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준 저가매수 타이밍?…"우량주 담아라" 월가 조언 나왔다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증시는 물론 '디지털 금'이라고 불렸던 암호화폐 시장마저 줄줄이 미끄러지는 가운데, 낙폭이 큰 우량 종목을 "저가 매수"하라는 의견도 솔솔 나오고 있다. 물론 아직 상황을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에 새해를 앞두고 2022년 전광판이 세워져 있다. 2021.12.20./사진=[뉴욕=AP/뉴시스]

26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피터 오펜하이머 최고 글로벌 주식 전략가는 이날 투자자에게 보내는 노트에서 "우리는 강세장 사이클 안에서 조정기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장은 수익률이 낮을 수 있지만 경제가 성장하는 한 강세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의 생각은 사실상 모든 산업에 걸쳐 디지털 혁명이 확대되고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는 세계에서는 투자자가 조금 더 다양한 종목을 조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최고점 대비 20~50% 정도 내린 종목들을 직접 추천하기도 했다. 목록에 포함된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최고점 대비 각각 47%, 46%가량 내린 상태다. 스마트 에너지 기업 '솔라엣지', 데이팅 서비스 기업 '매치그룹'와 스타벅스, 디즈니도 추천주에 포함됐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나스닥100(나스닥 중 100대 우량주 지수)의 '상대적 강도'(과열이나 침체 정도를 보여줌)는 2018년 10월 이후 가장 낮다고 보도했다. 현재 증시가 과매도 상태라고 해석될 수 있는 지표다. 밀러 타박의 수석 시장전략가 매튜 매일리는 "MS(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 보고서는 의사가 지시한 것(근거에 따른 것이라는 뜻)"이라며 대형 기술주들이 과매도됐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MS는 하루 전 21% 늘어난 순이익 등 예상을 넘는 지난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펀드매니저 출신의 증권방송인인 CNBC의 짐 크레이머는 26일 "우리는 할인을 원하지만, 동시에 질적으로도 좋은 기업을 원한다"면서 러셀3000(미국 3000개 대기업이 포함된 주가지수)에 속하면서 낙폭이 큰 트위터, 줌, 모더나 등 다수 종목을 소개했다. 앞의 3개 종목은 최근 6개월 동안 반토막 아래로 주가가 쪼그라들었다.


실제 매수에 나선 투자전문가도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헤지펀드 운용사 '퍼싱스퀘어' 창립자인 빌 애크먼은 넷플릭스를 310만주 이상 매수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넷플릭스를 "오랫동안 존경해왔다"며 "시장이 우리에게 이러한 기회를 제공해줘 기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1.83% 하락한 359.70달러로 마감해, 지난해 11월 17일 기록한 최고점(691.69달러) 대비 약 47% 떨어져 있다.

물론 아직은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분석가인 마네시 데스판데는 전날 노트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비춰볼 때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8% 더 내릴 것"이라며 "고평가주에는 고통이 가중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앞서 강세론자인 제레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도 지난 24일 약세장이 펼쳐져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에게 "현금을 가지고 있어라. 하지만 현금을 쓸 거라면 수익성이 좋은 기업을 매수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