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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통신조회 '통보'로 무차별 조회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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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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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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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야당의 거센 반대 속에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 21일 1주년을 맞았다. "주권자인 국민 앞에서 결코 오만한 권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던 김진욱 공수처장의 약속은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왔다. 공수처가 야당 국회의원, 국내외 기자와 가족, 법학회 회원 등 300명 이상의 통신자료를 무차별 조회한 사실이 드러나며 사찰 의혹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지난 1년간 단 한 건도 직접 기소하지 못하면서 무차별 통신자료 조회와 수사 연관성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김 처장은 출범 1주년 행사에서 "공직사회 부패 척결과 권력기관 견제에 대해 국민적 열망과 기대를 되새기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사찰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 상황에서 김 처장의 다짐을 신뢰하기 어렵다. 공수처는 아직까지도 무차별 통신자료 조회를 단행한 이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필자도 공수처의 통신자료 조회 사실을 파악한 직후 이동통신사에 제출한 자료제공요청서를 공개해 달라고 공수처에 요구했다. 정보 공개를 청구한 지 25일이 지났는데도 자료를 전달받지 못했다.

공수처를 포함한 수사·정보기관의 통신자료 조회는 전기통신사업법 83조 3~9항에 근거를 두고 있다. 공수처에 앞서 검찰, 경찰도 수사에 필요하다는 명분을 앞세워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공수처 사찰 의혹 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무차별 통신조회 관행을 끊을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입법 개선책은 이미 제시됐다.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통신조회가 이뤄지면 당사자에게 해당 사실을 알려주는 '통보 제도'를 도입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조회 대상인 개인정보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통보 주체, 기한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뿐 무분별한 통신조회를 막자는 취지는 여야 모두 같다.

현행 법에는 수사·정보기관이나 통신사에 통지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동통신사에 직접 신청해야만 자신이 통신조회 대상이 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당사자가 통신조회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제도적 허점이 무차별 통신조회를 초래한 원인 중 하나다. 사찰 의혹으로 번지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공수처 사태를 계기로 여야가 입법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조속히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통신조회를 수사·정보기관의 일방적인 권한으로 둔다면 사찰 논란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기자수첩]통신조회 '통보'로 무차별 조회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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