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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줄잇는 희망퇴직…금융맨들 "수억 받고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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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상헌 기자
  • 김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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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05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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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신청자 319명 중 286명 퇴직 확정
KB국민·신한·하나은행도 희망퇴직 접수 시작
금융그룹 회장 "빅테크에 맞서 디지털 혁신"
사측 "인력재편 불가피", 임직원 "새로운 도전"

연초부터 줄잇는 희망퇴직…금융맨들 "수억 받고 나가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금융 플랫폼 기업인 빅테크의 공습에 맞서 레거시(전통) 금융회사들이 새해 벽두부터 인력 구조개편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임인년 새해에도 디지털 전환(DX)이 금융권 최대 화두로 떠오른 상황이어서 작년에 이어 수천명이 새 일자리를 찾아 텃밭을 떠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교보생명은 입사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상시 특별퇴직 신청자 319명 중 286명의 퇴직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특별퇴직 신청자는 2016년 희망퇴직(460여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퇴직자들에겐 4년치 월급에 최대 4000만원(자녀 장학금, 전직 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한다. 퇴직 후 창업·전직 지원 프로그램에는 특별퇴직 확정자의 3분의2 이상인 200명이 신청했다고 한다. 조건이 어느 때보다 좋아 퇴직을 앞둔 고연령자가 아니더라도 제2의 인생을 설계하거나 새로운 도전에 나서려는 직원들이 몰렸다는 방증이다.

은행권에서도 신년 초입부터 인력 효율화 바람이 거세다. 지난해 말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희망퇴직 신청 접수에 들어갔다. 하나은행은 고연령 직원들의 조기 전직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금융 환경 변화에 따른 인력 구조 효율화를 위해 임금피크와 준정년 특별퇴직을 한시적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오는 7일까지 만 40세 이상 일반직원 중 만 15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준정년 특별퇴직' 신청을 받는다. 특별퇴직자에겐 연령과 직급에 따라 27~36개월치 평균 임금과 자녀학자금, 의료비 등을 지급한다. 만 55~56세 직원들을 대상으로 임금피크 특별퇴직도 실시한다. 퇴직자들은 조건에 따라 수억원의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이 2020년 말 실시한 준정년 및 임금피크 퇴직엔 511명이 신청했다. 올해엔 새 터전을 찾아 회사를 떠나는 인원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신한은행도 부지점장 이상 일반직 중 1963년 이후 출생자, 근속 15년 이상 대상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최대 36개월치 특별퇴직금을 지급한다. KB국민은행도 6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1966~1971년생이 대상이다. 조건에 따라 23~35개월치 임금을 특별퇴직금으로 지급받는다. 학자금과 재취업 지원금을 주고 건강검진 지원, 재고용 기회도 부여한다.

금융권 인력 재편은 '디지털 금융'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상시화하는 분위기다. 고객들의 금융 소비 환경이 비대면·디지털 방식으로 급속히 전환하면서 금융회사들은 전국에 깔아놓은 방대한 오프라인 영업망을 최대한 줄이거나 효율적으로 재배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회사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최대한 좋은 조건을 받고 회사를 떠나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려는 움직임이 많다. 창업을 하거나 인터넷전문은행 혹은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전직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와 직원의 입장과 이해관계가 일견 부합하는 셈이다.

금융권 인력 구조조정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공산이 크다. 주요 금융그룹은 올해 핵심 경영 전략 키워드로 '디지털 혁신'을 제시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ICT 기업의 금융권 공습과 토스 등 빅테크의 은행업 진출에 맞서기 위해 조직 구조와 영업 방식, 인력 구조를 디지털 중심으로 효율화하는 작업을 서두르겠다는 것이다. 전날 금융그룹 회장이 낸 메시지 중엔 "시장은 우리(레거시 금융회사)를 '덩치만 큰 공룡'으로 보고 있다. 공룡은 결국 멸종했기 때문"(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라는 말이 나왔다. 변화와 혁신없이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가감없이 드러낸 것이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꺼낸 대안은 빅테크에 없는 종합 금융회사의 강점을 살리는 '디지털 퍼스트' 전략이었다. 작지만 강한 빅테크의 금융 시장 잠식에 맞서 종합 금융그룹의 오프라인 경쟁력을 디지털·온라인 전략과 결합해 '옴니채널'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인력 재편은 비용 효율화를 위해 사측에서 일방적으로 강제한 과거의 구조조정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금융 환경 변화로 최근에는 '생존'을 위해 조직과 인력 구조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희망퇴직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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