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면칼럼]리더가 되고싶은 당신께

연초 기업들에서 새 리더가 잇달아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음달이면 새 리더가 탄생합니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지성이자 리더인 공자는 음악을 특히 좋아했습니다. 소(韶)라는 음악을 듣고는 석 달 동안 고기 맛을 잊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남이 노래를 잘 부르면 반복해서 부르게 하고 그 곡에 따로 가사를 붙여 불렀습니다. 음악만이 아닙니다. 300여 편의 '시경'(時經)을 편찬한 것도 알려진 대로입니다. 공자는 문학과 예술을 즐기는 수준을 넘어 당대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옛날 황제나 왕들은 스스로를 '과인'(寡人)이라고 불렀습니다. 외로운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높은 지위에 오를수록 사람은 점점 외로워지고 그 자리는 무덤으로 변합니다.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리더가 될수록 문학과 예술이 더욱 필요하게 됩니다. 그게 아니면 종교에라도 귀의해야 합니다. 정신적으로 고독할 수밖에 없는 정치·경제·사회분야의 리더에게 문학과 예술, 종교는 필수입니다.

공자가 꿈에서라도 만나기를 간절히 원한 주나라 개국공신이자 왕족인 주공 희단은 머리를 한번 감다가 3차례나 머리털을 움켜쥐고 나왔고, 밥을 한 끼 먹다가도 3차례나 뱉으면서 나와 손님을 맞고 공무를 처리할 만큼 겸손하고 부지런했습니다. 주나라 정권이 중국 역사상 가장 오래인 800년간 유지된 데는 그의 역할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주공 희단은 천하가 근심하기 전에 먼저 근심하고 천하의 백성들이 즐거워하고 난 뒤에 즐기는 리더가 보여줘야 할 솔선수범의 전형입니다.

리더가 되려면 늘 호기심을 갖고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데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주공은 알려진 대로 주역 8괘를 해설해 '역경'을 완성했습니다. 더욱이 온갖 오해를 받으면서까지 어린 조카 성왕을 연금해두고 공부를 시킨 다음 권력을 넘겨줬습니다.

중국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평민 황제 한고조 유방은 자신이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던 것은 장량 소하 한신 같은 걸출한 인재를 등용했기 때문이고 항우는 범증 한 사람도 제대로 기용하지 못해 사로잡혔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보잘것없는 일이라도 리더 혼자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뛰어난 참모를 두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지도자로서 가장 어려운 점은 반대의견을 용납하는 것입니다. 공자는 그의 뛰어난 제자 안회에 대해 " 안회는 내가 하는 모든 말에 기뻐하고 맞장구만 치니 나를 돕는 사람이 아니다"라고까지 말합니다.

제대로 된 리더는 의심스럽다면 쓰지 말고, 쓰기로 했으면 의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부하를 부하로 대하지 말고 스승처럼 대하라고 했습니다. 춘추시대 제나라 환공은 관중에게 배운 뒤 그를 신하로 삼았지만 늘 스승처럼 대했기 때문에 힘들이지 않고 패권국가를 만들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국가와 기업과 조직의 리더가 되기를 원하고 노력하지만 꿈을 이루긴 쉽지 않습니다. 한평생 뜻을 펼치지 못해도 의로움과 지조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 행여 출세해서 리더가 되더라도 도(道)를 떠나지 않아야 합니다. 리더가 되기도 어렵지만 성공한 리더가 되기는 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