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신임대표가 '지구정복' 꿈꾸는 이유

김진태 한샘 대표집행임원이 25일 온라인 타운홀미팅을 갖고있다./사진=한샘

김진태 한샘 (48,450원 ▲850 +1.79%) 대표집행임원(53)이 온라인으로 직원들과 만나 "한국과 아시아를 정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내부 조직개편과 투자확대 등을 통해 향후 2025년까지 인테리어·가구 업계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전통적인 조직문화와 근무환경을 개편하고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긴축경영도 예고했다.


한샘은 25일 온라인을 통해 'CEO(최고경영자)의 생각이 궁금합니다'라는 주제로 김 대표와 온라인 타운홀미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취임한 김 대표가 공식적으로 전 직원과 소통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전질문을 받아 진행된 이번 타운홀미팅은 기업문화팀 담당자와 대담 방식으로 한 시간 가량 진행됐다.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 생중계에는 300~4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김 대표는 장단기 목표와 인재상, 앞으로 변화 방향성 뿐만 아니라 대표직을 수락하게 된 이유 등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했다. 앞으로 한 달에 1~2차례씩 주기적으로 소통하는 자리도 만들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앞으로 굉장히 자주 보려고 노력하겠다. 이메일도 자주 보내겠다. 하다보면 꼰대스러운 말씀도 드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표직을 수락하게 된 이유에 대해 '지구정복'이라는 재치있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한샘은)옛날부터 스스로 세계 최강기업이라고 하고 단순히 구호로 그친게 아니라 직원들과 실제로 그렇게 만들었다"며 "외부에서 보면 지구정복을 노리는 느낌으로 보인다. 지구정복을 노리는 집단의 우두머리, 되게 멋잇는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지구정복은 몰라도 한국, 아시아 정복은 가능하지 않겠냐"고 반문하며 해외로 사업영역을 넓히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나아가 온라인을 확대하면 '지구정복'도 가능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한샘은 경쟁자가 없는 산업을 일구고 있다"며 "(앞으로)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고, 온라인으로 전개할 수 있다면 세계정복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샘의 성장 목표와 구체적인 기간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재무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있지 않다. 매출 목표만 바라보고 회사를 운영하거나 손익만 바라보고 싶지는 않다"며 "한샘을 위대한 기업으로 만들면서 성취감과 명성을 얻는게 꿈이다. 적어도 3년 쯤 후에는 위대한기업의 포텐셜(잠재력)이 있다는 얘기를 시장에서 듣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태 한샘 대표집행임원(사진 왼쪽)이 25일 온라인 타운홀미팅에서 대화하고 있다./사진=한샘

대내·외 협업도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드러냈다. 3000억원 규모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롯데그룹과 협업 사업모델에 대해 김 대표는 "조만간 가시적인 행동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테리어 시장에서 주목 해야할 경쟁상대로 플랫폼업체 '오늘의 집'을 손꼽으며 그는 "온라인 전략을 짤 때 오늘의 집은 참고대상이 될 것"이라며 "솔직히 말해서 기존의 경쟁자들은 그렇게 위협적이진 않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승진·인사평가와 보상기준 등을 명확히 하고 경쟁사 대비 낮게 평가받는 임금구조도 살펴보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임금증가 없는 승진, 연봉 테이블(기준) 부재 등 인사제도를 올해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겠다"고 말했다. 외부인재 채용과 내부 인력 재배치 계획도 갖고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인재상에 대해 "똑똑하고 일잘하는 사람은 많다"며 "선후배에게 인정받는 인성까지 갖춘 사람"이라고 말했다.

근무환경과 내부 조직문화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한샘)사옥과 사무환경은 굉장히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충격을 받았다.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회사에서 디자인실 조차도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문화에 있어선 약간 실망을 했다. 참석자는 많은데 쌍방향적 토론은 굉장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한샘 안팎에서 제기됐던 소문도 직원들에게 가감없이 확인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사옥을 현재 상암사옥으로 합병하는 데 있어선 김 대표는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제조와 구매, 물류를 통합한 SCM본부가 분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금시초문이다. 분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게 무엇일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