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올해 22만가구 공급…"실제 공급, 대선 따라 갈듯"

국내 10대 대형 건설사(시공능력평가기준)들이 올해 약 22만가구 주택 공급(분양)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연초 계획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실제 공급 물량은 연초 계획 대비 70% 수준인데, 올해 목표한 공급량 달성은 정비사업 속도와 정부 규제 완화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목표, 지난해와 비슷…일부 건설사, 정비사업 지연으로 목표 달성률 20%대9일 머니투데이가 건설사 자료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건설사들은 올해 총 22만6823가구 규모의 공급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초 목표(22만4928가구)와 비슷한 규모다.

건설사별로 보면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각각 3만405가구, 3만가구로 가장 많다. 이어 △GS건설 약 2만7000가구(집계 미완료) △롯데건설 2만7136가구 △HDC현대산업개발 2만3323가구 △현대엔지니어링 2만3148가구 △DL이앤씨 2만300가구 △포스코건설 2만88가구 △SK에코플랜트 1만2823가구 △삼성물산 1만2609가구 등이다.

지난해 연초 계획대비 공급 목표를 100% 달성한 곳은 없었다. GS건설과 현대건설, 대우건설이 80% 이상 달성했고 삼성물산은 목표 달성률 23%로 10대 건설사 중 가장 성적이 저조했다. 삼성물산의 작년 공급 계획은 1만2995가구였으나 실제 공급 실적은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2990가구에 그쳤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해 정비사업 5개 사업지 중 4곳에서 인허가, 조합 내부 문제 등으로 사업 일정이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업지가 부산 동래구 온천4구역 재개발(4043가구)과 수원 권선6구역(2175가구)다.

분양을 앞두고 있는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뉴스1

분양가 상한제 영향도…"정책 변화에 따라 건설사 공급 실적 달라질 듯" 연초 계획물량과 실제 공급량이 차이를 나타내는 건 대부분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차질이 빚어져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 인허가 일정 등 진행 경과에 따라 올해 공급계획을 세우는데, 조합 내부에는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사업 지연 외에 분양가 상한제 영향으로 목표 달성률이 낮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조합 입장에서는 예를 들어 3.3㎡(평) 당 5000만원에 분양하고 싶은데, 분양가 상한제로 4000만원밖에 책정되지 않으면 일정을 미뤄버린다"며 "건설사는 빨리 공급하고 싶으나, 조합에서는 올해 반드시 분양해야할 이유가 없으니 내년으로 넘기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울 둔촌주공만 하더라도 분양 일정이 계속 밀리는데 수도권에서 일정이 지연되는 건 흔한 일"이라며 "지방의 경우에도 광역시 주요 도시를 제외하고는 부동산 경기를 많이 타는 편이라 좋은 시기를 고르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분양가 상한제는 아파트 분양가를 택지비, 기본형건축비, 가산비를 합쳐 그 이하로 책정하도록 하는 제도다. 2020년 7월 말부터 시행돼 지난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올해 대선 결과에 따라 이같은 현상이 계속 이어질지도 변수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선 이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따라 건설사 공급 실적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정책 변화가 없으면 분양가 수준에 따른 일정 조정은 앞으로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