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 이끌게된 이찬희 "독립성 갖고 주위와 소통하겠다"

이찬희 법무법인 율촌 고문변호사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찬희 법무법인 율촌 고문변호사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2기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이 변호사는 독립성을 잃지 않고 주위와 항상 소통하는 방식으로 삼성의 준법문화 정착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3일 준법위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이날 삼성전자 (75,500원 ▼600 -0.79%), 삼성물산 (150,400원 ▲3,000 +2.04%), 삼성 SDI, 삼성전기 (143,200원 ▼1,700 -1.17%), 삼성 SDS, 삼성생명 (86,100원 ▲1,900 +2.26%), 삼성화재 (308,000원 ▲7,500 +2.50%) 등 7개 삼성 계열사 이사회 의결을 거쳐 준법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준법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준법위원장은 준법위와 협약을 맺은 7개 계열사 이사회를 거쳐 임명한다.


이 변호사 임기는 내년 2월부터 2년 간이다. 같은달 정기회의부터 공식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위원장 선임에 따라 위원 구성도 일부 바뀔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준법위 위원은 김지형 위원장을 비롯해 원숙연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봉욱 변호사, 성인희 삼성사회공헌업무총 등 5명이다.

이 변호사는 이날 준법위를 통해 "준법감시위원회의 취지와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 "공익적 차원에서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위원장직을 수락했다"며 선임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객관성과 독립성을 잃지 않고 주위와 항상 소통하겠다"며 "2기 위원회가 안정적으로 운영돼 삼성의 준법문화 정착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용문고와 연세대 법대를 졸업한 뒤 2001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줄곧 변호사로 활동해오다가 2017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맡았다. 이후 곧바로 2019년 대한변호사협회장으로 활동하며 주목 받았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법조계 최대 규모 단체다. 전국 3만명 변호사가 가입해 있다.

이 변호사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주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지내던 때에는 공익성과 리더십을 충분히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관기관인 검찰·법원과도 어느 때보다 스킨십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2월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열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뉴스1

준법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요구와 삼성 내부에서 제기된 준법감시 수요가 결합해 만들어진 외부 독립 기구다. 지난해 2월 공식 출범했다. 협약을 맺은 삼성 주요 7개 계열사의 준법 감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준법위는 출범 직후부터 삼성 내부를 파고들며 굵직한 변화를 뒷받침해 왔다. 준법위 감시와 통제가 삼성 계열사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삼성도 제도와 문화를 바꿔나가려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는 게 재계 안팎의 평가다. 지난해 5월 준법위 권고에 따라 이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 무노조 경영 철폐와 4세 경영 승계 포기 등을 약속했던 일이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이 변호사가 이끌 2기 준법위는 새롭게 활동 범위를 넓히기보다는 가꾸어진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이후로 검토하고 있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이 대표적이다. 준법위는 지난 9월 발간한 연간 보고서를 통해 삼성 지배구조 개편 과제를 후속 과제로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