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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T 융합연구단 1900억 '잭팟'…"더 이상 장롱특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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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 =임상연 미래산업부장
  • 정리=류준영 기자
  • 사진=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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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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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정량→정성 기관평가 전환, 특허 질적성장 이뤄"

사진=이기범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를 융합연구 중심으로 대전환하겠습니다."

난치성암 치료기술 1545억원, 백신후보물질 개발 337억원, 각각 면역치료제융합연구단과 감염병대응융합연구단이 일궈낸 대형 기술이전 성과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간판사업인 '융합연구단'이 연이은 잭팟을 터뜨렸다. 김복철 이사장은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와의 신년인터뷰에서 "기존 융합연구모델과 함께 올해는 개발완료 시 경쟁기술 대비 10배 이상 우위를 확보해 전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도약형융합연구사업'(가칭)을 신설하는 등 융합이 일상화하는 연구기반을 구축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NST는 과학기술분야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을 지원·관리하는 기관이다. 지난해 7월 선임돼 최근 임기 3년의 경영기획서를 완성했다는 김 이사장에게 2021년은 워밍업이었고 본게임은 올해부터다.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장기화 △미중 기술패권 경쟁 △GVC(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재편 △기후위기 대응 등 다양한 이슈가 혼재된 가운데 새로운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방향이 수립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김 이사장은 "2022년은 출연연이 산학연 R&D(연구·개발) 생태계의 구심점으로 거듭나 국가적 R&D 리더와 허브 역할의 전면에 나서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특히 선도형 경제로 전환을 위한 R&D체계 개편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그와 함께 출연연 현황을 짚어보고 향후 운영에 대한 구체적 구상을 들어봤다.

-정부 R&D예산 30조원 시대를 맞았는데 어느 정도 규모인가요.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 대비 총R&D비 비중은 4.64%로 세계 2위입니다. 총R&D비 규모는 세계 5위 수준이죠.

-R&D 투자 대비 성과가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건 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드라지는 성과가 없어서 그렇게 보이는 일종의 착시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뜻인가요.
▶70년부터 90년까지 출연연은 세계 최초 휴대폰 상용화 기술인 CDMA와 한국형 TDX 개발 등 대한민국 산업을 거의 일으켰다 할 정도의 대대적인 성과를 냈습니다. 이런 대형기술들이 2000년대 들어 안나왔죠. 우리 산업구조가 중진국 수준에 들어오고 산업규모도 커져서 70년, 80년대에 개발한 그 정도 파급력의 기술로는 티가 안나는 겁니다.

-민간기업의 R&D 영역과 경계선도 모호해진 것같은데요.
▶출연연이 민간기업들이 성장하는 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비슷한 곳에 투자해온 게 폐단이었습니다. 민간기업 전체 R&D 규모가 지난해 70조원인데 출연연의 전체 올해 예산은 5조원입니다. 출연연 인원을 다 합치면 2만명 정도인데 삼성 계열사 전체 연구원만 10만명이 넘습니다. 비교가 안되죠. 2010여년까지 출연연의 포지셔닝을 제대로 못하고 우왕좌왕한 게 문제였습니다. 이후 퍼블릭 도메인(공공영역)에서 국민 현안 중심의 임무지향적 연구로 전환했습니다.

-'장롱특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출연연에 부실한 특허가 많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평가체계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1997년쯤 출연연이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정량평가 중심의 기관평가를 매년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각 기관이 전년 대비 특허 130%, 논문 120% 등 공격적으로 목표치를 잡았고 각 연구본부에 할당되면서 1년에 적어도 2개 이상 특허를 내야 했습니다. 이에 수준 낮은 땜질식 개인평가용 특허가 난무했죠. 기관평가를 매년 받다보니 9월부턴 평가에 대비한다고 연구에서 손을 뗄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나요.
▶기관평가가 3년 주기로 바뀌었습니다. 2018년부턴 100% 정성평가로 전환됐습니다. 이제는 특허건수가 아니라 특허활용률을 주로 봅니다. 논문도 해당 분야 상위 5%로 인용되는 최상위 논문인지를 따져보죠.

