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 "개발중인 코로나19 치료제, 병용 시 효능 2배 이상"

오상기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가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CP-COV03'과 덱사메타손 병용 요법에 결과에 대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바이오사이언스

현대바이오 (20,300원 ▲200 +1.00%)사이언스가 코로나19(COVID-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니클로사마이드 성분 'CP-COV03'와 덱사메타손의 병용 요법 시너지 확인 결과를 발표했다. 앞으로 코로나19는 물론, 다양한 바이러스 범용 치료제로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7일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위탁한 코로나19 감염 햄스터 대상 효력시험 결과, 덱사메타손과 'CP-COV03' 병용 투약 시 효과가 덱사메타손 단독 투약 보다 2.1배 높았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날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내용을 공개하고, 의료계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인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 중증 환자용으로 처방되는 약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당시 렘데시비르와 함께 투약되며 화제를 모았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치료제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 정식 승인을 획득한 품목이다.

진근우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장은 "덱사메타손은 면역 약화라는 부작용을 수반해 약화된 면역 대신 항바이러스 효능을 내줄 병용 치료제를 찾아야 한다"며 "덱사메타손과 병용할 수 있는 최적의 짝이 CP-COV03"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현대바이오는 초기부터 바이러스 변이를 염두하고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를 위해 기존 약물을 개량해 약효가 바이러스가 아닌 숙주세포에 작용하는 '숙주표적'(host-directed) 항바이러스제를 경구제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어 니클로사마이드를 최종후보로 선정, 첨단 약물전달체(DDS) 기술을 활용해 CP-COVO3를 도출했다. 니클로사마이드는 바이러스를 표적 삼는 다른 항바이러스제와 달리 숙주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해당 특성을 기반으로 오미크론과 델타 등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영향을 받지 않고 항바이러스 효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경일 현대바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 표적 기전인 탓에 변이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CP-COV03은 세포의 오토파지(자가포식)를 활성화해 세포로 침투한 바이러스를 제거하므로 변이와 관계없이 효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현대바이오는 CP-COV03의 범용성을 활용해 코로나19뿐 아니라 독감 등 다양한 바이러스 질환 치료제로 용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최근 CP-COV03 임상 2상 단계에서 코로나19와 독감용을 병행하기로 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CP-COV03의 코로나19 임상 1상을 마치는 즉시 2상을 신청, 늦어도 내년 상반기 2상을 종료하고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다는 목표다.

오상기 현대바이오 대표는 "CP-COV03는 숙주표적 기전의 항바이러스제라 안전하면서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증에 효능을 내는 약"이라며 "21세기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코로나19 변이든 신종 바이러스든 모두 해결하는 '게임체인저'로 등극시키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