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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농산물 지방도매시장과 4차 산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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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훈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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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04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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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충남대 교수
김성훈 충남대 교수
서울 가락시장으로 대표되는 농산물 공영도매시장은 전국에 33개소가 설립돼 산지에서 수집된 농산물의 가격을 발견하고 소매 등의 유통단계를 거쳐 소비자에게 농산물을 분산하는 유통의 길목 역할을 담당한다. 관련 연구를 보면 공영도매시장에서 유통되는 청과물 거래량이 우리나라 청과물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공영도매시장의 위상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농산물 공영도매시장은 만만하지 않은 임인년(壬寅年)을 맞이했는데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호랑이의 등에 얼결에 올라탄 형국이다.

최근 농산물 유통은 ICT(정보통신기술) 중심의 4차 산업화로 매우 급격한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온라인 주문을 통한 새벽배송 플랫폼이 소비자의 주목을 받는가 싶더니 어느새 오프라인 대형 소매업체들의 구조조정과 유통산업 재편의 시발점이 됐고 산지에서 내다버릴 위기에 처한 농산물이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홍보 몇 번으로 완판되는 사례도 빈발한다. 모든 것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음에도 농산물 도매시장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지방도매시장은 상황이 더 심각한데 다수의 시장에서 본래 역할인 산지수집 기능은 거의 하지 못한 채 가락시장의 농산물을 받아 유통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전송거래'가 주된 거래방식으로 자리잡았다. 더 나가 시장의 거래물량 자체가 감소해 쇠락의 길을 걷는 지방도매시장들이 양산돼 시장 외부에서 보는 위기감이 높다. 이에 대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지방도매시장을 운영하는 지자체의 역량과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대부분 시장관리는 지자체 공무원이 순환보직의 하나로 잠시 시장관리업무를 맡았다가 다시 떠나는 구조로 돼 있어 별도 지방공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도매시장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또한 지역에서 힘을 가진 세력들이 시장개선을 위한 정책에 반대해 자기 잇속을 챙기는 일도 있는데 몇몇 지방도매시장에서 추진된 시장이전 또는 거래제도 개선정책이 좌초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지방도매시장이 스스로 변해 자생력을 갖도록 더이상 기다려주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일례로 최근 추진되는 농산물 온라인 거래시스템의 경우 전국에서 생산·수집되는 농산물 경매 등의 도매거래가 오프라인 도매시장이 아닌 온라인 거래소에서 진행되도록 플랫폼이 구축되고 있는데 여기에 지방도매시장이 능동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앞으로 농산물 유통시스템에서 설 자리가 아예 사라져버리게 될 것이다.

새벽배송업체가 사업을 개시한 이후 우리나라 소매유통의 최강자였던 오프라인 대형 할인점들이 적자를 내고 구조조정에 들어가기까지 걸린 기간이 몇 년 되지 않았음을 볼 때 지방도매시장의 생사가 갈리는 시점도 그리 멀리 있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용자에게 존재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 한순간에 사라지는 곳이 바로 유통의 현장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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