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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30만원 벌어도 "가족 먹여야"…올 겨울이 유독 추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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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준 기자
  •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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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2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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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던 김모씨(60). 가게 사정이 어려워지자 김씨는 몇해 전 고민 끝에 가게를 접고 목욕탕 청소일을 선택했다. 몸을 써야하는 일이라 퇴근을 하면 온 몸이 쑤시고, '이런 일도 내가 하게 됐구나' 하는 생각에 힘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벌이가 나쁘지 않아 버틸만했다.

코로나19(COVID-19)가 터진 뒤 사정은 달라졌다. 김씨가 근무하던 목욕탕에선 손님이 많은 날엔 김씨가 나가 청소를 하고, 손님이 없는 날엔 목욕탕 업주가 청소를 하는 식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목욕탕 손님이 줄며 일이 아예 없어졌다.

김씨는 "평소에는 거의 놀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그러다 일을 했던 목욕탕에서 연락이 오면 가서 청소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전 목욕탕 두 곳에 나가 일을 한 김씨는 한 곳당 약 100만~120만원 정도를 받아 한 달에 250만원을 벌기도 했다. 현재 김씨의 월 수입은 50만~60만원 정도로 5분의1로 줄었다. 김씨는 "나이는 들고, 환경도 이렇다보니 우울증이 오는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일자리 마저 빼앗아간 코로나19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인근의 인력시장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뉴스1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인근의 인력시장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뉴스1

코로나19 발생 이후 일용직 근로자, 파출부, 식당 종업원 등 단기 일자리가 줄며 단기 일자리로 생계를 유지하던 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김씨는 "내가 일했던 목욕탕의 동료들도 대부분 임시직으로 근무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사무실 청소 등을 했던 사람들은 그나마 일자리를 잃지 않은 편이고 그 밖의 일용직으로 사는 사람들의 사정은 전부 어려워졌다"고 했다.

일용직 근로자들의 어려움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조사'에 따르면 일용근로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만5000명 감소했다. 일용근로자는 근무 기간이 1개월 미만으로 주로 식당이나 건설 현장 등에서 종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경기도에서 식당 종업원으로 근무했던 A씨(64)는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수입이 3분의1로 줄었다. 원래 식당 세 곳에서 일감이 있을 때마다 도우며 벌이를 이어갔는데, 식당들 사정이 어려워지며 더 이상 일손을 구하지 않아서다.

A씨는 "위드코로나 전에 한창 거리두기를 강화했을 때는 한 달에 30만원도 벌지 못한 적도 있었다"며 "관절염이 있어서 계단 등을 청소해야 하는 청소노동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자영업자·연극배우도 일용직…"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어"


현장에선 단순히 일용직 숫자가 줄어든 것뿐 아니라 회사 폐업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가게문을 닫은 자영업자들이 단기 일자리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안덕모 노무사는 "최근 회사가 폐업을 해 일자리를 잃은 케이스들이 있어 실업 문제로 상담을 한 경우가 있다"며 "그들 중 일부는 다른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일용직 플랫폼 일자리로 흘러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일거리가 없어 일용직이라도 찾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일자리 감소 체감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7월까지 식당을 하던 장모씨(48)는 코로나19로 장사를 접고 배달 일을 하기 시작했다. 장씨는 "대출금이 2000만원이 넘은 상황에서 고정비용 지출 등으로 매달 적자만 몇 백씩 나오니까 버틸 수 없었다"며 "가족은 먹여 살려야 되니 배달업으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장씨는 "주변에 나 같은 자영업자들 중에 폐업하고 단기 아르바이트로 버티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것도 40~50대들은 괜찮지만 나이 든 업주 분들은 체력 때문에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카페, 음식점 초단기 알바생도 20~30대를 구하는 경우가 많다.

연극배우인 김모씨(27)도 지난해 5월쯤부터 코로나19로 공연이 끊기며 일용직을 전전했다. 김씨는 "8개월 동안 건설 일용직을 하다 도저히 못하겠어서 식당에서 서빙 알바를 했고, 그러다 올해 초 고정 단역으로 드라마를 하나 찍은 뒤 광고회사 현장 스탭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 "코로나19가 노동 구조 양극화 앞당겨"


/삽화=김현정 디자인기자
/삽화=김현정 디자인기자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노동 구조의 양극화를 앞당기고 있다고 말한다. 이주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지역별로 고용조사를 해보면 제조업의 경우 정규직을 잘 뽑지 않고, 서비스 부문은 비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났다"며 "코로나가 노동시장 고요의 질 하락에 영향을 준 건 맞다"고 분석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코로나라는 재난 상황이 없었다면 사람들이 자기 사업을 하는 등 안정적인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겠지만 실제 하던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겐 코로나가 큰 타격을 줬고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생계형 자영업자들이나 근로자는 코로나로 타격을 입고 노동시장에 다시 뛰어든다 하더라도 닥치는 대로 일을 하는 등 질이 떨어지는 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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