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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빠듯해 졌지만 그래도 좋다"…MZ세대 '퇴사바람' 전세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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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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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2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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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보기] '안티워크' 확산 (종합)

[편집자주] '점(dot)'처럼 작더라도 의미 있는 나라밖 소식에 '돋보기'를 대봅니다
커뮤니티 레딧의 '안티워크' 게시판에 올라온 글. 불에 타고 있는 회사 신분증 사진과 함께 3년 만에 회사를 그만뒀다는 설명이 붙었다.
커뮤니티 레딧의 '안티워크' 게시판에 올라온 글. 불에 타고 있는 회사 신분증 사진과 함께 3년 만에 회사를 그만뒀다는 설명이 붙었다.
최근 미국에선 지난해 11월 기준 자발적 퇴사자 수는 450만명이 넘는다는 정부 자료가 나왔다. 이와 함께 주목받은 건 바로 '안티워크'(antiwork·반노동) 바람이다. 지난해 세계적 화제가 된 공매도와의 전투를 부른 미국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의 또다른 소모임 게시판 이름이기도 한 안티워크는, 직업적 성취 대신 게으름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안티워크'에는 어떤 글들이?


"기업에서 학대를 받고 이용당하는 것이 지겹다.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겠다."

'안티워크' 회원들은 자신을 '게으름뱅이'(Idlers)라 부르며 가능한 한 적게 일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들은 각자의 직장에서 경험한 불합리함을 공유하고 퇴사 계획을 논의하며, 퇴사 인증에는 격하게 환영한다. 2013년 8월 14일 개설된 이곳 회원 수는 2020년 10월 18만명이었으나, 1년여 만인 지금 10배가량 불어난 165만명대다.

"생활 빠듯해 졌지만 그래도 좋다"…MZ세대 '퇴사바람' 전세계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재택근무에 적응된 근로자들이 사무실 복귀를 거부하면서 회원 수가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팬데믹 이후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들이 여가를 통한 즐거움을 더 추구하면서 퇴사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의 자발적 퇴사자 수는 452만7000명으로 2000년 통계 이후 최다였다. 영국에서도 지난해 3분기 40만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사표를 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MZ세대의 반사회 문화 '탕핑(평평하게 눕다)'주의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미국 듀크대의 카티 위크 교수는 "팬데믹은 근로자를 직장에서 분리시키고, 일과 일상 간 보기 드문 적정 거리를 둘 기회를 마련해줬다"며 "(직장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는 것은 일종의 자유에 대한 갈망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표 쓴 사람들…새 삶에 만족하는 이, 연봉 올린 이, 후회하는 이


퇴사를 실행한 이들의 삶은 어떨까? 만족하는 사람도 있지만 물론 모두가 그렇진 않다. 처음 생각과 현실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안티워크' 운영자인 도린 포드는 "2017년 회사를 그만두고 현재 반려견 산책 등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소득 수준은 보스턴 한 달 임대료를 겨우 낼 만큼 빠듯하지만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직장생활에 대해 "무의미했다. 모욕적, 굴욕적이었고, 착취가 심했다"고 말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포드는 현재 주당 약 25시간만 일한다.

미국 뉴욕의 한 개 산책사(dog walker).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AFP
미국 뉴욕의 한 개 산책사(dog walker).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AFP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가 됐다는 한 회원은 "안티워크를 통해 직장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가 된 지금 마침내 숨을 쉴 공간이 생긴 것 같다"고 만족해 했다.

일을 그만두려다 높은 연봉을 받고 다시 일하기도 한다. 이들의 "안티워크"에는 삶의 균형 추구뿐 아니라 급여 등 근무 환경에 대한 불만도 있는 것이다.

한 근로자는 안티워크에서 얻은 용기로 회사에 퇴사를 통보했다가 회사로부터 임금 인상과 승진을 제안받았다고 했다. 그는 "팬데믹 기간 직장에 대한 회의감이 들던 때 레딧의 '안티워크'를 접하게 됐고, 용기를 얻어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면서 사직 의사에 회사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했다고 썼다. 그는 "안티워크로 새 삶을 찾게 됐다"며 회원들에게 감사 표시했다.

헤지펀드 회사에 근무 중인 한 남성은 올해 연봉협상에 불만을 품고 퇴사한 뒤, 현 직장에서 자신의 연봉보다 2만5000달러(약 3000만원)를 더 주겠다는 채용공고를 발견했다. 우습게도 그는 합격해 퇴사한 회사에 재취업했다. "놀랍게도 나는 지원자격을 갖춘 유일한 사람이었다"고 게시판에 적으며 미국의 인력난 상황을 보여줬다.

퇴사를 후회하는 사람들도 있다. 간호사로 일하다 퇴사한 지 7개월이 됐다는 한 근로자는 "정신적인 문제로 행복을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다. 잘된 일이지만 퇴사 7개월차 나는 파산했다"며 퇴사 이후 삶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퇴사 바람, 미국 넘어 세계로? 일시적?


일부 전문가는 미국발 MZ세대의 반노동 열풍이 세계 경제에도 영향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골드만삭스는 "안티워크 운동으로 일부 생산가능인구가 노동시장에서 더 오래 벗어나는 것을 택할 위험이 있다. 더 많은 젊은이가 일하지 않는다면 침체한 노동참여율 추세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미국 경제의 장기적인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호주 맥크린들 리서치의 소피 렌톤 전문이사도 "코로나19를 경험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에 따라 살기를 선택했고, 다른 직장을 찾을 기회가 많아졌다"며 "호주에도 '대규모 퇴직'(Great Resignation)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안티워크가 일시적 현상이라는 주장도 있다. 금융전문가 엘리슨 슈레거는 블룸버그통신에서 모아둔 돈이 떨어져 생활고에 직면하거나 단기근무 등에 지루함을 느껴 퇴직자들이 결국 직장으로 복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경제매체 이코노미스트는 대퇴사 움직임이 미국, 영국 이외로 확산되는 움직임은 아직 없다면서, 앞서 1919년 스페인독감이 세계를 휩쓴 뒤 미국 시애틀에선 노동자들이 인플레이션 여파로 급여가 작아지면서 파업과 퇴사 움직임을 보였고 이는 다른 지역으로 확산된 바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은 구인난으로 노동자가 우위에 있다. 월가 등에서 사무실 복귀가 더뎌지는 것도 MZ세대를 중심으로 '풀타임 출근'을 꺼리는 사람이 많고 인력은 부족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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