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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해, 이러다 다 죽어" Look up![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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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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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거대한 혜성. 과학자들은 그 위험성을 정부에 알린다. 충돌까지 남은 기간 6개월 14일. 3주 후 치러질 중간선거. 정치적 셈법에 빠진 위정자들은 그 와중에도 이를 묻기에 바빴다. 어렵게 마련된 방송 출연. 지구 멸망소식을 전하는 천문학자 랜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에 반해 진지함은 1도 없는 토크쇼. 단지 떠도는 '지구 종말론' 중 하나로 치부된다. 위정자들은 "위를 보지 말라"고 외치고, 확증 편향에 빠진 대중들도 공동체에 닥쳐오는 명백한 위기를 외면한다.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는 불가능해진다. 블랙코미디의 결론은 파국.

최근 이슈가 됐던 넷플릭스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을 보고 왠지 모를 기시감이 든 게 나 뿐일까.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거대 담론의 실종. 올해 대선의 큰 특징 중 하나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후보나 캠프들은 뜨악할지 모르겠으나, 박하게 평가하면 그렇다. '거대'이다 보니 견해차가 클 수 있다. 하지만 집권 5년을 관통하는 대형 공약이 눈에 띄지 않는다. 재임 중 공약을 이행했느냐는 또 다른 문제지만, 이전 선거에는 지방 분권, 한반도 대운하, 경제 민주화, 소득주도 성장 등 뭔가가 있었다. 후보들이 던진 담론을 두고 활발한 토론과 논쟁, 반목도 했다.

그 자리를 탈모 공약, 병사봉급 200만 원 등 소소한 생활밀착형 공약들이 대신한다. 그렇잖아도 개인의 삶이 파편화 됐는데, 코로나로 가속화됐고 불확실성까지 더욱 커졌다. 이해 관계가 더욱 복잡해지고 세분화 됐다. 표심을 봐도 보수 성향의 60대 이상, 진보 성향의 4050, 실용주의적인 2030 제각각이다. 거대 담론 형성에 어려움이 있다. '기본 시리즈' 정도가 눈에 띄는데 반응은 글쎄다. 호응을 이끌어낸 것은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심쿵 공약' 들이다. 특정 세대, 성별, 계층을 의식한 '핀셋' '맞춤형 공약'이다. 가려운 곳을 긁어 준다. 유권자들이 반응하니 후보들은 즉흥적으로 더욱 몰입한다. 이기려며 표가 필요하다. 당장 표를 얻으면 그만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약 수혜를 못보는 이들은 어떻게 할까. 재원은?

유난히 호감도가 떨어지는 선거. 역대 급이다. 힘이 정책보다 위기 관리와 방어에 쏠려 있다. 이슈를 이슈로 덮으며 수준 떨어지는 공방을 벌이고 있으니 그런 공약과 비전에 대한 관심도 분산된다. 그나마 '핀셋' 공약 갖고 정책 대결하는 것에 고마워해야 할 판이다. 지엽적이다 보니 그게 그것 같다. '표절' '갖다 써라' 신경전까지 벌인다. 이 후보는 '5·5·5(세계 5강, 국민소득 5만 달러, 코스피 5000)'을 내세운다. 윤 후보는 분배를 강조한다. 진보와 보수 이름표를 떼어내면 어떤 게 누구 공약인지 알 길이 없다. 상호 흠결을 공격하고, 돈 들지 않은 이슈는 사생 결단 달려든다. 교집합은 있다. 재원 마련의 길을 알 수 없지만, 돈 쓰는 일에 여야가 따로 없다. 목전 대선만 바라보는 땜질 정책만 난무한다.

그래서다. 적어도 연금개혁 만큼은 안철수 후보의 분발을 기대한다. 개혁의 볼륨을 더욱 키웠으면 한다. 문재인 정부는 무책임하게 손을 놨지만, 공동체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덜 받고 더 내야 하는, 인기 없는 얘기를 하면 표가 떨어진다. 당장 눈 앞의 표를 생각하면 할 수 없는 말이다.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지지율에 일희일비 않는다 태연한 척 하지만, 과연 그럴까.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니 '뜨거운 감자'를 손에 쥐려 하지 않는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안 후보가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록 두 후보의 부담이 적어진다. 못이기는 척 뛰어들 수 있다.

게임 참가자들이 서로를 죽이려 들자 드라마 '오징어' 속 오일남(오영수)은 절규한다. "그만해, 이러다 다 죽어".랜달 역시 농담 따 먹기로 일관하는 토크쇼에서 이렇게 울부짖는다. "우리는 다 죽을거라고요!...지금 이 말도 안듣겠죠. 왜냐면 각자의 정치적 입장이 있으니까!"
"그만해, 이러다 다 죽어" Look up![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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