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앞두고 무너진 '삼천피'…'연말 회복' 두고 엇갈린 전망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6.75포인트(0.56%) 내린 2,984.91를 나타내고 있다. 2021.12.14/뉴스1

코스피 3000선 회복은 '4일 천하'에 그칠까. 가까스로 3000선을 회복한 코스피가 FOMC(연방시장공개위원회)를 앞두고 또다시 무너졌다.

연말 회복 가능성을 두고 증권가의 전망은 갈린다. 경기와 통화정책 불일치 및 연말 대주주 양도세 이슈로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전망과 인플레이션 선반영으로 회복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오전 11시 45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55포인트(0.75%) 내린 2979.11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8일(3001.80) 종가 3000선을 회복한 지 4거래일 만에 장중 3000선을 내준 것이다.

이날 약세는 오미크론 첫 사망자 발생으로 인한 투심 악화와 오는 16일 새벽(한국시간) 열릴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의 FOMC 경계감이 영향을 미쳤다. 그간 강세를 보였던 2차전지주가 테슬라 등 미국 성장주의 하락 여파에 약세를 보인 점도 한몫했다. 현재 LG화학 (373,500원 ▼8,000 -2.10%)은 3%대, 삼성SDI (416,000원 ▼6,000 -1.42%)는 1%대 약세다. 에코프로비엠 (234,500원 ▼11,000 -4.48%), 엘앤에프 (154,400원 ▼5,600 -3.50%), 천보 (73,300원 ▼1,900 -2.53%) 등 2차전지 소재주도 1~2% 내림세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는 FOMC 결과 전까지는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FOMC 주간에는 통화정책 이슈에 일희일비하는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FOMC 이후 연말까지 증시 향방은 어떨까. 증권가의 전망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경기와 통화정책 간 미스매치(불일치)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코로나19 재확산,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경기 불안은 여전하고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장기화되면서 통화정책은 타이트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시장은 불확실성 변수 및 변화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며 "12월 기술적 반등은 리스크 관리 강화 기회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은 내년 1분기 중 코스피가 연중 저점(2610포인트)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들어 엇갈리는 미국과 중국 간 통화정책도 부담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대두되면서 12월 FOMC를 계기로 미국 연준의 정책 정상화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중국 통화정책은 헝다그룹 파산 우려를 계기로 완화적으로 전환됐다. 12월 지준율 인하 및 총사회융자 증가율 반등이 대표적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이후 5% 이상 조정을 보이지 않았던 미국 증시는 8~9% 이상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최근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중국 경기가 본격적으로 좋아지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대주주 양도세 이슈로 연말 증시 상승에 제한 요소다. 허 연구원은 "국내 기업실적 기대가 높지 않고, 연말 대주주 양도세 과세 이슈로 증시의 업사이드(상단)가 높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공급난 때문에 부진했던 국내 제조업과 상대적으로 경기에 덜 민감한 산업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선반영된 데다, 반도체와 2차전지 위주로 외국인 매수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조정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12월 FOMC 전후 흔들릴 수 있으나 인플레이션 우려를 가격에 선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복력 높은 조정"이라며 "코스피는 중요 분기점인 2800선에 다시 근접하기보다 연말까지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