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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bye 2021 l 가요계엔 무슨 일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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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대(대중음악 평론가) iz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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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2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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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뮤직
2020년대의 두 번째 해도 곧 저문다. 가요계에선 올해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누구는 웃었고 누구는 눈물을 훔쳤으며 어떤 이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슴에 자부심을 심어주었다. 모두가 우울하고 힘든 팬데믹 상황에서 '음악의 힘'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됐다. 다사다난했던 2021년 가요계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일 여섯 가지를 살펴본다. . 모쪼록 임인년 가요계엔 나쁜 일보다 좋은 일들이 더 많길 기대하며.


# 빌보드 핫100 1위 스스로 '바통 터치'한 BTS


얼마 전 BTS가 '또' 빌보드 싱글 차트(10월 9일 자) 1위에 올랐다. 이번엔 콜드플레이와 함께 한 'My Universe'(마이 유니버스)였다. 이로써 BTS는 지난해 8월에 내놓은 'Dynamite'(다이너마이트)를 포함해 조시 685, 제이슨 데룰로와 협업한 'Savage Love(새비지 러브 리믹스)', 미니 앨범 'BE'의 타이틀 트랙 'Life Goes On(라이프 고즈 온)', 디지털 싱글 'Butter(버터)'와 'Permission To Dance(퍼미션 투 댄스)'까지 여섯 곡을 해당 차트 정상에 올린 보이 밴드가 됐다. 미국 진출 1년 1개월 여만의 성과다.


그중 'Permission To Dance'는 7주 연속 차트 1위 자릴 지켰던 'Butter'를 밀어내고 정상에 올랐는데, 같은 아티스트의 신곡이 기존 곡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건 드레이크 이후 3년 만의 일인 데다 BTS를 포함해 빌보드 역사에서 단 14팀(비틀스, 보이즈 투 멘, 퍼프 대디, 자 룰, 넬리, 아웃캐스트, 어셔, 티아이, 블랙 아이드 피스, 테일러 스위프트, 위켄드, 저스틴 비버, 드레이크)만이 달성한 것이어서 따로 주목할 만했다. 게다가 빌보드 싱글 차트에 발표 즉시 1위로 데뷔해('Butter') 7주 이상 그 자리를 지키다 자신(들)의 다른 곡으로 다시 1위에 오른 뮤지션은 BTS 외 퍼프 대디와 드레이크뿐이라 기록은 더 값졌다.


BTS가 이룬 그 모든 '최초'의 기록들과 인기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충성스럽고 헌신적인 팬덤"으로 일컫는 아미(Army) 덕분이다. 언젠가 B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슈가도 인정했듯 그들의 미래는 아미의 기반이 된 "소셜 미디어가 없었다면 그토록 성공적이진 못했을 것이다." 더불어 새로우면서 고전적인 '뉴트로' 스타일의 음악, 거의가 사랑 노래였던 기존 케이팝 성향과 달리 사회 문제(왕따, 엘리트주의)와 개인 문제(자존감, 멘털 건강 등)를 적극 다룬 점, 길게는 하루 15시간까지 연습했다는 "능청스러운 춤"과 "극도로 인상적인 뮤직비디오", 그리고 일관되게 친근하고 겸손한 모습도 오늘의 BTS를 있게 한 요소들이다.


블랙핑크,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7000만 구독자' 유튜브 역사를 다시 쓴 블랙 핑크


글로벌 걸밴드 블랙핑크도 일을 냈다. 그들의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마침내 7000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12월 27일 현재 7천80만 명 이상.) 이는 리사의 첫 솔로작 '라리사(LALISA)'와 더불어 500만 명이 늘어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새 노래를 낼 때마다 수 백만 구독자를 꾸준히 불러들여온 결과다. 지난 2016년 6월 28일 채널 개설 후 5년 6개월 만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세계인들을 블랙핑크에 열광하게 만드는 걸까. 그건 박성제 교수(중앙대학교 무용학과)의 말대로 "보이그룹보다 상대적으로 덜 격렬하고 따라 하기 좋"은 춤 때문일 수도 있고, 샤넬의 브랜드 홍보 대사인 제니가 대표하듯 멤버 모두가 "스타일에 대한 타고난 이해"력을 가진 패셔니스타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물론 제니가 '보그 코리아'에 말한 내용 즉 "특정 멤버가 춤을 더 추거나 한 명이 노래를 더 불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블랙핑크의 하모니는 각자의 에너지가 있기에 완성되었다고 본다"는 것에서 감지되는 팀워크가 이들의 성공 비결일지도 모른다.


