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검사장 외부 공모 수용 어렵다"…법무부에 반기

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24일 오후 제주시 연동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 사무실 앞에서 열린 수행단 현판식 직후 김오수 검찰총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수행단은 제주4·3 당시 불법 군사재판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수형인 2350명에 대한 직권재심을 청구하는 기구로, 광주고등검찰청 산하에 설치됐다.2021.11.24/뉴스1

김오수 검찰총장이 박범계 법무부장관의 '중대재해 분야 외부 인사 검사장 공모'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일선 고검·지검장 등에게 공지를 보내 "지난 1월 17일 법무부에서 중대재해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대검 검사급(검사장) 검사를 신규 임용한다는 취지의 공고를 했다"며 "이와 관련해 총장님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명시적으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검찰청법 등 인사 관련 법령과 직제 규정 취지에 저촉될 소지가 있는 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침해 우려 △검찰 내부 구성원들의 자존감과 사기 저하 초래 등의 이유를 들어 검사장 외부 공모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명시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대검은 이번 임용 공고에 대한 검찰 구성원들의 걱정과 염려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고 앞으로 검찰청법 제34조에 따라 인사에 관한 검찰총장의 의견을 적극 개진하겠다"며 "검찰청법 제35조에 따른 검찰인사위원회 심의시 필요한 의견을 충실히 제시하는 등 검찰 구성원들의 우려를 덜어드릴 수 있도록 다각도로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17일 산업재해·노동인권 전문가에 대한 검사장(대검 검사급) 신규 임용 지원 모집을 시작했다. 박 장관은 "광주에서 신축 아파트 외벽이 붕괴되는 말도 안 되는 사건이 벌어졌다"며 "재해사건이 발생하면 수사 초기 대응 방식이나 공판 단계에서 양형인자의 새로운 발굴, 재판부 설득, 법리 연구 검토 등을 총체적으로 볼 관리자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모집 배경을 밝혔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 "엉뚱한 인사를 검찰에 알박기하려는 시도"라는 우려가 나오자 박 장관은 "검사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충분히 알고 있고 검찰 내부 여론이 있다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