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비문 입장바꿈? 윤건영 "文정부 성찰"-조응천 "잘한 건 잘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선거대책위 인사들이 7일 기존의 정치적 입장과 다른 발언을 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윤건영 선대위 정무실장은 대표적 친문(친문재인) 인사인데 문재인정부 5년에 대해 평가, 성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비(非)문재인 그룹의 조응천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은 "잘한 것은 또, 여당이기 때문에, 잘했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자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6.16/뉴스1

'친문 복심'이 "文 평가 회피해선 안돼"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데 대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문재인 정부가 온전히 받아야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5년에 대한 평가는 문재인 정부가 회피해서도 안 될 것이고 진실한 성찰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스스로 국정의 한 축이었던 윤 의원이 성찰과 평가를 말한 것이다. 그는 지난 2012년과 2017년 대선 모두 문 대통령 지근거리의 핵심 참모로 활동했다.

윤 의원은 대표적 친문 인사여서 이재명 후보측 핵심(코어) 그룹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선대위 무기력 논란과 위기감 속에 이 후보 중심으로 선대위를 개편하며 정무실장을 맡았다. 정무적 조언을 하면서 청와대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이 후보의 '히든카드'로 꼽힌다.

따라서 윤 의원이 문 대통령과 어떤 식으로든 차별화해야 정권교체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이 후보의 입장에 맞춰 성찰과 평가, 책임을 언급했단 해석이다.


윤 의원은 다만 "정치구조적으로 5년 단임제라 정권교체 여론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 단임제 구조에서 차기 대통령을 뽑을 때가 되면 정권 '교체' 요구가 높게 감지되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주장이다.

조응천 "대통령지지율 솔직히 엄청 부담"반대로 '친문'과 언제나 거리가 있던 조응천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중·소상공인, 코로나 대책 등 국민들이 정말 힘들어하시는 부분에 대해 이재명의 색깔을 드러낼 것"이라면서도 "(정부가) 잘한 것은 잘했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이 '친문'으로 돌아선 건 아니다. 오히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정말 이례적으로 높다"는 맥락 때문이다.

조 의원은 임기 막바지인데도 문 대통령 국정평가(지지율)가 40%, 30%대 후반이 나오는 데 대해 "정말 굉장히 고민스러운 지점"이라며 "솔직히 엄청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 후보가 조국 사태 사과 등 문재인정부 컬러와 선긋기를 하고는 있지만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이 후보 지지율과 비슷하거나 더 높게 나오는 가운데 무조건 강하게 차별화를 꾀할 수도 없다는 고민이다.

(수원=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0.10.20/뉴스1

한편 조 의원은 국민의힘 선대위 구성 관련 "아무리 봐도 이재명 대 윤석열의 대결이 아니고, 이재명 대 김종인의 대결로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윤석열이 안 보인다, 노 룩(No look)"이라며 "계속 이준석 뒤에, 김종인 뒤에 숨어 있지 윤석열 후보가 안 보인다. 윤 후보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전날(6일) 국민의힘 선대위 출범식에서 윤 후보가 문재인정부를 비판한 데 대해 "솔직히 그 정권에서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임명장을 받지 않았나"라며 "우물에 침 뱉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비서관 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을) 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른바 '조국의 강'에 대해선 "한참 전에 한번 이거 건너야 된다고 얘기했다"며 "이게 내로남불이라든가 기득권의 덫에 빠지게 된 결정적인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