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확진2만7천명·사망 100명"우려…'당장 거리두기' 전문가 경고

코로나19(COVID-19) 일일 확진자가 당초 예상보다 한 달 빨리 7000명에 도달한 가운데, 현재 유행 수준이 이어질 경우 연내 최대 2만7000명까지 도달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또 위중증환자에 대한 관리에 실패할 경우 하루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상황이 발생할수도 있단 우려도 나온다.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선 당장이라도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멈추고 거리두기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심은하 숭실대 수학과 교수는 9일 머니투데이와 전화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행동 패턴이 바뀌지 않고 현행 방역 체계가 이어진다면, 연내 하루 확진자가 2만7000명 정도가 나올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심 교수는 매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협업해 '코로나19 확산 예측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이 리포트는 당국이 거리두기 등 방역 정책을 결정할 때 활용한다.

심 교수팀은 확진자 한 명이 추가 감염을 일으키는 사람 수인 감염재생산지수를 1.28로 설정하고 수학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그 결과 1주일 뒤 1만6422명, 2주일 뒤 2만7013명의 확진자가 나온다는 결과가 나왔다. 확진자 60%가량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다만 이들이 실제 확진이 이뤄지는데는 며칠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시차가 존재할 수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위드 코로나를 감안하고도 내년 1월 초 7000여 명을 예측한 바 있다. 당시 심 교수도 비슷한 추이를 전망했었다. 그러나 확진자 증가 추이가 예상보다 더 가파른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치명률이 가파르게 오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8일 "7000명 정도 확진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중증화율이 당초 가정했던 1.6%보다 다소 높은 2~2.5%"라며 중증화율 예측 실패를 인정했다.

중증화율은 전체 확진자 중 위중증으로 악화하는 환자 비율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9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 수는 역대 최다인 857명이다. 정부는 예측한 중증화율을 기준으로 중환자 치료 병상과 의료 인력을 준비했는데 이 예측이 어긋나면서 유행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측 실패에서 비롯된 유행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측한다. 유행세를 꺾을 유일한 방법은 '거리두기'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병상 부족이 심각해져 고위험군이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집에서 병상을 기다린다. 의료진들은 과부하 상태다.

하루 이상 병상을 기다리는 사람은 무려 1003명이다. 최근 5주간 병상 대기자자 중 29명이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예측 실패에서 비롯된 유행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재갑 한림대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는 "(하루) 사망자가 100명이 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치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확진자·사망자가) 지금보다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떨어질 요인이 없다"고 했다.

유행세를 꺾기 위해서는 거리두기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교수는 "해결책은 거리두기밖에 없다"면서 "경구용(먹는) 치료제가 나오면 달라질 수 있지만 아직 확실치 않다. 실제 현장에서 처방하기 전인 올 겨울까지는 거리두기 조치를 유지했어야 했다"고 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지금 유행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람의 접촉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백신 추가접종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접촉을 줄이도록 거리두기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