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시 출범 앞두고 인구 100만 유지 '아슬아슬' 창원에 쏠린 시선

내년 특례시로 출범하는 4개 지자체장들의 모습. 왼쪽부터 이재준 고양시장, 허성무 창원시장, 염태영 수원시장, 백군기 용인시장. /사진=뉴스1

다음달 특례시 출범을 앞둔 창원시 인구에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함께 특례시 출범을 앞둔 수원시와 고양시, 용인시와 달리 창원시의 경우 인구 100만명 유지 여부에 물음표가 붙고 있어서다. 특례시는 기초자치단체이면서도 광역시급 자치 권한을 갖는 새로운 지자체 유형으로 인구 100만명 이상이 기준이다. 특례시로 지정되면 재정이 넉넉해지고 정부 사업 유치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인구가 급속히 줄어드는 등 최악의 경우 지정이 취소될 수도 있다.

5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창원시의 인구는 103만3281명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월 창원시 인구는 104만4579명이었다. 2년도 안되는 사이에 인구 1만명이 넘게 유출된 셈이다. 창원시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0년 마산과 진해시를 흡수해 통합창원시로 출범할 당시 창원시 인구는 109만여명에 달했다. 행정통합을 이뤄 대도시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는데도 오히려 10년새 6만여명이나 창원시를 빠져나간 셈이다.


창원시를 빠져나간 인구 가운데 상당수는 김해시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창원시가 출범하던 2010년 김해시의 인구는 50만3348명이었지만 지난달 기준 김해시 인구는 53만8286명으로 3만명 이상 늘어났다. 정부는 김해시 증가 인구의 절반 이상이 창원시 인구의 유출로 채워졌다고 보고 있다. 이 기간 김해시로의 인구 유입은 안정적인 신규 아파트 공급과 일자리 덕분으로 분석된다.

창원시의 인구감소가 더 이어질 경우 특례시 기준인 인구 100만명이 무너질 수 있다. 인구가 100만명 밑으로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특례시 지정이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특례시 출범 이후 5년 내 인구가 출범 당시보다 5% 이상 감소하는 최악의 상황만 피하면 특례시 자격은 유지된다.

하지만 100만명 기준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특례시 자격을 유지한다면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 특례시 지정을 기대한 성남시(지난달 기준 인구 93만1063명)는 인구가 100만명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최종 심사에서 지정이 무산됐다.


반면 정부 내부에선 인구 100만명 내외 지자체라면 인구수에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특히 김해시 인구 증가에 주목한다. 최근 부산과 울산, 경남이 하나의 광역생활권으로 가는 흐름 속에선 인구도 단일 지자체가 아닌 같은 생활권이나 광역권으로 넓혀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인구수에 너무 매달리게 되면 바로 옆에 붙은 도시로의 인구유출을 막기 위해 행정력이 소모되고, 비효율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방행정의 흐름이 메가시티로 가고 있는 상황에선 적어도 주변 지자체끼리 인구유치를 위한 과열 경쟁이 이뤄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