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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코로나가 만든 거부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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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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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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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 "어머니가 아프셔서 반차를 냈는데, 코로나19 양성이라네요." 지난 금요일 만난 한 기업 홍보팀장은 그동안 백신을 거부해온 70대 노모의 사연을 조심스럽게 꺼내놓기 시작했다. 그의 모친은 고령층·경상도·기독교로 대표되는 전형적인 보수다.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지내면서 하루종일 '태극기 유튜브' 시청이 낙(樂)이라고 했다. 자녀들이 함께 살기를 권했지만 유튜브 시청을 탐탁치 않아하는 자녀들의 간섭이 싫어 독거노인을 자청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현 정부의 방역정책도 신뢰하지 않았다. 강경한 자세로 자녀들에게도 백신 접종을 거부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가끔씩 보도되는 백신 후 이상증상이나 사망 사례는 이런 믿음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하루 5000명을 넘나드는 일상속 감염자의 홍수에서 견디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80%가 넘는 접종완료자 이면에는 아직도 많은 접종거부자가 있다.

#. "한번도 자녀한테 매를 들지 않은 아내가 얼마전 중학생 아들에게 손찌검을 했어." 어제 만난 친구가 조심스레 가정사를 털어놨다. 그는 게임을 좋아하는 아들이 백신 접종 후 이틀간 공식적으로 부여받은 백신휴가(?)를 오롯이 게임에 쏟아부었다고 했다. 백신접종일을 포함해 이틀간은 학교에 가지 않아도 학교에 나온 것으로 인정하는 '출석인정 결석'이 가능한 까닭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 이틀째 이후에도 '아프면 나오지 말라'는 학교의 권고를 명분삼아 대부분의 친구들이 추가 이틀을 등교하지 않는다며 자신도 그러겠노라고 했다는 것이다. 친구의 아내는 질병 결석 요건인 '아파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등교를 지시했지만 "친구들도 안가는데 나만 왜 학교에 가야하느냐"며 따져묻는 아들에게 감정에 격분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지인은 자신의 회사 대표이사가 거리두기를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사업에 성공해 지난해 여의도로 사옥을 이전했는데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것이 이유라고 했다. 막대한 임대료가 매달 나가고 있지만 회사엔 직원이 없는게 못마땅했다는 것이다.

그는 전 사원의 출근을 강제하던 날, 하루종일 웃고 다니던 대표의 얼굴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사무실을 빽빽하게 채운 직원들이 자신의 성공을 증명하는 훈장 쯤으로 생각하는 듯 하다는게 지인의 해석이었다.

한 달 여가 지나면 코로나19가 국내 발생한지 만 2년이 된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수많은 갈등이 표면화됐다. '백신 거부', '등교 거부', '거리두기 거부' 등 찾으려고 하면 한도 끝도 없이 많다. 하지만 이번 갈등은 만만치 않을 듯 하다. 방역패스 문제다.

오늘부터 4주간 사적모임 인원 축소와 방역패스(접종완료나 음성증명서) 시설 확대를 골자로 한 방역강화조치가 실시된다. 특히 계속 확대하기로 한 방역패스는 사실상 백신을 강제하는 의미가 있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방역거부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벌써부터 청소년과 이를 둔 학부모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인권 불평등'을 거론하는 의견이 올라왔다. 2년간 희생을 강요당한 자영업자 소상공인도 거리두기 강화 움직임이 불만스럽다. 자칫하면 거리로 나설 태세다. 코로나가 만든 거부의 시대, 방역패스 전면 도입을 앞두고 분위기가 싸늘하다.

[우보세]코로나가 만든 거부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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