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키워 쓴다" IT개발자 인력난에 '자급자족' 나선 스타트업

#고려대학교에서 뇌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A씨는 최근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브레인AI에서 운영하는 교육을 수료한 후 인턴으로 입사했다. 네이버에서도 인턴으로 채용돼 4개월간 리서치 업무를 했지만 딥러닝 개발업무를 본격적으로 하고 싶어 교육을 신청했고 결국 AI 휴먼을 개발하는 딥러닝파트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됐다.


IT개발자 인력난이 가중되자 스타트업 업계가 직접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자급자족에 나서고 있다. 특히 실무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당장 현업에서 뛸 수 있는 인재들을 양성하면서 개발자 인력난 해소에 단비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I 휴먼을 수출하는 딥브레인AI는 지난해부터 공학·자연·이과계열 석사학위자 이상을 대상으로 '딥러닝 아카데미'를 열고 개발자를 양성하는 무료교육에 나섰다. 개발자 초봉을 5000만원 이상으로 높이고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원하는 인재를 원하는 만큼 채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다.

딥러닝 아카데미는 실무 프로젝트 과정을 중심으로 5주간 실시되며 교육생은 기수당 30명을 선발한다. 회사는 이중 일부 우수 수료자를 인턴으로 채용한다. 1기에는 200여명이 신청했는데 지난 1일까지 모집한 2기에는 300여명이 몰려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딥브레인AI 관계자는 "일반인이 아니라 관련 전공 석사학위자를 대상으로 모집했는데 이렇게 많이 지원할지 몰랐다"며 "갈수록 개발자가 더 많이 필요한만큼 아카데미는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업계에서 유명한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은 네이버의 부스트캠프가 꼽힌다. 지금은 업스테이지가 함께 운영한다. 업스테이지는 네이버에서 클로바 AI리더를 맡았던 김성훈 홍콩과학기술대 교수가 창업한 AI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 강화와 실무 집중 교육을 목표로 시작한 부스트캠프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총 5기수에 걸쳐 398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지난해 시작한 AI테크 1기에는 204명, 2기에는 200여명이 참여했다. 업스테이지 관계자는 "네이버와 함께 연간 400명 정도의 AI개발자를 배출하고 있다"면서 "내부 콘텐츠 기획을 업스테이지가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스트캠프 AI테크에서는 인공지능과 딥러닝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서비스에 적용해 볼 수 있어 AI상품의 A부터 Z까지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기초 지식 뿐만 아니라 실무 문제를 단계적으로 풀어가는 프로젝트 실습으로 구성돼 20주 교육 수료만으로도 데이터 제작, 프로덕션 서빙(Production serving) 등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성인교육 스타트업 데이원컴퍼니는 KB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한 벤처캐피탈(VC) 12곳과 손잡고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 '제로베이스 스쿨'을 운영 중이다. 해당 프로그램 졸업생을 VC들이 투자한 스타트업과 매칭하는 방식으로 개발자 확보 기회를 제공한다. 졸업생이 VC들이 투자한 스타트업에 취업하면 6개월 과정의 수강료를 최대 100%까지 지원받는다.

인공지능(AI) 기반 구인·구직 플랫폼을 운영하는 원티드랩도 지난해 5월부터 직무교육과 함께 채용을 돕는 '프리온보딩 코스'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어 스타트업들이 적극 이용중이다. 채용을 원하는 스타트업의 프로젝트를 과제로 교육파트너사가 커리큘럼을 구성해 5~6주간 강의하는 식이다. 한 회차당 평균 60명의 수강생과 15개 구인기업이 참여, 지난해 5차까지 총 수강생 300여명, 75개사가 이용했다.

원티드랩 관계자는 "기업들은 당장 실무에 투입될 수 있는 IT실무자를 원한다"면서 "프리온보딩 프로그램을 통해 취준생은 실무에서 필요한 스킬을 습득할 수 있고 기업은 기술적인 역량 뿐 아니라 동료들과 협업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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