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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지상주의, 당신의 인생은 정말 괜찮은가[줄리아 투자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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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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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0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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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사진=pixabay
1992년 가을, 미국의 유명한 요트 항해가 마이클 플랜트가 혼자 요트를 타고 미국에서 프랑스까지 북대서양 횡단에 나섰다.

플랜트가 최첨단 설비를 갖춘 멋진 모습의 요트 '코요테'를 타고 북대서양 횡단에 나섰을 때, 그의 성공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이미 혼자 요트를 타고 세계 일주까지 마친 최고의 요트 항해가였다.

그러나 플랜트는 항해에 나선지 11일만에 무전 연락이 끊겼고 그가 타고 있던 요트는 포루투갈 앞바다에서 전복된 채 발견됐다. 요트에 플랜트는 없었고 구명보트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결국 사람들은 플랜트가 바다에 휩쓸려 사망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이 비극적인 사건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코요테가 전복됐다는 사실이었다. 요트는 전복되는 일이 거의 없다. 요트 밑에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밸러스트가 있기 때문이다. 밸러스트 덕분에 요트는 풍랑에 기우뚱거릴지언정 뒤집히지는 않는다.

코요테에도 3.6톤의 밸러스트가 있었다. 그러나 전복된 코요테를 살펴보니 밸러스트가 용골(선박 바닥에서 중앙을 받치는 큰 구조물)에서 떨어져 나가 있었다. 밸러스트가 떨어져 제 역할을 못하니 요트는 거대한 파도나 바람에 맞서 균형을 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조사단은 요트가 전복된 이유에 대해 "플랜트가 요트를 만들 때 눈에 보이는 부분에는 신경을 썼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수면 아래의 밸러스트에 대해서는 신경을 덜 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요즘 시대를 정의한다면 화려한 외양의 시대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처럼 눈에 보이는 외모와 돈, 집, 차, 명품 의류 등을 대놓고 자랑하고 그 자랑에 사람들이 환호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더 예뻐지기 위한 성형수술이 성행하고 젊고 건강한 몸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다며 운동으로 다져진 몸을 프로필 사진으로 찍어 공개한다. 명품 옷과 가방, 시계 등을 사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줄 서서 기다리기를 마다하지 않고 라면을 먹으며 버틸지언정 폼나는 슈퍼카는 가져야 한다.

볼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하지만 볼 수 있기에 못 보는 것 또한 많다. 눈에 보이는 것에 현혹돼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을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랜트의 허망한 실패에서 알 수 있듯이 정작 중요한 것은 수면 아래 가려져 보이지 않는 요트 밑바닥의 용골과 밸러스트다.

생텍쥐페리의 동화 '어린 왕자'에서 사막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남기는 마지막 말도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안 보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막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무엇이든지 마음의 눈으로 볼 때 가장 잘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육신의 눈으로 사람의 외모는 볼 수 있지만 정작 중요한 그 사람의 마음은 볼 수 없다. 물질은 눈에 보이지만 부모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그 물질로 알 수 없다. 사는 집은 눈에 보이지만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인격은 볼 수 없다.

사람의 인생이란 것은 결국 시간인데 시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을 눈에 보이는 돈으로 바꾸다 정작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플랜트의 요트는 눈에 보기에 최첨단의 빛나는 모습이었지만 정작 눈에 보이지 않는 용골은 허술했다. 우리도 눈에 보이는 외모와 돈과 성공에 눈이 팔려 살아가다 정작 중요한,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들을 놓쳐 인생이 좌초될 수 있다.

겉모습을 비교해가며 내가 잘 났다, 내가 못 났다 우쭐했다 움추려들다 하는 인생이라면 내 마음의 용골에 밸러스트가 균형을 잡아주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에게 명상이 필요하고 기도가 필요한 이유는 가끔씩 눈을 감아야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외양의 화려함과 초라함에 마음이 요동치지 않도록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에 눈 뜰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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