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집값 1월 상승률 0.28%, 20개월만에 최저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의 모습.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1월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0.2%대로 내려 앉으면서 집값 조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매매가격전망지수는 하락 전망에 더 무게가 실렸고, 전국 주요 50개 대단지 아파트 가격(선도50아파트 지수) 상승률도 지난달보다 상승폭이 낮아졌다.

서울에만 한정된 얘기는 아니다.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0.28%로 20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이같은 현상은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탓으로, 대출 규제나 금리 영향 등에 따라 당분간 조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값 조정 진입…지난해 2000만원씩 오르던 평균가격, 올 1월 990만원 상승24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23%로 지난달 0.46%보다 축소됐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해 1.05~1.69%를 유지하다 12월 0%대로 돌아섰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12억5968만원으로 지난달 대비 990만원 올랐다. 지난해 매달 1100만~2200만원씩 오르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대폭 축소됐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0억8468만원으로 지난달보다 219만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서울 유형별 매매가격 월간 증감률 /사진=리브부동산

전국 상황도 비슷하다.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0.28%로 2020년 5월(0.14%)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국 주요 고가 아파트 단지도 예외는 아니다.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세대수X가격) 상위 50개 단지 가격을 나타내는 'KB선도아파트 50지수' 상승률은 지난달 보다 0.4% 상승했다. 상승률은 지난해 9월 1.9%로 정점을 찍은 뒤 △10월 1.42% △11월 1.18% △12월 0.75% 등으로 상승폭이 축소되는 추세다. 이 지수에는 서울 도곡동 도곡렉슬, 대치동 래미안대치,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등이 포함돼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집값이 조정 국면으로 진입했고 당분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실거래가는 통계지수를 선행하는데, 이미 마이너스로 접어든 곳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이 늘어나서 가격이 안정된 것이 아니라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는 탓"이라며 "수요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거래절벽에 따라 집값이 보합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리팍 실거래가 45억→39.8억…하락 전망에 무게실제로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2월 기준 전국 아파트 거래 중 최고가 대비 하락거래는 1만8068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거래 2만2729건 중 하락거래 비중은 79.5%에 달한다. 부동산 상승세를 이끌었던 수도권에서도 하락 거래 비중은 70%에 이른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해 12월26일 39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 45억원(지난해 11월15일) 대비 5억2000만원 떨어졌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백현마을2단지 전용 118㎡는 지난해 4월 20억1500만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같은해 12월에는 4억4600만원 내린 15억69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가격 전망도 하락에 무게가 실린다.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85.9로 지난달 88.6보다 낮아지며 하락 전망이 더 많아졌다. 100을 기준점으로 이보다 낮으면 하락 전망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이 지수가 80대로 내린 건 2020년 4월(86) 이후 22개월 만이다.

매매전망지수 추이 /사진=리브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