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아버지 등산복→229만원 골프 패딩' 확 달라진 코오롱FnC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의 229만원 패딩 이미지/사진=코오롱몰

#코오롱FnC는 지난해 2월 '파괴적인 럭셔리'를 표방하는 미국 골프웨어 브랜드 G/FORE(지포어)를 공식수입해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2030세대가 대거 골프에 입문하면서 출시와 동시에 지포어의 인기는 폭발했다. 지포어 방풍니트 가격대는 80만~90만원, 골프 패딩의 가격대는 180만~220만원으로 국내에서 럭셔리 골프웨어로 통하던 타이틀리스트 가격대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겨울 제품의 경우 버버리와 몽클레르 등 명품에 근접할 정도로 비싸지만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포어는 한국 론칭 첫해 500억원 매출을 여유있게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세계강남점을 비롯한 국내 핵심 명품 백화점에서 10월 이후 지포어 매장 매출은 타이틀리스트와 PXG 등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고 전해진다. 론칭과 동시에 국내 골프 매니아들 사이에 '최고의 브랜드'로 등극한 것이다.

'부모님 브랜드', '60대 아버지 패딩'으로 유명했던 코오롱FnC가 지포어와 왁(WaaC)을 앞세워 파괴적인 럭셔리 콘셉트로 확 달라졌다. 환골탈태에 성공한 코오롱FnC는 2년 만에 매출 1조원대를 회복하며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괴적인 럭셔리, 지포어를 아십니까?"

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코오롱FnC는 2021년 회계연도 매출 1조원 회복에 성공했으며 큰 폭의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코오롱FnC는 지난 2019년 매출 9729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1조 클럽에서 퇴출된 바 있다. 지난해는 코로나19(COVID-19) 충격에 적자로 돌아섰지만 2021년 화려하게 부활하며 패션 빅6 매출 '1조 클럽' 에 재합류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코오롱은 코오롱스포츠로 기억되는 '질 좋은 등산복'의 대명사였다. 5060세대는 코오롱의 옷과 등산화를 즐겨 신었고 품질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가졌다. 하지만 MZ세대는 이제 코오롱을 럭셔리 골프웨어 지포어와 왁, 톡톡 튀는 캐주얼 브랜드 럭키슈에뜨로 인식하고 있다.

코오롱FnC의 골프웨어 브랜드 왁 이미지/사진=코오롱몰

2021년 '코로나 보복소비'로 코오롱FnC의 전 카테고리 매출이 늘었지만 그 중에서도 골프웨어는 눈부신 성장세를 보여줬다. 신규 론칭한 지포어와 활약에 더해 2016년 론칭한 왁(WaaC)이 2030세대를 공략하며 지난해 전년비 매출 200% 성장을 기록했다. 시의 적절하게 2020년 5월에 선보인 골프 전문 플랫폼 'THE CART GOLF(더 카트 골프)'는 온라인 골프 편집숍으로 성장해 지난해 누적 회원수와 월평균 거래액이 2020년 대비 10배 급성장했다.

60대 아버지 등산복→2030 불티나는 코오롱 '안타티카'로

코오롱FnC를 대표하는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도 2019년 리브랜딩을 진행하며 확 젊어졌다. 2030세대의 등산, 캠핑 입문으로 아웃도어 초심자를 위한 등산복, 캠핑용품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 2021년 겨울에는 코오롱스포츠의 대표 패딩 안타티카가 80~120만원대 이르는 가격에도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그밖에 시리즈, 커스텀멜로우, 헨리코튼, 럭키슈에뜨, 쿠론, 슈콤마보니 등 출시 10년 전후의 브랜드들도 10~20%대 매출 신장을 보이며 매출 1조 회복에 힘을 더했다.

코오롱FnC는 MZ세대를 본격 공략하기 위해 2019년 이후 6개(아카이브앱크, 24/7, 럭키마르쉐, 아모프레, 엠퀴리, 볼디스트)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선보였다. 이들은 MZ세대를 공략하는 개성있는 디지털 브랜드를 지향하면서 틈새 시장을 집중 공략,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코오롱스포츠 안타티카 한정판 프리미엄 다운 패딩/사진=코오롱몰

2022년 코오롱FnC는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 조직을 신설해 패션업에서의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 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10년간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를 총괄한 한경애 전무를 CSO 총괄 디렉터로 선임했다.

유석진 코오롱FnC 사장은 "코오롱FnC는 이제 도약을 위한 출발점에 서 있다"며 "앞으로 K패션을 이끄는 대표 브랜드 하우스가 되기 위해 도전에 앞장서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