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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AI 쓴다면 전기료 감당 안될 것…지금부터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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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조성훈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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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27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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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

전성배 IITP 원장 인터뷰(머투초대석)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전성배 IITP 원장 인터뷰(머투초대석)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2016년 알파고가 바둑 한판을 둘 때 소모한 전력은 일반 가정집 100가구가 하루에 쓰는 전력사용량과 비슷하다. 집집마다 모두가 인공지능(AI)을 쓰게 된다고 생각해보라. 지금 같은 구조로는 전기 수요를 감당할 수가 없을 것이다."

지난 24일 만난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은 '디지털 대전환'으로 일상 곳곳에 AI와 슈퍼컴퓨터가 적용된다면 정보통신기술(ICT)이 '전기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지금부터 저전력 처리 기술과 AI 기반 에너지 최적화 등 탄소중립 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원장은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조류로 인해 내년부터는 ICT분야를 넘어 일반 산업계로 '디지털 대전환'이 이뤄지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디지털 대전환은 단순한 기술의 진보가 아닌, 산업과 사회 그 자체를 변화시키는 대전환의 시작"이라며 "ICT 분야에서의 R&D는 혁신을 이끌고 갈 엔진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ITP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의 ICT 기획과 평가 등을 담당하는 R&D 전문기관이다. 매년 1조4000억 원 이상의 연구개발 예산을 집행하고 연구·사업 현장에서 필요한 기반을 만들며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다음은 전 원장과의 일문일답.

전성배 IITP 원장 인터뷰(머투초대석)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전성배 IITP 원장 인터뷰(머투초대석)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IITP 수장으로서 임기 1주년을 앞두고 계신다. 소회는.
▶원장 임기 3년중 3분의 1이 훌쩍 지나갔다. 지난 1년은 IITP가 전문성에 기반해 ICT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관리전문기관으로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R&D 기획·평가·관리 시스템 전반을 고도화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어느 정도 안착이 된 것 같다.

-첫 해 성과와 아쉬웠던 점을 자평한다면.
▶무엇보다 중요 사업들은 신규 예비타당성 조사를 모두 다 통과했다. 올해부터 추진한 6G, 자율주행, 블록체인 분야 기술개발 사업을 포함해 AI 반도체, 차세대 AI, 스마트 제조 등의 추진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예산 구조가 확보된 만큼, 관계 부처와 협업 기반여건도 갖춰졌다. 올해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연구 현장과 대면 소통이 생각만큼 많지 않은 것은 아쉽다. IITP에 와서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니 이전에 간담회 등을 통해 전해듣는 것보다 확실히 귀에 꽂힌다. 현장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머릿 속에 각인되는 느낌이다. 핵심 영역이 아니어서 주목을 덜 받는 분야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챙기려 한다.

