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흑자 소식에 여행시장도 흥분하는 이유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사진제공=롯데관광개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가 코로나19(COVID-19) '보릿고개'에 신음하는 여행업계 생존 가능성을 알리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외인 전용 카지노가 첫 흑자를 내면서다. 트래블버블(TravelBubble·비격리 여행권역)로 잠시나마 복구됐던 해외여행 효과가 나타나며 '포스트 코로나'를 노리는 여행시장 새해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진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 (9,650원 ▼400 -3.98%)이 운영하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카지노 부문이 지난달 81억30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14억8000만원으로 반 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이익을 냈다.

당초 업계 안팎에선 영업장면적만 5367㎡(약 1600평) 달하는 초대형 외국인 전용 카지노란 점에서 드림타워 카지노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큰 고정비용에 비해 기대 매출이 턱 없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팬데믹 장기화로 하늘길이 끊기며 매출 핵심인 외국인 VIP가 자취를 감춘 데다, 제주도의 이점인 무사증 제도도 중단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초 오픈을 예정했다가 6월에서야 문을 연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드림타워 카지노가 흑자를 낸 배경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있다는 분석이다. 거리두기 완화로 기존 국내 체류 중국인의 발길이 늘어나며 매출을 견인하는 상황에서 싱가포르와의 트래블버블이 힘을 보탰다. 제한적이지만 꽉 막혀 있던 여행규제가 풀리며 방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수요가 소폭 상승한 영향이다.

실제 한-싱가포르 트래블버블이 체결된 지난해 11월15일 이후 사흘 만인 18일에 싱가포르 단체 관광객 4명이 드림타워를 방문했다. 연말까지 50여명의 싱가포르 VIP 고객이 방문예약을 하고 여행을 즐겼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과 10월에 각각 11명, 31명이던 싱가포르 입도객은 11월 74명으로 늘었다.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사진제공=롯데관광개발

카지노는 사업 특성 상 롤링(칩을 계속 돌린다는 뜻의 카지노 마케팅)이나 드롭액(이용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 측면에서 '큰 손'인 VIP들의 고객유치 효과가 크다. 지난해 3분기 드림타워 카지노의 롤링칩·드롭 규모가 1718억원이었는데, VIP 비중이 78%에 달했다. 오랜만에 해외여행에 나선 싱가포르 VIP들의 방문효과가 큰 이유다.


드림타워는 호텔 부문에서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로 운영되는 호텔은 지난달 1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월(95억원) 대비 22% 성장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거리두기가 강화됐는데도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보복여행심리로 70%에 육박하는 OCC(객실점유율)을 달성하면서다. 전체 객실이 1600실인 것을 고려하면 일 평균 1100개가 넘는 객실에 체크인 상태였던 셈이다.

이에 제주지역 관광업계를 비롯해 여행시장 전반에서 고무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인트라바운드(내국인의 국내여행) 여행심리가 거리두기 강화에도 사그라들지 않는 데다, 싱가포르와의 짧은 트래블버블 성과에 따른 방한 인바운드 회복력도 어느정도 확인했기 때문이다.

연내 코로나가 종식되면 여행수요가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류 효과로 한국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서울관광재단이 최근 외국인 91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이 서울(한국)을 여행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여행, 숙박, 카지노, 면세 등 관광 전반의 회복탄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내국인 입도객만으로 연간 관광객 수 1200만명을 돌파하며 코로나 이전 2019년(1528만)의 80% 가량을 회복한 만큼, 하늘길이 열리면 시너지가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렌스 티오 드림타워 카지노 최고운영책임자는 "세계적 관광지에 국제적 수준의 최신 게임 시설과 호텔 부대 시설을 갖춘 복합리조트라는 입소문을 타고 VIP 고객 방문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