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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만명 코로나 치료 전쟁터될 우리집, 무기는 달랑 체온계·해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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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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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2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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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4일 서울 중랑구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 코로나19 재택환자 전담 응급센터로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4일 서울 중랑구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 코로나19 재택환자 전담 응급센터로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39세)는 코로나19에 확진돼 24일부터 재택치료를 받고있다. 그가 손에 쥔 무기는 체온계, 해열제 등으로 구성된 '재택치료 키트'가 전부다. 이마저도 지급받지 못한 사람이 태반이라는 기사를 읽으며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상태가 심각해지면 의사와 제때 통화를 할 수 있을까?", "병상 배정은 제때 받을 수 있을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이제 감염병 대응의 주요 전장이 '우리집'으로 전환한다. 당장 설 연휴 직후 신규확진이 2만명까지 가면 전체 환자의 70% 이상이 재택치료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방역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급격한 속도로 확산이 진행되면 경구(먹는) 치료제 지급 등 재택치료자들의 관리를 담당할 의료체계가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3012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 발생 후 일간 신규확진자 수는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막강한 전파력을 앞세운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가 이번 유행을 주도하는 만큼 이 같은 확진자 급증은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 의료계 중론이다. 당장 설연휴 직후 2만명을 넘기고 다음달 말이면 3만명을 훌쩍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확산 폭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유행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시사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오미크론 유행 정점에 대해 어느 전문가도 확실하게 예측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의료계는 일단 일간 확진이 2만명에 도달하면 사실상 코로나19 의료 대응의 핵심 전장은 병상이 아닌 '집'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일간 확진자 2만명 상태에서 7일간 격리 기간을 감안하면 매일 14만명의 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치료체계가 필요해진다"며 "현재 확보된 병상이 4만개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재택치료 역량은 10만명 이상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22일 기준 재택치료자 비율은 57.5% 수준. 일간 신규확진이 2만명으로 늘어나면 14만명중 10만명, 전체 환자의 70% 이상이 재택치료를 받게 된다는 뜻이다.

열명 중 일곱명 이상이 집에서 치료를 받게 되면 핵심은 집에서도 스스로 투약 가능한 경구용 치료제의 원활한 공급이다. 지금까지 한국이 계약한 경구용 치료제 물량은 100만4000명분이다. 관건은 이 물량이 빠른 시일안에 도착할지 여부다. 지금까지 도입된 물량은 전체 계약물량의 2.1%에 불과하다.

아직 본격적으로 물량이 풀리지 않은 탓에 고령층이 아닌 이상 경구 치료제를 처방받을 수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경구 치료제는 60세 이상만 처방받을수 있다. 정부는 이 연령대를 50대로 낮추는 것을 검토중이지만 재택치료자가 빠른속도로 늘어나게 되면 젊은층은 당분간 경구 치료제 사각에 놓이게 된다.

불명확한 투약 기준탓에 광범위한 처방이 쉽지 않다는 한계도 극복해야 한다. 함께 복용할 수 없는 병용금기 의약품이 많은데다 신장이나 간이 좋지 않은 환자도 투약에 주의해야 하지만 구체적 지침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의료계에서는 재택치료 대응 능력 확대도 이 같은 경구 치료제의 원활한 공급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은 396개소이며 이를 통해 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재택치료자는 5만8000명 수준이다. 당국은 이달 말까지 재택치료 관리 의료기관을 400개 이상으로 확충해 최대 관리가능인원 11만명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당장 다음 달 일간 확진자 수가 3만명을 크게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의료체계가 관리해야 할 재택치료자 수는 15만명을 훌쩍 넘어설 수 있다. 재택치료 관리 의료기관 확충 속도가 재택치료자수 증가를 따라잡지 못할 우려가 큰 셈이다.

방역당국은 동네 병·의원도 재택치료자 관리 시스템에 편입시킨다는 계획이지만 의료현장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규모가 작은 의원급 병원은 물리적으로 코로나19 환자와 일반 환자의 동선을 분리하기 어려운데다 야간 진료 등 응급 상황에 대응할 인력 여력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동네 병원에는 신속항원검사를 할 시설이 없을 뿐더러 의료진이 일일이 보호장비를 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정부에서 진단키트를 무료로 배포해 집에서 검사한 후, 동네 병원에서 진료하고 약을 투여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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