-내년 ICT 키워드를 꼽자면.
▶디지털 대전환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생긴 비대면 수요를 기회로 내년을 디지털 대전환의 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특히 이제는 '전략 산업'이 아닌 '전략 기술'의 시대다. 기술 패권에 대응해야 하는 때가 왔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그 중 반도체나 5G 등 몇 가지는 앞서 있다. 그에 비해 조금 약한 것은 양자기술,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다. 5년 내로 우리가 약한 부분을 끌어올려서 전략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결국 기술 패권에 대응하는 가장 쉽고 직접적인 방법은 R&D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화두와 ICT의 핵심 역할은 어떻게 변할까.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모든 시스템에 AI가 들어와 있고, 집안 곳곳에서 AI를 쓴다고 생각해보라. 어마어마한 컴퓨팅 파워와 전기가 필요할 것이다.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인터넷데이터센터(IDC)도 늘어나고 소형 엣지컴퓨팅 하나하나가 전기를 소모하기 시작하면 지금의 구조로 감당할 수 없다. AI 칩셋 같은 엄청난 컴퓨팅 능력이 있으면서도 소비 전력은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지능형 반도체나 전력 저감형 칩셋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디지털 대전환이 됐을 때 스토리지, 칩셋, 단말 등 모든 영역에서 전력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ICT 자체가 '전기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 다만 ICT가 탄소배출 감축에 도움을 주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비대면으로 물리적인 이동이 줄어들어 탄소 발자국이 줄어들고,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AI 기반으로 최적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을 위해 ICT 기술이 기여를 해서 순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데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뉴스페이스 시대 개막 등 우주산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할 분야는.
▶우주산업에서도 ICT 영역이 매우 중요하다. 아폴로13호를 우주로 보낼 때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선과 동일한 환경을 구축해 모든 상황을 시험하고 최적의 결과를 제공했다. 가상공간에 현실 세계를 똑같이 구현해서 다양한 모의시험을 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을 통해 시행착오를 막은 것이다. 디지털 트윈과 같은 ICT 기술들은 우주개발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아울러 인공위성을 활용한 우주 인터넷도 우리에게 필수과제다. 6G 시대로 가면 지상 기지국만으로는 감당이 안된다. 지금 5G 28㎓ 기지국 설치에도 전파 특성상 도달거리가 짧아 어려운 점이 많다. 6G가 되면 하늘에 기지국 달고 뿌려주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전성배 IITP 원장 인터뷰(머투초대석)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전성배 IITP 원장 인터뷰(머투초대석)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한창 뜨고 있는 메타버스, NFT(대체불가토큰) 등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메타버스는 여러 기술이 합쳐진 종합 기술이다. 예전부터 메타버스는 있었지만 이전에 비해 5G 네트워크, 디바이스, 안정성 확보 장치가 발달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핵심적 기술은 메타버스가 가상세계가 아니고 '현실세계2'가 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면 된다. 그러려면 우리가 사는 세계처럼 일상이 심리스(Seamless)하게 구분없이 이뤄져야 한다. 내가 현실세계에서 했던 걸 메타버스에서 옮겨서 제약 없이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중요한 게 안전, 보안, 신뢰다. 메타버스에서 만난 사람이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니고 사칭을 한 거라면 어떻게 할 건가. 나아가 제도적·윤리적·계약적·법률적 문제가 메타버스에서도 생길 거고 이 특이사항들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가 갖춰지면 메타버스 시대가 올 것 같다.

-학계에서는 우리나라가 R&D가 너무 안정지향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실패 확률이 높은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기피하다보니 혁신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학계와 정부 관리자가 얘기하는 것의 온도차는 분명히 있다. 당연히 연구자들에게 자율성을 줘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이건 사회의 신뢰도 수준에 달린 문제다. 연구자를 전적으로 믿었을 때 책임 담보가 되어야한다. 결국 모든 과제를 그렇게 실패 확률이 높은 도전적인 과제로 꾸릴 순 없다는 얘기다. 전체 R&D의 포트폴리오를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정책적으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고정해놓고, 성공확률이 높은 안정적 영역과 고위험 도전 영역을 유연하게 정하는 게 필요하다. 아울러 고위험 도전형 연구를 지원할 때는 그에 대한 책임이나 감사, 관리를 위해선 다른 잣대를 대야 한다. 실패 여부가 아니라 성실 여부가 중요하다.

-산업계 전반에 우수한 소프트웨어 인재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법은.
▶소프트웨어, AI 분야 인력난은 이제 시작이다. 지금의 수요 부족은 ICT 기업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디지털 대전환이 일어나 제조나 농업 등 비ICT 기업에서도 이 같은 인력이 필요해지면 그 때는 지금 정도의 위기가 아닐 것이다. 인력을 어떻게든 많이 양성해야 하는데 우선 정규과정에서의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이나 AI 대학원, 메타버스 대학원도 새로 시작한다. 기업도 직접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키우도록 세제지원이나 교과과정 지원 등 혜택을 제공하려 한다. 기업이 인력양성 과제까지 안고 가면 경쟁와중에 크나큰 비용 구조를 떠안게 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기업도 정말 긴요한 인력수요가 있어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안될 때가 왔다. 인력양성은 기업의 ESG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평소 국가 디지털 거버넌스의 혁신을 강조해 오셨다. 관련해 구상이 있다면.
▶ICT 안의 중요한 키워드들을 어떤 형태로든 통합하고 온전하게 묶어서 거버넌스 안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 각각의 칸막이 속에서 수평적으로 연계해서 협력하는 것은 매우 발전된 조직 거버넌스 구조가 있지 않으면 어렵다. 컨트롤 타워 안에서 하나로 묶여 있는 구조로 해결하는 게 방법이다. 그게 되지 않으면 디지털 전체 역량이 분산돼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앞으로 오는 대전환 시대는 거버넌스 취약점이 훨씬 큰 위협요소로 작동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ICT는 이전에는 수단이었지만, 지금은 혁신을 이끌고 가는 엔진이다. 이를 통해 변화한 국가, 사회는 성장하고 그렇지 못하면 도태되는 기로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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