'보그'가 블랙핑크 팬들과 인터뷰를 통해 분석한 것에 따르면 "공연하는 방식, 상징적인 노래와 안무, 우정, 옷을 입는 방식" 등에서 블랙핑크는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차원"이었고 저들의 매력과 카리스마는 "케이팝 걸그룹이 갖춰야 할 순수한 재능과 에너지를 시각화한 것"이었다. 또한 감성적인 곡과 자신감을 북돋워주는 노래들의 공존 및 슬픔을 날려버리는 노래의 보편성, 빌보드의 에디터 놀런 피니가 말했듯 "가사 전반에 영어가 깔려있고 심지어 '뚜두뚜두' 같은 곡에선 아예 언어 장벽을 허물어 세상 누구라도 곡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점 역시 블랙핑크가 '7000만 구독자'를 불러 모을 수 있었던 강력한 이유로 들 수 있겠다.


정재일, 사진=본인 제공
정재일, 사진=본인 제공


#'오징어 게임' 정재일, HMMA 수상


2021년 '한류 음악'의 저력은 '오징어 게임'의 정재일이 '할리우드 뮤직 인 미디어 어워즈(HMMA)' TV쇼/드라마 부문을 수상하면서도 증명됐다. 방영 후 46일 동안 전 세계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한 이 희대의 시리즈는 부당하게 억눌린 약자들의 역사를 기억하고 그들의 아픔과 슬픔을 보듬는 음악을 지향해온 정재일의 개성 넘치는 스코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설득해냈다. HMMA 한국인 수상은 정재일이 처음이다.


올해로 12회째 열린 HMMA는 영상음악산업 아티스트들을 위한 시상식으로, 세계 모든 영상 매체 속 음악을 대상으로 한다. 정재일은 2년 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스코어로도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까진 이어지진 못했는데 올해 마침내 자신의 실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정재일의 '오징어 게임' 사운드트랙과 경쟁한 작품들에는 같은 넷플릭스의 '홀스턴'과 '조용한 희망', 디즈니 플러스의 '로키'와 '완다비전', 애플TV의 '피지컬'과 '테드 래소' 등이 포함됐다.


통상 HMMA 수상자는 곧 열릴 '골든글로브'와 '오스카', '에미상'에도 노미네이트 되는 일이 흔해 '오징어 게임'과 정재일의 팬들은 다른 글로벌 수상 소식을 기대해봐도 좋겠다.


여자친구, 사진제공=쏘스뮤직
여자친구, 사진제공=쏘스뮤직


#여자친구와 러블리즈, '마의 7년' 못 넘기고 해체


'마의 7년'이란 말이 있다. 많은 아이돌 그룹들(특히 걸그룹들)이 7년을 못 넘기고 무너지는 징크스를 뜻한다.


이 징크스는 공정거래위원회가 2009년에 제정한 '연예인 표준약관에 따른 전속계약용 표준계약서'대로 최대 7년간 연예기획사와 아이돌 그룹이 계약하는 것에서 비롯됐다. 그러니까 연예인(대중문화예술인)의 권익을 보호하고 불공정한 계약 체결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전속계약 유효기간을 7년으로 단축, 제한하자는 따뜻한 취지에서 마련된 제도가 되레 아이돌 그룹들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미쓰에이, 포미닛, 갓세븐, 레인보우, 씨스타, 써니힐이 모두 그렇게 씬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2021년. 소속사와 전속계약 기간 만료를 알린 또 다른 걸그룹 두 팀이 있다. 바로 러블리즈와 여자친구다. 러블리즈는 지난해 9월에 낸 일곱 번째 미니 앨범 'Unforgettable' 이후 1년 2개월 공백기를 갖다 지난 11월 16일 전속계약 만료로 끝내 팀 해체를 맞았다. 여자친구 역시 지난 5월 22일을 끝으로 소속사였던 쏘스뮤직과 계약을 마무리하고 3집 '回:Walpurgis Night'(회:발푸르기스의 밤)'을 자신들의 마지막 앨범으로 남겼다. 러블리즈는 데뷔 7년째에, 여자친구는 데뷔 7년차를 앞두고 흩어진 셈이다.


