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괜찮고 학원 안돼? 백신패스 항의에도 정부 꿈쩍않는 이유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서울시학부모연합 회원들이 7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전면등교 대책 마련과 백신패스 철회를 촉구하며 손팻말을 달고 있다. 2021.12.7/뉴스1

앞으로 코로나19 백신패스(접종증명 또는 음성확인)가 있어야 학원, 독서실 등에 입장할 수 있게 되면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다. 특히 학교, 백화점 등의 다중이용시설은 백신패스 의무 적용에서 제외되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불만도 나왔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7일 "단순히 사람이 많이 모인다, 적게 모인다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2년에 가까운 기간 경험이 쌓여서 어디가 더 많은 환자들이 생기고 어디에서 더 집단감염이 쉽게 일어나는지에 대한 역학적 근거를 가지고 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익명의 학부모는 "학원은 안 되고 학교는 된다. 저는 이 기준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청소년 백신 접종과 백신패스에 대해 "처음에는 권고사항이었다가 나중에 강압적으로 그렇게 얘기를 하는데, 학교는 되는데 도서관이나 스터디카페나 학원은 제약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그는 "장시간으로 머무는 데가 학교인데 거기 얘기를 안 하고 학원을 제약하고, 마트나 백화점은 풀어놓고 있다. 예식장이나 무슨 돌잔치나 이런 부분은 제약을 두지 않고 있고 이런 주먹구구식 같은 제약이 학부모 입장에서 이해를 못 하겠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엄 교수는 "학교는 훨씬 많은 학생들이 모이지만 환기를 쉽게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공간"이라며 "마스크 착용이나 개인위생을 잘 지키도록 관리하는 별도의 인력들이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다.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6일 오후 대전에 위치한 학원에서 대전교육청 관계자들이 방역패스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정부는 식당과 카페뿐 아니라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에서 백신 접종 완료 증명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이 확인 돼야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방역패스 시행했다. 12~18세(초 6학년~고 3학년) 청소년에 대해서는 내년 2월 1일부터 방역패스 적용이 예고돼 논란이 되고 있다. 2021.12.6/뉴스1

엄 교수는 "환기 문제나 이런 것들이 대형마트나 백화점 같은 경우에는 공조 (시설이) 비교적 잘 돼 있다"며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확진자가 발생을 해서 전파된 사례들이 있지만 실제로 그 확진자와 접촉을 하는 시간이 긴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그렇지만 학원은 경우에 따라 지하공간이나 복도 안쪽에 있어서 환기가 어려운 공간,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 그리고 별도의 (방역) 관리 인력을 둘 수 없는 그런 수준"이라며 "환경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형평성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들이 불안해 하는 심각한 백신 부작용 우려에 대해 "이런 심각한 이상반응과 관련된 메시지 관리를 정부가 충분히 효율적으로 잘 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mRNA 백신 같은 경우에는 심근염 같은 것들이 아주 드물지만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또 바이러스 벡터 백신 같은 경우에는, 물론 청소년 어린이한테 접종을 안 하지만, 혈전증같은 아주 희귀 이상반응이 알려지면서 전체적으로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한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일상생활을 하면서 통상적으로 겪는 위험, 예를 들면 교통사고 같은 외상에 대한 위험이나 청소년 경우에도 돌연사 같은 게 있는 그런 빈도와 비교했을 때 (코로나 백신은) 현저히 심각한 이상반응의 발생 빈도가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의 데이터, 또 우리나라 청소년 백신접종 데이터를 봐도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수준 이상의 특이점을 보일 정도로 심각한 이상반응의 빈도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울러 "코로나19가 청소년 중심으로 유행이 점점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 사망 사례가 나오고, 위중증 환자 발생 상황을 보면 유행이 커질수록 백신의 이득이 청소년, 어린이에서 더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학부모연합회(서학연)는 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정부의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이 아이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며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지부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7세 이하에게도 예외 없이 바이러스가 공격해 들어오니 최소한 방패 하나는 만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청소년 접종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은 현재는 백신이 집단면역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