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수 없는 문제였다"…생명과학Ⅱ 수험생 집단 행정소송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2022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수험생 90여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을 상대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답 정정을 요구하는 행정소송에 나섰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2022학년도 수능 정답결정처분 취소 소송인단'은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정답결정처분취소 소송과 정답결정처분집행정지가처분 소송을 전날 서울행정법원에 접수했다.

소송에 참여하는 수험생 수는 모두 92명이다. 소송은 일원법률사무소 김정선 변호사가 대리한다.

이번 소송은 오는 10일 수능 성적표 통지 이전에 답 정정을 하기 위해 빠르게 진행됐다. 소송 신청은 평가원이 수능 정답을 최종 발표한 다음날(11월30일) 하루동안 이뤄졌다.

20번 문항은 집단 Ⅰ과 Ⅱ 중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이 유지되는 집단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보기'의 진위를 판단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문항이다. 지문에서 양수가 나와야 할 특정 개체 수(동물 수)가 0보다 작은 음수(-)가 나오면서 문항에 오류가 있다는 이의 신청이 접수됐지만, 평가원은 "해당 문제에 이상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평가원은 "심의 결과 이의신청에서 제기된 바와 같이 이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준거로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기 위한 평가 문항으로서의 타당성은 유지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수험생들은 "조건이 완전하지 않다는 건 문제에 오류가 있다는 것"이라며 "문제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아서 풀 수 없는 문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단체대화방을 개설해 오류 관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 정보공개청구, 전문가 의견 취합 등 여러 대응에 나서고 있다. 소송인단도 지난 1일 생명과학 관련 학회들에 공개질의서를 보내고 20번 문항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요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