전통을 통한 문화가 됐다.

CNN이 스몰암스 애널리틱스 통계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총기는 2300만정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65% 증가한 수치다. 암시장을 통한 거래 또는 부품을 따로 사서 조립해 추적할 수 없는 '고스트건'까지 합치면 이 수치는 더 늘어날 것이다.

미국은 국가 차원의 총기 등록부가 없다. 대신 총기업계의 발표자료나 배경조사 건수가 총기 판매량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로 쓰인다. 지난 3월 연방수사국(FBI)은 총기 구매자를 대상으로 370만건 이상의 신원조사를 실시했는데,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0만 건 이상 증가한 수치다.

시카고대 조사에 따르면, 미국 가정의 39%가 총을 가지고 있다. 2016년 이 수치는 32%였다. 일각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속에서 미국인들이 '군비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계속해서 터지는 총기 사고는 미국 사회의 고민이다. 통계에 따르면 매년 4만명가량의 사람들이 총기 관련 사고로 사망하는데, 이중 60%는 자살이며 36%는 살인 사건이다.

지난달 30일에도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 디트로이트 근처의 한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10대 학생 4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최소 2명은 중태다. 이 끔찍한 사건의 용의자는 15세에 불과한 이 학교 학생이었다. 총격에 사용된 총기는 용의자의 아버지가 사건 발생 나흘 전 구입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교내 총기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인들이 집에 총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한, 이같은 비극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

미국 공립학교들은 정기적으로 총기사고 대비훈련을 한다. 상황 발생 시 학생들이 빠르게 학교 건물을 빠져나가는 '소개 훈련'과 교실 안으로 범죄자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폐쇄 훈련'을 수시로 한다. 하지만 본질적인 대비책은 될 수 없다.

개인의 자유와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갈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이 개인의 총기 보유를 엄격하게 규제한 것은 이런 점에서 다행이다.

초등학교 30미터 옆에 '총기 상점'이 오픈했다 [특파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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