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돌아온 '초보 코치' 정진호 "김태형 감독이 롤모델" [★인터뷰]

현역 시절 정진호 코치(왼쪽)가 사이클링 히트 달성 후 김태형 감독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11년의 프로선수 생활을 마친 된 정진호(34) 두산 베어스 코치가 '초보 코치'가 된 소감을 밝혔다.


정 코치는 19일 스타뉴스와의 통화에서 "(코치 부임 발표 후) (양)의지 형과 (허)경민이 등 지인들에게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두산은 2022시즌 코칭스태프 명단을 발표하며 정 코치가 퓨처스 수비코치가 됐다고 소개했다.

유신고-중앙대를 거쳐 2011년 두산에 입단한 정 코치는 지난해 한화 이글스를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통산 6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1 14홈런 134타점 OPS 0.677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백업 외야수로 활약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중순 팀으로부터 웨이버 공시를 받은 정 코치는 "아쉬웠고 좀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럼에도 "냉정하게 봤을 때 '다른 팀에서 굳이 (한국 나이) 35세 외야수를 데려가서 쓸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외부에서 봤을 땐 그 정도는 아닐 거라 생각했다"며 현역에 대한 미련을 포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 코치는 현역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사이클링 히트 달성을 꼽았다. 그는 2017년 6월 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역대 23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기도 했다. 당시 역대 최소 이닝(5이닝) 만에 기록을 달성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2017년 6월 7일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에서 두산 정진호의 사이클링 히트 기록이 전광판에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제 '선수' 대신 '코치'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정 코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는 "두산에는 유능한 지도자분들이 많다. 제가 처음이기 때문에 밑에서 하나씩 보고 배우면서 후배들과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코치가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자로서의 롤 모델을 김태형(55) 두산 감독으로 꼽은 정 코치는 "워낙 대단한 업적을 남기고 계신다. 감독님처럼 훌륭한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코치는 전날 은퇴를 선언한 중앙대 2년 선배 유희관(36)의 은퇴 소식에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발표 전 유희관을 만나 소식을 들었다는 그는 "세월이 지나며 우리 또래가 하나씩 은퇴한다는 생각이 든다. 형(유희관)도 좀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제2의 인생은 선수 때보다 더 빛날 것 같아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며 응원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끝으로 정 코치는 "짧은 시간 좋은 성적을 못 내서 죄송하다. 짧게나마 응원해주신 팬들께 너무 감사드린다"며 현역 마지막을 보낸 한화 팬에게 인사를 전했다. 다시 만난 두산 팬에게도 "선수 때보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지도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두산과 코치 계약을 맺은 정 코치는 "설 연휴 이후 첫 훈련 때 합류하지 않을까 싶다"며 향후 일정에 대해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