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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에 모인 5000명의 스님들, '봉이 김선달' 발언이 불러온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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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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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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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21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전국승려대회에서 스님들이 정부 및 더불어민주당에 항의하고 있다.   이날 조계사에서 열린 전국승려대회에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찰의 문화재관람료 징수를 '통행세'에 비유한 발언 등을 계기로 정 의원 제명과 문체부 장관 사퇴, 문재인 대통령 사과 등을 요구하기 위해 전국 승려 5000여명이 참석했다. 2022.1.21/뉴스1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21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전국승려대회에서 스님들이 정부 및 더불어민주당에 항의하고 있다. 이날 조계사에서 열린 전국승려대회에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찰의 문화재관람료 징수를 '통행세'에 비유한 발언 등을 계기로 정 의원 제명과 문체부 장관 사퇴, 문재인 대통령 사과 등을 요구하기 위해 전국 승려 5000여명이 참석했다. 2022.1.21/뉴스1
코로나19(COVID-19) 방역 위반 비판과 국민정서에 어긋난다는 내부 우려 등 역풍을 감수하면서 5000여명에 달하는 스님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과 통행세 발언에 분노하며 정부·여당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했다.

발단은 정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이다. 정 의원은 사찰의 문화재관람료를 두고 '통행세'라고 지적했다. 그가 "매표소에서 3.5㎞ 떨어진 해인사와 2.5㎞ 떨어진 내장사가 통행세를 받는다"면서 사찰을 요즘 관점에서 보면 사기꾼이나 다름없는 봉이 김선달에 빗대자 불교계가 분노한 것이다.

이에 더해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10억원을 들여 '위드 코로나'에 맞춰 기독교계와 진행한 '캐럴 캠페인'도 불심(佛心)을 건드렸다. 또 천진암 등 불교유적의 천주교 성지화 추진, 문 대통령 해외 순방 시 미사 참석 등도 종교편향사례로 지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관람료를 폐지하는 대신 국가가 전통문화보존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임기를 마칠 때까지 진전이 안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결국 이러한 불만이 쌓이자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21일 조계사에서 정부의 종교편향 정책을 규탄하는 '전국승려대회'를 개최했다. 종헌종법을 초월하는 초법적 의사결정 수단으로, 종단이 위기에 처했다고 판단할 때만 여는 큰 행사다.

이날 행사에서 승려들은 현 사태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 사과를 비롯해 정부와 여당의 종교편향·불교왜곡 방지를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 등 근본 대책 마련, 전통문화유산 보존·계승을 위한 특단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불교계 가장 민감한 현안. 국립공원 문화재 관람료 논란



정 의원이 지적한 국립공원 문화재관람료는 불교계의 가장 민감한 현안이면서 오래된 논쟁거리 중 하나다. 그동안 사찰을 방문하지 않고 단순히 등산을 왔을 뿐인데 요금을 징수한단 불만은 지속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가지 못한 인구가 등산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불만은 더욱 커졌다. 국립공원공단에는 '국립공원은 무료인데 왜 구경도 못한 문화재 보는 돈을 내야 하냐'는 민원이 다수 올라온다.

최근 불거진 대표적인 논란은 천은사 통행료였다. 지리산국립공원에 걸친 861번 지방도로에서 천은사가 입장료를 받는 데 대한 갈등이 30년 넘게 이어졌다. 861번 도로가 지리산을 관통하고 노고단 구름바다를 보려면 반드시 거쳐야하는 코스란 점에서 사찰이 요금을 징수하는 게 부당하다는 등산객과 시민단체의 민원이 지속 제기돼왔다.

지난 2007년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후에는 스님이 아니라 산적이나 다름없다는 노골적인 비난도 커졌다. 결국 법적공방까지 이어진 끝에 천은사가 매표소를 없애고 산문을 개방하며 갈등이 일단락됐다.

현재 국립공원 내 사찰을 비롯해, 등산로 입구에서 관람료를 징수하는 조계종 소속 사찰은 60여곳 정도이다.

불교계는 이런 비판에 대해 억울하단 입장이다. 법적으로도 문제 없고, 문화재 관리 차원에서도 합당하단 이유에서다. 문화재보호법 제49조 1항에 따르면 '국가지정문화재 소유자는 그 문화재를 공개하는 경우 관람료를 징수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국보·보물 등 적지 않은 문화재를 보유·관리하고 있고, 국립공원이 위치한 산 상당수도 사찰 소유란 점에서 재산권 행사가 당연하단 것이다. 실제 천은사의 경우 지리산 국립공원 내에 소유한 토지만 1157㎡(약 350만평)에 달하고, 이 중 일부는 문화유산지구로 지정돼 있다. 861번 도로는 과거 정부가 사전협의 없이 천은사 사유지에 만든 시설이다. 불교계는 정청래 의원이 이런 사정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부당하게 통행료를 걷는 것처럼 호도했다고 지적했다.

불교계 안팎에선 정 의원이 단초를 제공했을 뿐이라고 본다. 이번 전국승려대회를 비롯해 종교편향까지 거론하며 조계종이 정부·여당을 싸잡아 날을 세운데엔 불교계의 해묵은 불만이 작용한 것이란 지적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전날 대회에서 "불교계가 보인 헌신의 결과를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다"며 "문화재보호법으로 보장받는 문화재 구역의 입장료도 통행세로 치부받는다. 정부가 앞장서서 종교 간 갈등을 부추기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 민주당 대표 등 여당 지도부가 조계사와 해인사를 찾는 등 거듭 사과의 뜻을 전하는데도 대규모 행사를 벌인 조계종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불교계 내부에서도 우려를 내비친다. 코로나 확진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수 천여명이 집회를 열어야 하는지 지적은 물론 문화재 관람료 등의 문제가 사찰 재산권과 관련 있다는 점에서 승려대회를 열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의평화불교연대가 승려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승려대회 찬반 설문결과 64%가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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