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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더니 배신"…금융위가 잘 봐줬던 빅테크에 칼 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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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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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18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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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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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대형IT기업)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기조가 바뀌었다. 소비자 편익 증대라는 긍정적 측면에서만 빅테크를 바라봤던 금융위가 빅테크의 우월적 지위를 활용한 영업행위를 규제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다. 금융위는 '금융복합기업집단법'을 통해 빅테크에 대한 기관규제도 만지작 거린다.별도의 업권법을 만들어 관리감독하는 수준까지 갈지 관심사다.

그동안 빅테크를 특별대우했던 금융위가 달라진 건 고승범 금융위원장의 지난 15일 빅테크 CEO(최고경영자) 등과의 간담회에서 한 발언에서 읽을 수 있다. 금융 플랫폼의 활성화를 추진하되, 이 과정에서 빅테크 등이 데이터를 독점하거나 자신의 입맛에 맞는 금융상품만 편향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영업행위 규제로 차단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빅테크 금융플랫폼들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영업행위를 그냥 보고 있지 않겠다는 뜻이다.

금융위는 '금융복합기업집단법'을 통해 빅테크에 대한 기관규제도 고려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입장도 내놓았다. 이동훈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지난 16일 금융연구원 주최 '빅테크 금융 진출의 리스크 요인 점검 토론회'에서 "빅테크의 금융 부문과 비금융 부문이 연관 관계가 생기고, 잠재적 리스크가 쌓여 일정 규모가 된다면 그걸 들여다 볼 법제가 마련돼 있다"고 했다. 그 구체적 수단이 '금융복합기업집단법'이다. 빅테크를 대하는 금융위의 태도가 180도 선회한 셈이다.

사실 금융위는 금융혁신을 촉진하고, 소비자 편익을 높이기 위해 빅테크 플랫폼의 금융 진출을 유도한다는 명분으로 빅테크를 우대했다.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심지어 금융위 내부에서도 기존 금융사와 마찬가지로 빅테크에 대한 기관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제기됐지만 고 위원장 취임 전까지 번번이 묵살했다. 금융혁신의 발목을 잡는 '몽니'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금융위가 속도조절에 나선 건 당초 정책 취지와 반대로 금융산업 곳곳에서 빅테크만 특혜를 보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해져서다. '메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빅테크들이 애초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어긴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이를 두고 금융위 국장급 간부는 "배신"이라고 했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통제할 수 없는(uncontrollable) 수준이 됐다"고도 했다. 임계치를 넘으면 '건드릴 수 없는(untouchable) 수준'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빅테크에 과도한 특혜를 준 정책적 오류를 바로 잡으려 하는 배경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빅테크에 다소 치우쳤던 정책 기조가 고 위원장 취임 이후 확실히 변한 것은 맞다"며 "금융플랫폼 활성화라는 큰 방향은 유지하면서도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 아래 중립적인 시각에서 혁신금융 관련 실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금융위가 예로든 '금융복합기업집단법'으로는 빅테크를 제대로 관리감독할 수 없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 법은 집단 내 위험전이와 동반부실 등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빅테크의 지배구조 안정성 등까지 들여다보는데 한계가 있다. 금융당국이나 한국은행 등에서는 "빅테크 규제를 행위중심이 아니라 기관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바젤위원회 권고 취지를 감안하면 빅테크 자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위한 별도 업권법을 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제기한다.

특히 한은은 빅테크의 선불충전금에 대한 더 강력한 소비자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국회에 제출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는 선불충전금 외부 예치 의무화가 들어가 있지만 여기에 더해 예치금 관리기관 부실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FDIC(연방예금보험공사)는 선불충전금 예치 금융회사 파산 시 선불충전금 이용자에 대한 보증금 지급 제도를 마련해두고 있다.

빅테크의 수수료가 적정한지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당국자는 "금융플랫폼의 시장지배력 확대는 피할 수 없고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진 금융사의 협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대형은행에 비해 영업력이 떨어지는 지방은행이나 저축은행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빅테크에 제공하는 광고비, 수수료 등이 올라가면 그 비용이 고스란히 소비자들에 전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빅테크 수수료에 대한 선제적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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