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잡는다며 고양이 간식을? 끈끈이에 붙은 새끼고양이 구조

지난 23일 오후 9시쯤 울산시 남구 신정2동 한 아파트 지하에서 새끼고양이가 끈끈이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사진=뉴시스(제보자 제공)

울산 한 아파트 지하에서 새끼고양이가 고양이 전용 간식이 놓인 끈끈이에 걸리는 일이 발생했다.

동물보호단체는 학대범의 소행이라며 공개수배했고, 끈끈이를 설치한 사람은 아파트 환경 정리를 하는 아주머니로 밝혀졌다. 그는 "쥐를 잡으려고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동물보호단체 케어는 공식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고양이 N번방 짓인가? 새끼고양이를 끈끈이로 잡은 학대범을 찾습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케어에 따르면 전날(23일) 오후 9시쯤 울산 남구 신정2동 한 아파트 지하에서 새끼고양이가 끈끈이에 걸렸다. 끈끈이 위에는 고양이가 좋아하는 전용 간식이 올려져 있었다.

케어는 "새끼고양이는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다. 문제는 그 지하에 이 고양이의 엄마와 다른 새끼고양이들이 아직도 있다는 것"이라며 "끈끈이를 놓아 고양이를 잡으려는 학대범의 신원을 아는 분은 제보해달라"고 말했다.
이후 케어는 이날 오후 재차 글을 올려 끈끈이를 설치한 당사자를 찾았다며 현재 상황을 전했다.


케어는 "제보자와 함께 새끼고양이를 다치게 한 분을 찾았다"며 "아파트 환경 정리를 하는 아주머니였다. 쥐를 잡기 위해 끈끈이를 놓은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길 위의 어떤 동물들도 의도적으로 상해를 입고 고통 받아서는 안 된다"며 "새끼고양이는 털을 모두 밀어야 했다. 케어는 길고양이 혐오 범죄를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그래도 학대 범죄는 아니라서 다행이다", "고양이 전용 간식을 둔 건 쥐를 잡으려는 게 아닌 것 같은데", "고양이 구해주셔서 감사하다", "간식 먹으려다 끈끈이에 걸려든 고양이가 너무 불쌍하네" 등 댓글을 남겼다.

케어는 "지금까지도 고양이 N번방들은 기승을 부리고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고양이를 해치는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며 "이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초 논란이 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동물판 N번방' 대화 화면./사진=뉴스1(동물자유연대 제공)

앞서 지난해 4월 경찰은 길고양이를 살해하거나 학대하는 영상이 공유되는 '동물판 N번방' 참여자 80여명의 신원을 특정해 전수조사에 나선 바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미성년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참여자들은 동물포획법부터 화살 맞은 고양이가 피 흘리는 장면, 고양이 머리로 추정되는 물체 사진 등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접 동물을 살해하는 영상과 사진을 올린 참여자도 있었다.

해당 채팅방 운영자 A씨는 지난해 9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확정받았다.

한편 동물보호법 제46조에 따르면, 동물을 학대해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면 최대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학대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