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상승에 나스닥 1.3% 하락…"과도한 불안은 지양"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988.77)보다 0.47포인트(0.02%) 오른 2989.24에 마감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국채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미국 증시에서 업종별 차별화 양상이 나타났다. 다우 지수가 이틀 연속 신고가를 기록한 반면 나스닥은 1.3% 하락했다. 미국 성장주가 대부분 부진했던 만큼 이날 국내 증시에 속한 성장주의 투자 심리도 다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 대비 0.59% 오른 3만6799.65를 기록했다.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06%, 1.33% 하락했다. 금리 급등의 영향으로 업종 간 차별화 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최근 경제 회복 기대감에 따라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지속되면서 성장주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오미크론 확산에도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미래 실적을 향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성장주가 부진한 경향이 있다.

지난해 말 1.5% 수준이던 10년물 금리는 현재 1.6%대까지 빠르게 올라왔다. 이 영향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전기차, 소프트웨어 등 주요 기술주가 부진하면서 나스닥이 한때 2% 하락하기도 했다. 반면 금융, 에너지, 산업재 등은 성과가 좋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날 경기민감주들이 급등한 것은 가벼운 증상의 변이 확산이 코로나19를 종식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기인한 것"이라며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이 금리 급등의 또 다른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성장주들은 지속적으로 주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자동차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포드는 내년 중반까지 F-150 전기 픽업트럭 생산량을 2배 늘린다는 발표에 11.7% 급등했고, GM도 전기 픽업트럭 기대감으로 7.5% 올랐다. 반면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는 테슬라는 금리 상승 부담감에 4.2%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날 금리 급등에도 견고했던 기술주가 오늘은 관련 이슈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며 "다만 장 후반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 심리가 여전히 이어지면서 낙폭을 축소했다"고 밝혔다.

전날 코스피는 0.47포인트(0.02%) 오른 2989.24로 마감하면서 3000선 밑에 머물렀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국인 선물 매도와 그에 따른 금융투자 중심의 매물이 주요한 원인이었다.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들이 부진했다는 점은 이날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에 근접하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는 점도 부담 요소다. 다만 경기 회복 기대감과 미국의 공급난 완화 전망 등은 지수에 하방 경직성을 제공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한지영 연구원은 "미국 성장주가 급락한 만큼 국내 성장주의 투자심리도 위축될 전망이지만, 상대적으로 고점 부담에 따른 차익 실현 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전 거래일에 한 차례 가격을 맞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도한 불안을 가지고 매도로 대응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상영 연구원은 "WHO가 오미크론이 비교적 가벼운 증상에 그치고 있다고 발표한 점과 ISM 제조업지수 세부항목을 통해 공급망 우려가 완화된 점은 우호적"이라며 "이날 한국 증시는 하락 출발이 예상되지만 실적 개선이나 공급망 우려 완화 기대감이 큰 종목군 중심으로 견고함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