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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의 꽃등심' 고등어, 어디까지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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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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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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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바다이야기, 어록(魚錄)(21)] 언제나 한국인의 밥상을 책임져 준 고마운 생선 고등어

[편집자주]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우리나라 물고기,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빈자의 꽃등심' 고등어, 어디까지 아시나요?
독일 폭스바겐의 차량 골프는 흔히 '빈자의 포르쉐'라고 마케팅한다. 가격은 포르쉐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성능면에서 포르쉐 못지 않은 퍼포먼스를 자랑한다는 뜻이다.

먹을 게 귀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어머니들이 비싼 꽃등심이나 소갈비 대신 자녀들에게 구워주는 생선이 있다. 가수 김창완이 어머니를 떠올리며 노래 부르고, 가수 루시드폴이 "수많은 밥상을 지켜줬다"며 극찬한 '고등어'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훌륭한 영양성분은 가히 '빈자의 꽃등심'이라고 부를만하다.


빨리 자라는 고등어…3년이면 '월척'


고등어 조업에 나선 대형선망어선. /사진=대현선망수협
고등어 조업에 나선 대형선망어선. /사진=대현선망수협
고등어(Scomber japonicus)는 우리나라의 전 연근해, 전세계의 아열대 및 온대 해역 중 연안수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대륙붕 해역에 주로 산다. 따뜻한 물을 좋아하고(난류성), 빛에 반응하며(주광성), 몰려다니는(군집성) 특징을 지녔다. 봄~여름에는 따뜻한 물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해 알을 낳고 먹이를 섭취하며 가을~겨울에는 월동을 위해 남쪽으로 이동한다.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고등어는 주로 동중국해의 양쯔강 연안 해역과 제주 동부해역, 대마도 연안해역에서 알을 낳는다.

약 2년이 지나면 대부분 산란에 참가해 1차례에 약 3만개씩 알을 낳는다. 성장 속도가 빨라 만 1년이면 가랑이체장(물고기의 주둥이 끝에서 꼬리지느러미의 오므라져 들어간 곳까지의 길이) 23㎝, 2년이면 30㎝, 3년이면 35㎝ 이상이 된다. 최대 체장은 약 50㎝다. 주로 8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어획되는데, 산란기 기준 4~6월이 금어기이며 가랑이체장이 21㎝를 넘지 못하면 잡는 게 금지된다.

가을~겨울 제주 주변해역에서 주로 어장이 형성된다. 봄~여름 산란을 마친 뒤 먹이를 닥치는대로 먹어 가을부터 월동을 준비하기에, 살이 오르고 영양분을 많이 축적하는 가을~겨울에 가장 맛있어서다. 가을 고등어가 맛있다보니 "가을 고등어와 가을 배는 며느리에게 주지 않는다"는 속담도 있다. 대형선망어업선들이 집어등의 불빛으로 고등어를 한 곳에 모으고 빠르게 어군을 둘러싸 잡는다. 대형선망선단이 위치한 부산이 주산지다. 부산의 선단이 잡은 고등어는 부산공동어시장을 통해 위판하고 전국에 뿌려진다. 부산의 시어(市魚)가 고등어로 지정될 정도다.


맛있는 간고등어에 배어있는 삶의 지혜


대구 동구 불로전통시장 생선가게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자반고등어. /사진=뉴스1
대구 동구 불로전통시장 생선가게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자반고등어. /사진=뉴스1
고등어는 낚아 올리는 즉시 죽고, 죽자마자 붉은 살 부분의 부패가 빠르게 일어난다. 이는 고등어가 죽으면 붉은 살에 함유된 히스타딘이 히스타민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 물질이 인체에 들어가면 두드러기나 복통, 구토를 일으킨다. 짭조름한 맛이 일품인 경북 안동의 간고등어는 이와 같은 고등어의 특성 때문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수송 수단이 발달되지 않았던 옛날에 바다가 없는 내륙지방에선 소금에 절인 고등어만 이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소금에 절인 고등어라 해도 영양가가 높아 옛날 조상님들이 즐겨 먹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황해도와 함경도의 지방 토산물로 고등어가 기록됐다. 동국여지승람에는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함경도를 고등어 산지로 기록하고 있다. 조선시대에도 전국에서 잡히는 흔한 생선이었던 것이다. 고등어(高登魚)라는 이름은 '등이 둥글게 부풀어 오른 고기 라는 뜻인데, 자산어보에는 복부에 반점이 있는 것은 배학어(學魚), 없는 것은 벽문어(碧紋魚)로 구분한다. 동국여지승람에서는 모습이 칼을 닮았다 해서 고도어(古刀魚)로 부른다.

