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김밥 먹이다 장애인 질식사…복지사 "학대한 적 없다"

지난 10일5일 학대치사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인천 연수구 한 장애인 주간보호센터 사회복지사 A씨(29)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

인천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1급 중증장애인에게 강제로 음식물을 먹이다 질식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회복지사가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 심리로 7일 열린 첫 공판에서 학대치사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애인 주간보호센터 사회복지사 A씨(29)가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A씨는 8월4일 11시28분쯤 피해자의 입 안으로 자장면과 탕수육을 밀어 넣었다"며 "5월부터 8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음식 먹기를 거부하는 피해자에게 강제로 음식을 먹여왔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당일인 8월6일에도 동료 사회복지사와 함께 피해자에게 김밥과 떡볶이를 먹였다"며 "음식 섭취를 거부하며 밖으로 나가려는 피해자를 강제로 앉힌 뒤 못 움직이게 신체를 고정시키고, 피해자가 입 안에 음식물을 물고 있는 상태에서도 30초 만에 재차 김밥을 밀어 넣고 주먹으로 입을 때리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A씨 측은 이날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피해자의 신체를 붙잡아 놓거나 구속하지 않았다"며 "피해자를 학대하지 않았고, 피고인 행위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 사망에 대한 예견 가능성도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재판부에 증인신청을 했다. A씨의 다음 공판일은 1월28일 같은 법정에서 진행된다.

A씨는 지난 8월6일 오전 11시45분쯤 인천 연수구 한 장애인 주간보호센터에서 1급 중증장애인 B씨(20대·남)에게 강제로 떡볶이와 김밥 등 음식을 먹이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당시 식사 도중 기도가 막혀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쓰러졌으며,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6일간 치료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씨 시신의 부검을 의뢰한 결과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전달받았다.

조사결과 사건 당시 B씨의 주변에는 식사를 돕는 센터 관계자 2명과 공익근무요원 1명이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시설 내 폐쇄회로(CC)TV에는 B씨가 식사를 원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했음에도 관계자들이 붙잡아 강제로 음식을 먹이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B씨 유족은 지난 8월 청와대 국민청원글을 게재해 "센터 측이 B씨가 싫어하는 김밥과 자르지도 않은 4~5㎝ 크기의 매운 떡볶이를 연거푸 3개 먹였다"며 관련 직원들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A씨와 같은 혐의를 받는 동료 사회복지사는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또 복지시설 직원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50대 원장은 아직 공판기일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