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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덩치 키워놨으면 뭐해요? 총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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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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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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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가 크면 뭐해요. 총이 없는데." 얼마 전 만난 반도체업계 한 임원이 한 말이다. 다들 위기라고들 하는데 설마 삼성전자도 망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반박이다.

과장 같았지만 들을 수록 그럴싸했다. 반도체 패권경쟁으로 새 판이 짜여졌다는 설명이다. 삼성이 초일류기업이지만 이제는 기업만의 싸움이 아니다. 미국과 대만, 일본 모두에서 정부와 기업이 하나가 되고 있다. 이 임원은 "기존에 갖고있던 경쟁력으로 해 볼 싸움이 아니다"라며 "국가 지원이란 무기를 드는 것으로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일단 위기임은 분명해 보인다. 숨가빴던 삼성의 최근 3개월을 보면 그렇다. 지난 8월 삼성이 밝힌 24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에는 의기의식이 담겼다.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것을 두고 "국내외 비상 상황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미국 공장 설립을 확정짓고 귀국한 이재용 부회장도 희망적인 얘기는 꺼내 않았다. 오히려 "현실을 직접 보니 마음이 무겁다"며 위기론을 강조했다.

긴장감은 미중 갈등 속 세계 각국의 발빠른 움직임에서 비롯된다. 백악관이 지난 4월 반도체 공급망 회의를 연 뒤 각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법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쉬운 것은 우리 정부의 움직임에서 긴박감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가핵심전략산업특별법이 여전히 국회를 표류 중이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 상임위원회 소위원회 문턱을 넘은 게 지난 1일이다.

진척 속도는 물론 내용도 완전치 못하다. 산업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부대법안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최첨단 전략기술 전용시설에 대해서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겸용시설은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 대표적이다. 반도체 생산라인에서는 일반적으로 여러가지 제품이 혼용돼 제작된다. 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가 일부 조항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어 법안이 수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 중 60% 가량인 10조600억원이 반도체 몫이었다. 반도체가 잘 나간 것과 함께 우리나라 수출은 올해 연간 최대치 경신을 예고한다. 업계에서는 올해 실적이 적어도 3~5년 전 투자의 결실이라고 말한다. 다시 5년 후를 고민할 때다. 이번엔 기업뿐 아니라 정부도 플레이어다.
오문영 산업1부 기자
오문영 산업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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