그런데 두 팀의 해체 과정에선 약간의 온도차가 있었다. "오랜 기간 심도 있는 논의와 숙고를 거쳐 러블리즈 멤버 7인은 새로운 자리에서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기로 결정했으며, 당사는 멤버들의 뜻을 존중하고 응원하기로 했다"고 밝힌 울림엔터테인먼트와 러블리즈는 비교적 평화롭게 헤어진 반면, 여자친구 경우는 조금 급작스럽게 해체 소식을 알려 팬들을 당황케 했다. 즉 쏘스뮤직 측이 "여자친구와 당사는 오랜 고민과 심도 있는 논의 끝에 각자의 길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 드리기로 뜻을 모았다"는 공식 발표를 팀이 와해되기 불과 나흘 전에 버디(BUDDY, 여자친구 팬)들에게 전한 것이다. 이는 쏘스뮤직이 법률상 적법한 일을 도덕적으로 안이하게 대처해 괜한 분란을 일으킨 사례로 남게 됐다.


그렇게 2022년 공식 데뷔할 비비지(VIVIZ)로 새 출발 하는 은하, 신비, 엄지를 제외한 여자친구 멤버들은 결국 각자 길을 걷게 됐다. 예린과 소원은 각각 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배우 송강호 소속)와 아이오케이 컴퍼니(배우 고현정, 조인성 소속)에서 배우로 활동할 예정이고, 유주는 강다니엘이 설립한 커넥트 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고 솔로 가수로 나선다.


손편지로 러블리너스(러블리즈 팬)들에게 각자 인사를 전한 러블리즈 멤버들은 베이비소울(이수정)을 제외한 멤버 전원이 울림엔터테인먼트를 떠나게 됐는데 "그동안 너무 많이 힘들었을 텐데 꿋꿋이 잘 버텨준 우리 러블리즈. 너무 사랑해. 우린 영원히 하나야"라고 쓴 미주의 글에선 재계약 건과는 별개의 멤버들간 우정이 느껴지기도 해 훈훈하다. 알려진 바로는 유지애와 YG케이플러스가 이미 접촉을 했고 서지수는 미스틱스토리와 미래 계획을 위한 미팅을 했다. 류수정과 정예인은 각각 플렉스엠(가수 이승철 소속), 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와 전속계약을 논의했으며 케이는 김준수가 소속된 팜트리 아일랜드와 계약을 조율 중이다. 이미주는 유재석이 속한 안테나뮤직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브레이브걸스, 사진제공=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브레이브걸스, 사진제공=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상반기 강타한 차트 역주행 곡들


상반기 가요계 트렌드는 단연 음원 차트 '역주행'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작곡가 겸 프로듀서 용감한 형제가 2011년에 기획한 브레이브걸스의 '롤린(Rollin')'이 있었다. 공중파보다 국군방송에서 더 인기가 있었다는 '롤린'은 한 유튜브 채널에서 올린 "'롤린' 댓글 모음 영상"이 큰 관심을 얻어 예비역과 현역 군인들 마음 속 잠자던 추억을 뒤흔들었다. 데뷔 10년차임에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던 브레이브걸스는 이 천금 같은 '밀보드'(밀리터리+빌보드) 발 역주행으로 해체 위기를 돌파, 지난 6월에 발표한 새 싱글 '치맛바람'까지 히트 시키며 그간 이 악물고 버텨온 보람을 늦게나마 만끽했다.


