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된 마트·슈퍼, 유통가 '즉석조리식품'에 힘주는 이유

이마트 키친델리 전경/사진제공=이마트

대형마트, SSM(기업형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 그로서리(식품) 부문 비중이 커지면서 매장에서 직접 조리해 별도의 조리 없이 섭취할 수 있는 즉석조리식품(델리) 코너가 중요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외식이 여의치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즉석조리 식품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유통업계는 즉석조리가 가능한 매장을 확대하고 초밥, 샐러드, 김밥 등 간단한 메뉴부터 BBQ폭립, 닭강정 등 요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메뉴를 확충하는 등 델리 강화에 나섰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월계점 리뉴얼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97개 점포의 즉석조리(델리) 매장을 '키친 델리'로 리브랜딩하고 매장 인테리어와 상품 개편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6~7개 매장을 추가로 리뉴얼해 키친델리 100호점을 넘긴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9일부터 키친델리에서 판매되는 상품을 가정에서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간편 조리법 동영상을 제공하는 등 고객 친화형 매장으로 탈바꿈 한다. 구입 이후 이동 중 식을 수 있는 구이/튀김류 상품에 한해 간편 조리 방법 영상을 QR코드 스티커 형태로 제작해 상품과 함께 제공한다.

키친델리는 노란색과 검정색을 활용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통일감을 줬으며, 노후화된 진열대와 조명, 케이스 등을 전면 교체해 상품 신선도와 위생성을 높였다. 메뉴 구성도 숙성 초밥, 이색 프리미엄 초밥, 포케 샐러드, 반미 샌드위치 등 트렌드에 부합하는 신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상품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마트는 이 같은 리브랜딩에 힘입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체 즉석조리(델리) 매장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8% 신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키친 델리 리뉴얼 매장들의 평균 매출 신장율은 24%에 육박했다.

이마트는 연말을 맞아 홈파티 수요를 겨냥한 신규 메뉴를 대거 확충하며 관련 수요 잡기에도 나섰다. 이마트 박윤오 델리 팀장은 "올해 연말도 집에서 소규모로 즐기는 홈파티가 인기를 끌며 간편하게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델리 상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남은 연말까지 다양한 할인 행사 기획을 통해 연말 가족 먹거리 물가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롯데프레시'로 브랜드 명을 교체하고 있는 롯데슈퍼는 '롯데프레시&델리'로 델리 전문 코너가 있는 매장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며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88개점이 운영되고 있는 델리카(델리 전문 코너) 운영점을 내년까지 130개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전체적으로도 신선식품과 델리 식품 비중을 50% 이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최근 '더현대서울' 식당가와 델리매장에서 즉석 조리한 식품을 인근 지역에 직접 배송해주는 '바로투홈' 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즉석조리 식품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다.


유통업계가 이와 같이 매장에서 조리해 별도의 조리없이 섭취할 수 있는 델리 코너를 강화하고 나선 것은 코로나19 이후 내식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1인가구, 맞벌이 가구의 증가로 간편식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난 것도 반영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이나 즉석조리식품은 온라인 유통채널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이 확실하게 차별성을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라며 "델리 코너 강화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