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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선거, 감당 못할 태풍[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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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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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08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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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2022대선 4자 대통령후보초청 방송토론을 시청하고 있다. 2022.2.3/뉴스1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2022대선 4자 대통령후보초청 방송토론을 시청하고 있다. 2022.2.3/뉴스1
바람을 잘 타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 기세와 바람 싸움이라는 선거라지만 최근에는 요상한 바람이 분다. 과거의 바람은 주로 한반도 내에서 불었다는 특징이 있다면 최근에는 바람의 영향권이 글로벌로 확대돼 거의 태풍급이다.

198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사건과 대선 전날 북한 공작원 출신 테러범 김현희의 압송 같은 북풍이 있었고 1997년 대선 직전에도 북한의 공격을 유도한 이른바 총풍 같은 색다른 바람이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은 16대 총선을 사흘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

바람은 반드시 집권당에 유리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1997년의 총풍, 2000년의 남북정상회담 같은 북한을 이용한, 또는 북한이 자의반타의반 집권세력의 조연으로 나섰던 상황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승리로 이어졌던 것이 대표적이다.

유례없는 혼전이라는 대선이 한달 정도 남은 현재는 후보들이 손가락으로 지목하는 바람의 방향과 진원지가 색다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해말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현 정부가 굉장히 중국 편향적 정책을 썼지만 한국 국민들 특히 청년들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한다. 중국 청년들도 대부분 한국을 싫어한다"고 말한데 이어 건강보험 관련 언급으로 한술 더 떴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외국인 건강보험 급여지급 상위 10명 중 8명이 중국인으로 특정 국적에 편중되어 있다"며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린 중국인은 피부양자 자격으로 약 33억원의 건강보험급여를 받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혈우병을 앓는 그의 본인 부담금은 3억3200만원에 달했고 이는 비슷한 질환을 앓고 있는 국내 다른 건보 가입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내 체류 외국인 중에 조선족 등 중국출신이 대부분이고 50대 이상이 많은 중국 교포들이 병원 진료가 잦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애써 무시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등으로 여성 혐오를 부추긴데 이어 중국 등으로 또다른 혐오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2030 남성을 공략하기 위한 의도 등이 담겨있다고 하지만 당선권에 근접한 후보가 내세운 공약이라고 하기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설치자이자 발주자인 미국도 침묵하는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배치 필요성을 언급한 것도 섣불렀다.

정도는 덜했지만 이전부터 대일관계 등 외교문제 등을 거론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언급도 위험스럽긴 마찬가지다. 이 후보는 지난해 당내 경선 과정에서 '도쿄올림픽 보이콧' 등을 주장했고 친일 청산론 등을 거론하며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그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고 했다.

그는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재직 시절에도 "우리 사회 모든 악, 몰염치, 무질서, 부정의 원인은 친일매국 미청산", "친일청산 꼭 해야 한다, 쓰레기를 걷어내지 않으면 농사 안 된다" 등의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일본의 식민지배 사과와 위안부, 징용문제 등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며 기존 합의안을 파기했던 현 정부보다 한발 더 나아간 언급이다.

한표가 아쉬워서겠지만 바람을 일으켰는지, 불난집에 불을 더 질렀는지는 따져볼 일이다. 현재의 야당은 2020년 총선 당시 코로나19 관련 방역대책을 문제삼으며 중국발 입국을 못 막은게 문제라고 했지만 선거가 끝난 뒤에는 흐지부지 말을 접었다. 일본에 대한 강경책을 쏟아냈던 정부는 무역갈등과 경색국면을 해결하지 못 했고 주일 대사는 제대로 외교관 대접도 못 받고 있다.

지난 4일 각 당 대선 후보들은 첫 4자 TV토론에서 '대통령 취임 후 만날 각 나라 정상의 우선 순위는?'라는 질문을 두고 각자의 대답을 내놨다. 즉문즉답이지만 나름의 근거를 들었다. 온 나라를 뒤엎을 태풍같은 역풍을 불러올 섣부른 부채질 전 꼭 그만큼의 고민이라도 해야 한다. 대통령에 당선된들 후보가 큰 짐을 지게 된다는 점까지는 생각지 않더라도 말이다.

배성민 경제에디터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성민 경제에디터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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