역주행의 주인공엔 아이유도 포함됐다. 아이유는 자신의 첫 자작곡이자 차승원, 공효진이 주연한 2011년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도 삽입됐던 '내 손을 잡아'의 라이브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회자되며 예기치 못한 차트 재진입이라는 짜릿함을 맛봤다. 해당 영상은 지난 2019년에 열린 'LOVE, POEM' 투어 콘서트 중 일부로, 아이유는 "이 노래와 뒤늦게 사랑에 빠지신 많은 분들을 위해 라이브 영상을 드립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해당 영상의 고화질 버전을 직접 풀어 3600 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유도, 음원 역주행까지 이어지게 했다.


차트 역주행은 공중파 TV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실현됐다. 주인공은 2014년 러블리즈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걸그룹 라붐과 '소몰이 창법'으로 2000년대 중반을 압도한 보컬 그룹 SG워너비. 두 팀은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통해 과거 곡들을 현재 음원 차트로 초대했는데, 라붐은 2016년 곡 '상상더하기'를 2021년 차트 상위권에 랭크 시켰고 김진호, 김용준, 이석훈까지 멤버 셋이 모두 출연한 SG워너비는 2000년대 초 발라드 열풍을 재현한 프로젝트 'MSG워너비'에 힘입어 차트를 힘차게 거슬러 올라갔다.


2021년의 음원 차트 역주행 현상은 지난 수 년간 뚜렷이 이어져온 레트로(복고) 유행과 팬데믹으로 위축된 신곡 오프라인 활동(쇼케이스, 콘서트, 팬사인회 등), 그리고 무엇보다 깊고 다양해진 영상 플랫폼이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영상 매체의 위력은 그 어느때보다 강력해져 크레용팝의 '빠빠빠', EXID의 '위아래', 비의 '깡',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 등이 그랬듯 앞으로도 음원 차트 역주행 현상에 결정적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윌,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케이윌,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 팬데믹 장기화, 위로하는 노래들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세계를 마비시킨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음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간간이 나왔다. 싱글 '12월 그날'을 발표한 케이윌은 "지금은(팬데믹으로) 떨어져 있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린다"는 마음을 담아 팬들과의 재회를 빌었다.


고 김광석이 부른 것으로 잘 알려진 '이등병의 편지'를 쓴 싱어송라이터 김현성의 곡 '당신 덕분에'는 코로나 팬데믹 최일선에 있는 의료진과 공무원, 그리고 국민 모두를 위로하기 위해 태어났다. 처가가 있는 경기도 여주시의 테마곡 '꿈꾸는 여주'를 작곡한 김현성은 '당신 덕분에' 역시 같은 시에 기증, 가수 새실과 여주여자중학교 합창단이 이 노래를 함께 부르도록 했다.


가수 구슬이의 '어제 오늘 내일 매일' 역시 자존감이 떨어진 나를 늘 같은 자리에서 응원해주는 사람에게 보내는 감사임과 동시에 코로나19로 "삭막해진 마음에 희망을 심어주는" 노래였다. 프로듀싱팀 올웨이스 코알라(Always KOALA)와 미국 프로듀서 가이스트 웨이(Geist way)의 프로듀싱에 김종국의 '한 남자', BMK의 '꽃 피는 봄이 오면' 등의 노랫말을 쓴 작사가 조은희가 가세해 따뜻한 위로 곡 하나가 탄생했다.


인디 신에서도 위로의 목소리는 들려왔다. 밴드 9와 숫자들은 4년 전 기획한 작품 '토털리 블루'를 내고 "기획 당시에는 상상도 못 했던 코로나19라는 시대적 비극으로 인해, 9와 숫자들의 색으로 내세우자고 했던 블루가 모두의 색이 됐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들은 신작을 "희망을 찾기 위한 우울의 향연"이라고도 표현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여러 뮤지션들과 콜라보 한 미니 앨범 '이른 열대야'를 낸 인디 밴드 브로콜리너마저도 지난 7월 '어떻게든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를 발매, 코로나19로 "포기의 순간 속에서 멈춰버린 사람들"을 위한 음악을 들려주었다. 가치와 의미는 있되 부디 2022년은 이런 힘든 상황을 전제한 위로, 응원의 곡들이 덜 나오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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