-변화가 있었나요.
▶'양질전환의 법칙'이 있습니다. 이는 양적 변화가 축적되면 질적으로 변화한다는 개념입니다. 우리는 그 과정을 거친 것이고 최근 특허를 분석해보면 숫자는 줄었을지 몰라도 특허의 질은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기술이전은 수요자와 매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각 출연연 기술을 기업에 세일즈하는 TLO(기술이전전담조직)가 작동합니다. TLO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술이전·창업 등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TLO 입문·심화교육, 마케팅 지원, 성장도약 전주기 지원사업 등을 추진 중이죠. 올해부턴 출연연 기술사업화·창업에 금융기관의 자금지원 프로그램 연계를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최근 출연연의 기술이전·사업화 성적은.
▶기술이전·양도·출자 등을 통한 기술료 수입을 보면 최근 5년(2017~2021년)간 5200억원이 창출됐습니다. 2019년엔 1000억원대에 진입하고 지난해엔 1200억원의 수입을 거두며 점점 규모가 커집니다. 기술이전을 통한 기술료 수입 중 5억원 이상 대형규모 이전도 활발한데 2019년 전체 기술이전 수입의 79.2%를 차지했습니다. NST 소관 출연연 중 기초·공공기술 중심 연구기관을 제외한 산업화 임무형 6개 출연연(ETRI, 생기원, 전기연, 화학연, 기계연, 재료연)의 투입예산 대비 기술료 수입의 비율은 5.0%로 2019년부터 독일의 산업화중심 유명 연구기관인 프라운호퍼(3.9%)를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연구원의 창업 성과는.
▶예비창업자 교육 등을 통해 출연연 창업도 활성화해 2016년부터 5년간 창업기업은 222개사로 직전 5년과 비교해봤을 때 80% 이상 성장했습니다.

사진=이기범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출연연간 융합연구에 공을 들이신다고 들었습니다.
▶NST는 2015년 융합생태계 기반을 다지기 위해 다방면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융합연구사업을 운영해왔습니다. 융합연구단, 창의형 융합연구, 선행융합연구, 융합클러스터사업 등이 있는데 이중 융합연구단은 과학자들이 한곳에 모여 연구하는 집결형(On-Site) 연구로 연구몰입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지난해까지 17개 융합사업단이 생겼고, 이중 6개 사업단이 마무리됐습니다.

-대표 성과를 꼽는다면.
▶면역치료제 융합연구단의 난치성 암 치료기술, 감염병대응 융합연구단의 백신후보물질 개발을 통해 각각 1545억원, 337억원의 기술이전 성과를 거뒀습니다. 3차원프린팅시스템및소재개발융합연구단은 3년간 129억원의 대규모 후속사업을 연계했는데 이런 성과가 모두 지난해에 나왔습니다. 융합연구단이 굉장히 실효성 있는 강력한 연구툴이라는 것이 입증됐죠.

-융합연구사업에 변화를 줄 계획이 있으신가요.
▶선진국 진입에 필요한 초격차·관문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 '도약형융합연구'(가칭)를 새롭게 설계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입니다. 개발완료 시점에 경쟁기술 대비 10배 이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미래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연구에 초점을 맞춥니다. 지원금은 최대 9년간 총 450억원 정도를 지원하는 방식을 구상 중입니다. 참여폭을 확대하기 위해 연구비 매칭비율도 완화할 방침입니다. 대학의 경우 연구비 매칭비율이 50%인데 그러면 25억원 정도 됩니다. 여의치 않으면 매칭비율을 20~30% 수준으로 낮추려 합니다. 올해는 총 1000억원 규모의 4개 융합연구사업이 새롭게 출범할 예정입니다. 2023년부터 발주되는 모든 융합연구사업은 완전히 개방형, 오픈플랫폼으로 갑니다. 현재는 과제의 큰 틀을 짜고 함께 뛸 선수들을 출연연이 선정하고 뽑았다면 앞으로는 기업이나 대학교수에게도 그 기회를 줄 계획입니다.

-끝으로 출연연의 연구성과를 높이기 위해 선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출연연 연구인력이 지금은 2만명 정도인데 최소 4만~5만명은 돼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난해 인력증원은 전년 대비 1.9%로 55명에 불과합니다. 단 1명도 뽑지 않은 기관도 있죠. 한해 출연연 연구자의 80~100명이 대학으로 이동합니다. 5~10년간 트레이닝해서 이제 쓸만하니까 가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억대연봉에 차 주고 집 주고 하는 데 안 갈 사람 있겠어요. 출연연의 R&R(역할과 책임) 이행을 어렵게 하는 요인입니다. 신규 인력선발의 유연성, 연구자 대우 측면에서 기관장의 재량권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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