소금에 절인 뒤 구워먹는 반찬을 '자반', 소금에 절인 고등어는 '자반고등어'라 부른다. 자반고등어를 앞뒤로 번갈아가며 구워먹는 데서 '자반 뒤집기'라는 속담도 나왔다. 씨름에서 자신이 몸을 뒤로 젖히면서 상대를 뒤로 넘기는 기술 이름도 '자반 뒤집기'다.


밥반찬, 술안주 전천후 메뉴 '고갈비'


제주산 고등어를 소금에 절여 만든 자반고등어. /사진=수협쇼핑
제주산 고등어를 소금에 절여 만든 자반고등어. /사진=수협쇼핑
대표적 고등어 요리인 고등어 구이의 다른 이름은 '고갈비'다. 고등어를 구울 때 기름기가 많아 연기가 나는 게 흡사 돼지갈비를 굽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 붙여졌다는 설이 유력하다. 고갈비는 고등어를 반으로 갈라서 간장양념과 매콤한 고추장양념을 발라 구워내면 밥 반찬뿐만 아니라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부산 충무동 골목시장에서는 숯불에 구워내 별미로 판매한다.

고등어는 맛 뿐만 아니라 효능까지 끝내준다. 자산어보에는 "고등어는 신장 기능을 도와준다"고 나와있다. 실제로 고등어에는 성인병을 예방하는 수많은 기능성 물질들이 들어있다. 동맥경화와 심근경색을 예방하고 혈관을 부드럽게 해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시키는 EPA가 100g당 1210㎎,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DHA가 1780㎎이나 포함돼 있다. 또 항산화작용을 하는 비타민E도 1.8㎎ 들어 있고, 꼬리 부근의 껍질과 살고기에는 피부를 아름답게 해주는 비타민B2가 다량 들어있다.


일본사람이 공무원에게 쓰던 뇌물 '사바사바'


(위)고등어 (아래)망치고등어.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위)고등어 (아래)망치고등어.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우리나라 고등어는 중국과 일본 등에도 분포하고 있다. 점고등어로 불리는 망치고등어(Scomber australasicus)는 배쪽의 작은 흑색 반점들이 있어 구분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선 망치고등어가 별로 안 잡히지만 일본에선 전체 고등어류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망치고등어는 고등어에 비해 지방이 너무 많아 맛이 떨어져 상품성이 떨어진다. 일본 서부에서도 고등어를 잡는데 주로 망치고등어가 잡히다보니 한국 제주 인근해역에서 조업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상품성 높고 맛도 좋은 우리나라 고등어가 인기다.

이처럼 일본인들도 고등어를 좋아하다보니 옛날에는 뇌물로도 쓰였던 모양이다. 한 일본인이 나무통에 고등어 2마리를 담아 관청에 민원을 넣으러 가는 길에, 누가 통에 든 물건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일본어로 고등어를 일컫는 '사바'(さば)라고 답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여기서 떳떳하지 못한 방법의 교섭행위를 뜻하는 '사바사바'란 말이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중국에서는 등이 푸른 고등어를 '푸른꽃생선'이라는 뜻인 칭화위(靑花魚)로 부르기도 한다.

맛있는 고등어류의 어획량은 안타깝게도 감소 추세다. 과거 망치고등어와 합친 고등어류는 1933년 약 25만톤을 어획한 뒤 1940~1960년대 1만톤 안팎의 낮은 어획량을 기록했다. 1976년 10만톤까지 회복된 어획량은 1996년 41만5000톤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점차 줄어들어 최근 10년간 약 11만6000톤의 평균 연간어획량을 기록하고 있다. 양식도 경남 통영 등 남해안에서 일부 이뤄지지만 연평균 212톤 가량에 불과하다.


고등어 하면 떠오르는 이름…어머니


가수 김창완.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가수 김창완.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고등어는 여전히 한국인의 밥상에 가장 자주 오르는 생선 중 하나다. 고등어를 먹고 자란 이들은 가난했던 밥상, 어머니의 추억과 함께 이 생선을 떠올린다. 저렴한 가격과 풍부한 영양분 덕분에 밥상 단골손님이면서도, 비린내를 잡기 위해 소금을 쳐야하고 어린 아이들이 먹으려면 생선가시를 발라내야 하는 수고로움이 따라온다. 그래서 한국의 어머니들은 항상 밥상에서 아이들 먹일 고등어 살을 발라낸 뒤 밥숟갈 위에 올려주시고는 했다.

