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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중대재해법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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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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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25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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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희 부회장
우태희 부회장
이틀 뒤면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된다. 법 시행을 앞두고 주무장관들의 경고가 이어졌다. 법무부 장관은 "양형기준을 재정립해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를 가한 점에 대해 철저히 단죄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부 장관도 지난해 말 감전 사망사고와 관련해 "이 법이 시행되면 한전 사장도 처벌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장관은 "반복적으로 큰 사고를 낸 업체는 법이 규정한 가장 강한 페널티를 주겠다"고 언급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높다. 먼저 과잉처벌 문제다. 이 법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부과하고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1년 이상 징역형 처벌을 내리도록 했다. 그러나 안전대책을 수립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산재를 전부 막을 수 없다. 산재가 발생하는 요인은 다양한데 기업인에게 모든 책임을 묻고 처벌을 내릴 수 있다. 게다가 기업인 징역형, 법인에 대한 벌금,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삼중책임(三重責任)을 지울 수 있다.

법의 모호성도 문제다. 기업들은 법을 지키고 싶어도 어떻게 지켜야 할지 모를 정도다. 경영책임자가 누구인지,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도급 시 법 적용은 어떻게 되는지 명확하지 않다. 필요한 예산편성, 충실한 업무수행과 같은 모호한 규정뿐이다. 법은 있지만 기업이 알아서 하라고 떠넘기고 사고가 터지면 위법성을 따져 처벌하겠다는 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법 시행 이후 발생할 후폭풍이 더 큰 걱정이다. 우선 기업의 경영위축이다. 사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일은 꺼리게 되고 현상유지를 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건설사들은 '1호 처벌'은 피하고 보자는 모습이다. 이번 설 연휴 전후에 공사를 가급적 중단하고 동절기 주말에 작업금지 원칙까지 세운 곳도 있다. 사고가 터지면 대응하기 어려우니 차라리 멈추는 게 낫다고 보는 것이다.

인력채용의 변화도 예상된다. 기업은 사고발생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저질환자나 고령자 채용을 꺼릴 수밖에 없다. 기업들이 채용 건강검진을 강화하고 건강문제로 취업이 안 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또한 안전인력 부담이 크다. 기업들은 안전담당조직을 만들고 인력충원에 나섰지만 전문인력은 부족하고 몸값도 크게 높아졌다고 호소한다. 인력·자금여력이 적은 중소기업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담당부처인 고용부도, 법을 집행할 검찰마저 안전담당조직을 만들고 있으니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후폭풍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입법보완이 필요하다. 산업안전에 대한 경영자의 책임범위를 명확히 하고 의무를 다한 경우 면책하는 규정을 둬야 한다. 그래야 막연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사후적 처벌회피가 아닌 실질적 재해예방에 최선을 다할 수 있다. 또한 근로자에게도 안전의무를 부여해야 한다. 산업재해는 안전절차 미준수, 부적절한 작업동작 등에서도 비롯되기 때문이다. 행정감독체계도 선진국처럼 '재해 후 조치·처벌'에서 '사고 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재해예방의 원래 목적을 달성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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