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 "오미크론 '돌파' 가능성, 그래도 백신 맞아야"…왜?

(도르트문트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속 독일 도르트문트의 크리스마스 시장에 시민들이 북적이고 있다. 기사와는 관계 없음. (C) AFP=뉴스1

과학자들이 코로나19(COVID-19)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의 백신 면역을 회피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과학자들은 오미크론이 면역을 돌파해 감염을 일으키는 사례는 늘어날 거라면서도 부스터샷(추가 접종)이 위중증 환자에겐 일부 효능이 있을 거라고 내다봤다.

7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최근 게재한 보고서에서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은 면역을 회피하는 것으로 보이며, 더 전파력이 강한 징후를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코로나19 양성 약 280만건 중 재감염 3만5670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초기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이 변이에 대항하는 능력은 절반에 불과했다. 남아공은 오미크론 변이가 최초 보고된 곳이다. 이에 대해 사이언스는 "오미크론이 면역 체계의 방어를 최소한 일부 피할 수 있는 신호"라면서 "백신이 새로운 변이에 대해 덜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은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에 30개 이상 돌연변이가 있는 형태다. 항체는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달라 붙어 체내 침입을 막는데, 오미크론처럼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존재하면 항체가 잘 달라붙지 못한다. 과학자들이 변이의 백신 면역 회피 가능성을 지적하는 대목이다. 사이언스는 "30개 이상 돌연변이가 있다는 생물 유전 정보만으로도 오미크론은 우리의 면역 방어를 회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이언스는 또 최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에서는 120명 중 19명, 덴마크 파티에서는 150명 중 53명이 오미크론 양성 반응을 보인 사례를 주목했다. 이들 참석자 전원은 예방 접종을 완료한 상황이었다. 백신 효능이 떨어져 재감염 됐을 수 있지만, 오미크론이 면역체계를 돌파했을 가능성도 충분한 사례다.


이처럼 오미크론이 백신을 회피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과학자들은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고령자 등 면역 취약 계층일수록 백신 접종으로 면역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리아 반 케르코브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기술위원장은 "정부가 지금 당장 목표로 삼아야 할 사람들은 고령자와 면역 취약 계층"이라면서 "이들에 대해 백신을 완전 접종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에도 기존의 코로나19 백신이 유효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알렉스 시걸 남아공 아프리카보건연구소장은 "오미크론 변이에 화이자 백신은 여전히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부스터샷을 맞으면 위중증으로 이어지는 위험이 줄어들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