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커피·버거·콜라, 안오른 식음료가 없다…원료 인상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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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음식인 라면부터 버거, 콜라 등 주요 식료품 가격이 줄지어 인상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공급망 차질로 인한 원료값 인상과 물류비 인상 등이 겹치면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 4분기에만 버거, 콜라, 우유, 죽, 참치 등 각종 식음료 가격이 올랐다. 마트, 편의점에 공급되는 식음료 가공품부터 프랜차이즈 메뉴, 계란·원두 등 도미노처럼 가격인상이 이어진다.

하반기 가격인상의 신호탄은 유업계가 쐈다. 유업계는 지난 9월 서울우유를 시작으로 평균 4~5%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주력 제품인 흰 우유 1ℓ 가격을 대형마트 기준 2500원에서 2700원대로 인상했다. 서울우유 측은 가격 인상과 관련해 2018년 이후 3년 만에 인상으로 그동안 누적된 부자재 가격, 물류비용, 생산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이후 동원F&B도 대표 제품인 대니쉬 더(THE) 건강한 우유 900㎖(2입)의 가격을 4480원에서 4780원으로 올렸다.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hy, 파스퇴르 등도 원유 가격 인상과 인건비, 원부자재, 물류비 등을 인상 요인으로 꼽았다.
코카콜라, 환타, 초록매실, 뽀로로…음료수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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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 가격도 올랐다.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코카콜라 음료의 환타와 스프라이트, 암바사, 파워에이드, 토레타 등 36종의 편의점 가격이 5.3%에서 최대 10% 올랐다.

환타 오렌지 캔 250㎖는 1200원에서 1300원으로 8.3%, 스프라이트캔 250㎖는 1400원에서 1500원으로 7.1% 올랐다. 파워에이드 마운틴캔 240㎖는 1000원에서 1100원으로 10%, 토레타페트 500㎖는 1800원에서 1900원으로 5.6% 인상됐다.


웅진식품 음료 29종도 가격이 올랐다. 하늘보리 1.5ℓ 제품은 가격이 2500원에서 2800원으로 12.0% 올랐고 아침햇살·초록매실 180㎖는 1200원에서 1300원으로 8.3% 각각 인상됐다.

팔도도 일부 음료가격을 평균 8.2% 인상했다. '뽀로로 페트(PET)' 7.7%, '비락식혜 캔'(238㎖) 10% 등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원당, 포장재 등 부원료와 인건비, 물류비와 같은 제반 비용이 상승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코카콜라도 식음료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내년 1월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 6종 가격이 최대 200원 오른다. 코카콜라(오리지널·제로) 250㎖는 1500원에서 1600원, 코카콜라 1.5ℓ는 3600원에서 3800원으로 200원 비싸진다.

코카콜라 가격 인상은 이미 미국 본사가 내년 가격 인상 가능성을 암시하면서 예고된 바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인건비, 물류비용 부담에 따라 필요할 경우 가격을 인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치킨 시켜 먹으려면 최소 2만원…햄버거도 또 오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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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버거 등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들의 가격 인상도 이어졌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교촌치킨은 지난달 22일부터 제품 권장 가격을 평균 8.1% 올렸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14년 일부 부분육 인상 이후 7년 만이다. 대표메뉴인 교촌 오리지날이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인상됐다.

bhc도 8년 만에 치킨값을 최대 2000원 올렸다. 주요 제품인 '해바라기 후라이드'가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뿌링클 콤보는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올랐다. 치킨업계는 인건비 상승, 배달앱 수수료 부담, 원부자재 인상 등을 인상 요인으로 설명했다. bhc그룹으로 인수된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도 전 메뉴 가격을 평균 6.2% 인상한 바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올해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올해 초에 이어 지난 1일부터 제품 판매가격이 평균 4.1% 인상됐다. 대표 메뉴인 불고기버거 단품은 3900원에서 4100원, 세트 메뉴는 5900원에서 6200원으로 조정됐다.

노브랜드버거도 론칭 3년 만에 처음으로 판매가격을 인상한다. 오는 28일부터 그릴드 불고기 세트 가격이 3900원에서 4200원으로 인상하는 등 평균 2.8% 올랐다. 관계자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과 최근 급등한 원재료비, 물류비, 배달료 등 제반 비용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라면·참치·빵 공산품부터 계란·원두까지…밥상물가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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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서민식품인 라면은 지난 8월 가격인상이 단행됐다. 오뚜기는 10여년만에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1.9% 올렸고 농심도 4년8개월 만에 신라면 등 6.8% 인상했다. 삼양식품은 4년4개월 만에 6.9%, 팔도는 7.8% 인상했다.

참치캔과 포장죽의 가격도 올랐다. 동원F&B는 참치캔 제품 22종 가격을 평균 6.4% 올렸고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양반죽 12개 상품의 판매가도 16% 가까이 인상됐다.

SPC삼립은 소규모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되는 양산빵 가격을 내년 1월1일부터 평균 8.2% 인상한다. 지난 3월에도 대표 상품인 '정통크림빵'을 11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하는 등 96개 제품의 가격을 올린 바 있다.

달걀, 원두 등 식재료 가격들도 인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계란 특란 30알의 평균 가격은 지난 16일 기준 6401원으로 일주일 전에 비해 200원 가량 올랐다. 전년 동기 평균가인 5585원과 비교하면 816원 비싸졌다. 이는 최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발병이 이어진 결과다.

원두도 세계 최대 생산지인 브라질 지역의 한파, 가뭄 등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줄어들고 코로나19로 인해 물류 이동이 막히면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원두가격 기준이 되는 커피 선물가격은 지난 16일 기준 파운드당 237.73센트로 연초 대비 88% 이상 올랐다.

그 밖에도 소주, 맥주, 막걸리 등 주류와 박카스, 식초, 초콜릿 등의 가격도 올해 모두 인상됐다. 3분기 기준 한국 밥상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인상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네 번째로 높다.

식음료 제품들의 가격 인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음료 제조에 쓰이는 원당부터 과자, 빵, 라면 등에 들어가는 팜유와 곡물, 밀 가격 모두 올랐다"며 "게다가 제품 포장에 쓰이는 페트, 알루미늄의 가격도 전년 대비 40% 이상 올랐고 물류비, 인건비까지 올라 인상하지 않고 버티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