가수 김창완은 '어머니와 고등어'라는 노래에서 이처럼 고등어를 떠올렸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한 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 어머니 코 고는 소리 조그맣게 들리네. 어머니는 고등어를 구워주려 하셨나보다. 소금에 절여놓고 편안하게 주무시는구나. 나는 내일 아침에는 고등어 구일 먹을 수 있네. 나는 참 바보다. 엄마만 봐도 봐도 좋은걸."

김창완이 고등어를 보면서 어머니를 떠올렸다면, 20여년 뒤 가수 루시드폴은 많은 가족들의 저녁을 지켜준 고등어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어디로든 갈 수 있는 튼튼한 지느러미로 나를 원하는 곳으로 헤엄치네. 돈이 없는 사람들도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나는 또 다시 바다를 가르네. 몇만원이 넘는다는 서울의 꽃등심보다 맛도 없고 비린지는 몰라도, 그래도 나는 안다네. 그동안 내가 지켜온 수많은 가족들의 저녁 밥상. 나를 고를 때면 내 눈을 바라봐줘요. 난 눈을 감는 법도 몰라요.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한국 고등어가 노르웨이 고등어보다 맛 없다는 '편견'


대서양 고등어. /사진=FishBase
대서양 고등어. /사진=FishBase
우리나라 고등어는 '태평양고등어'로 분류된다. 최근 비교대상이 되는 노르웨이 고등어는 대서양고등어(Scomber scombrus)다.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노르웨이 고등어의 등쪽 줄무늬가 더 선명하다. 우리나라 고등어는 가슴지느러미가 둥근 타원형, 노르웨이 고등어는 끝이 뾰족한 삼각형 모양인 것도 차이다.

혹자는 노르웨이산이 지방질이 많아 더 고소하다고 주장하지만 비교 시점에 따라 차이가 있다. 서영일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관은 "노르웨이 고등어는 우리나라 고등어 어획이 이루어지지 않는 봄~여름철에 더 많이 유통돼 우리나라 고등어가 상대적으로 맛이 떨어지는 시기와 단순 비교하는 오류도 있을 수 있고, 가성비가 더 낫다고 느낄 수도 있다"며 "가을이 제철인 우리나라 고등어와 노르웨이 고등어의 맛을 단순비교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노르웨이 고등어에 대한 오해도 있다. 한화디펜스가 노르웨이에 K-9 자주포를 수출하면서 대금 중 일부를 노르웨이 고등어로 받아오면서 국내에 널리 퍼졌다는 소문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유포된 바 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한화디펜스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모든 대금을 현금으로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언제나 맛있는 고등어, 언제나 싸게 먹자


지난해 1월 4일 오전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중도매인들이 새해 첫 고등어 경매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해 1월 4일 오전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중도매인들이 새해 첫 고등어 경매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해양수산부가 1년 내내 여는 '대한민국 수산대전'에는 싸고 맛있는 고등어가 항상 대기중이다. 이 행사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과 어민들을 위한 수산물 할인행사다. 대한민국 수산대전 홈페이지(www.fsale.kr)에서 현재 진행중인 할인행사와 이벤트, 제철 수산물 정보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대한민국 수산대전에는 전통시장부터 오프라인 마트, 온라인 쇼핑몰, 생활협동조합, 수산유통 스타트업 등 수산물 주요 판매처가 대부분 참여한다.

△대형마트 8개사(이마트·홈플러스·농협하나로유통·롯데마트·GS리테일·메가마트·서원유통·수협마트) △온라인 쇼핑몰 15개사(11번가· 컬리·쿠팡·한국우편사업진흥원·이베이코리아·수협쇼핑·위메프·오아시스·SSG.com·CJ ENM·더파이러츠·GS홈쇼핑·롯데온·인터파크·꽃피는아침마을) △생협 4개사(한살림·아이쿱·두레·행복중심 생협) △수산 창업기업 4개사(얌테이블·삼삼해물·풍어영어조합법인·바다드림)에서 사시사철 할인 쿠폰을 뿌린다.

행사기간에 맞춰 생선을 주문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20% 할인에 참여업체 자체 할인을 더해 반값에도 구입할 수 있다. 제로페이앱을 쓰면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수산물 상품권을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굽고 발라주시던 고등어. 오늘은 시장에서 한 손(두 마리) 사가서 흰 쌀밥과 함께 가족들과 나눠먹는 건 어떨까.

감수: 서영일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해양수산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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