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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61세 소녀시인의 일기 "왜 몰랐을까, 그때 그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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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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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2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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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61세 소녀시인의 일기 "왜 몰랐을까, 그때 그말"
"왜 몰랐을까 네가 꽃이고 꽃이 너인데…당신이 한 그때 그말 이제야 알았네"

올해로 61세, 환갑을 맞은 소녀 시인의 담담한 일기다. 2008년 문예운동으로 등단한 권희선 시인이 내놓은 첫 시집 '오페라 분수' 얘기다. 책에 담긴 70여편의 시 속에는 소박한 한 여성의 삶이 담겨있다. 담담한 목소리로 외로움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간결한 문체로 설득한다.

누군가의 딸이자 부인, 두 아들의 어머니로 살아온 권 시인은 시를 통해 진심을 툭툭 내뱉는다. 시인 이근배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은 서문에서 권 시인에 대해 "범람하는 시의 탁류를 벗어나 깊은 산속에서 솟아나는 차고 맑은 샘물"이라며 "세계가 바이러스의 습격을 받아 몸살을 앓고 있는데 마치 무지개 같은 꿈을 좇는 소녀처럼 지고지순한 정서에 생각을 담아내고 있다"고 평한다.

시집은 주제에 따라 △하얀마음 △인연의 끈 △따스한 손 △그리워하며 등 4부로 나뉘어있다. 서로 다른 주제로 나뉘었지만 결국 사람에 대한 얘기다. 인연을 맺고 헤어지는 자세에 대해 말한다. 묵묵히 기다리는 방법에 대해서도 풀어낸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 켠에 자리잡은 깊은 그리움과 미련을 털어놓는다. 권 시인은 "사람의 소중함과 향기, 외로움을 공감하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담백하고 서정적인 시어는 독자에게 오히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권 시인은 주변을 돌아보며 천천히 살아가기를 권하고 있다. 만남에 대한 소중함이 느껴지는 시 '인연'은 단 5행으로 구성됐다.인연에선 '속삭임에 끌려/손을 잡았다/너를 본다/많은 꿈 중 하나를 이루었다/너를 만났다'고 적었다.

시집에는 권 시인의 스승 고(故) 황금찬 시인을 향한 존경심도 담겼다. 현대 문학계 원로로 손꼽히는 황 시인은 100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기 전까지 8000여편의 시를 남겼다. 그는 후배들에게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추천되기도 했다. 제자 권 시인은 스승을 기리는 시 '하늘구름'에서 "가슴에 묻어두고 그리울 때마다 꺼내 하늘과 얘기하고 싶다"고 남겼다.

◇오페라분수/저자 권희선/메이킹북스/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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